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상반기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위기를 기회로 존재감을 확대했던 의약품 제조업이 올해는 한껏 위축된 분위기다.
고공비행을 거듭하던 수출액은 물론, 소매판매액과 매출액, 시가총액 등 다양한 지표에서 의약품 제조업의 비중이 줄어들고 있는 것.
먼저 주식시장에서는 지난해 상반기 9%에 근접했던 시가총액 비중(유가증권시장 의약품업종지수 기준)이 6%선까지 줄어들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세계 경제의 위기감에 주식시장이 크게 위축됐지만, 의약품업종은 상승세를 거듭하며 존재감을 확대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 백신 보급을 전후로 주식시장이 활기를 되찾으며 코스피지수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반등했지만, 의약품업종인 오히려 약세를 거듭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K바이오사이언스의 가세로 의약품업종의 시가총액 규모는 지난해 122조에서 올해는 146조로(상반기 말 기준)로 크게 늘어났으나, 유가증권 시장 내 비중은 8.63%에서 6.33%로 크게 위축됐다.
국내 소매판매엑에서 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크게 줄어들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의약품의 비중이 5%를 넘어섰지만, 하반기에는 4.63%로 줄어들었고, 다시 지난 상반기에는 4.61%로 더 위축됐다.
영업 실적에서도 아쉬운 성적표를 남겼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다른 산업들이 모두 부진에 빠졌던 반면, 의약품업종이 홀로 선전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지난해의 기저효과로 인해 오히려 의약품업종이 상대적으로 부진한 성적을 남긴 것.
유가증권 시장 내 12월 결산법인 중 의약품업종지수를 구성하고 있는 업체들의 합산 매출액은 8조 421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가량 늘었지만, 전체 12월 결산법인의 합산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47%에서 1.36%로 줄어들었다.
그나마 의약품의 성장세가 가장 돋보였던 수출 실적에서는 체면치레에 성공했다. 지난 하반기보다는 비중이 줄었지만, 전년 동기보다는 높은 수준을 유지한 것.
의약품 및 약제제품(SITC54)의 상반기 누적 수출액은 42억 3461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36.0%, 지난 하반기와 비교해도 3.1% 증가했다.
전체 수출액에서 의약품 및 약제제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1.40%로 전년 동기보다0.11%p 상승했다. 그러나 1.5%를 넘어섰던 지난 하반기와 비교하면 1.1%p 축소, 아쉬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