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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실 CCTV 설치, 감시를 통한 통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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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실 CCTV 설치, 감시를 통한 통제인가
  • 의약뉴스
  • 승인 2021.08.24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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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사회에 대한 우려는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다. 소설이나 영화 등에서 감시하는 사회의 비인간성을 지적했다.

조지 오웰은 <1984>에서 인간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통제하면서 권력자들이 통치 기반으로 삼고 있는 현실을 개탄했다.

소설은 감시와 통제가 특권층이 권력을 사유화하는 도구로 사용됐고 이로 인해 국민 개개인이 입는 피해를 조명했다. 섬뜩한 감시사회에 경종을 울리고 민주주의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고전으로 지금도 많이 애독되고 있다.

영화에서도 감시는 단골 소재다. 국가 정보기관을 통해 국민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것이다.

<타인의 삶>은 도청을 통해 통화 내용을 파악하고 그것을 약점잡아 반정부 투쟁을 막고 정적 제거에 이용했다. 내가 한 일을 나도 모르게 누군가 알고 있고 그것으로 겁박하는 사회는 공포스럽다.

감시를 다룬 책과 영화 한 편을 소개한 것은 CCTV 의무화법이 국회 복지위 법안소위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이에 의사단체가 감시를 통한 통제는 의료를 멍들게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고전과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감시와 통제가 우리 의사사회에서 등장했다.

익숙하면서도 공포스러운 단어를 끄집어낸 것은 그만큼 수술실 CCTV 설치가 가져온 충격 때문이다. 의사를 감시하고 그 결과물을 가지고 억압하고 통제할 수 있다는 우려감 때문이다.

과거 권위주의 시절에 사용됐거나 권력자를 위해 미래 사회에 적용될 소설이나 영화와 같은 일이 현실에서 벌어졌다고 의사사회는 판단하고 있다.

의협은 복지위 통과 당일인 23일 성명서를 내고 "대한민국은 CCTV 만능주의에 빠졌다"며 크게 화를 냈다.

그러면서 개인의 기본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법안이기 때문에 헌법소원을 포함해 단호히 저지하겠다고 공언했다.

억압과 통제로 의사를 다룰 것이 아니라 자율과 책임을 바탕으로 엄격한 전문성을 인정하라는 주문이다.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가 국민 건강과 안전, 환자의 보호에 역행하고 의료를 후퇴시키는 잘못된 법안인 만큼 국회 본회의에서 복지위의 오판을 바로잡아 부결시켜야 한다"는 것.

그러나 이 사안은 단순하지 않고 매우 복잡하다. CCTV가 없었다면 밝힐 수 없었던 대리수술과 유령수술, 수술 후 주의 의무 태만으로 환자가 사망하는 일들이 벌어지기도 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 등으로 국민 여론은 CCTV 설치 찬성에 동조하는 입장이 높게 나오고 있다. 여야가 합의로 처리한 것은 이 같은 조사 결과도 한몫 했을 것이다.

그러나 본회의 처리도 남아 있고 시행령에서 다뤄서 보충해야 할 내용도 많이 있다. 국회는 의사단체의 반대를 단순히 반대를 위한 반대 정도로 치부해서는 곤란하다.

위험 수술을 기피 하거나 방어 수술로 환자의 생명이 되레 위협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금은 코로나 19의 비상상황이다. 의료인의 기를 꺾고 사기를 저하해서는 안 되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의협이 주장하고 있는 내용에 대해 본회의 처리 전에 마땅히 귀를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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