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생명공학기업 리제네론의 코로나19 항체 칵테일 REGEN-COV가 바이러스 항체가 없는 입원 환자의 사망 위험을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리제네론은 중증 코로나19로 인해 입원한 환자를 대상으로 단일클론항체 치료제를 평가한 역대 최대 규모의 임상시험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고 16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영국에서 실시된 이 RECOVERY 임상 3상 시험 데이터에 의하면 통상 치료에 REGEN-COV를 추가한 결과 SARS-CoV-2 바이러스에 대한 자연 항체 반응이 일어나지 않은 환자(혈청반응 음성 환자)의 사망 위험이 20%가량 감소한 것으로 관찰됐다.
RECOVERY는 REGEN-COV가 중증 코로나19로 입원한 환자의 사망률을 감소시킬 수 있는지 여부를 확실하게 결정하기에 충분히 큰 규모의 첫 임상시험이다.
앞서 REGEN-COV는 비입원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된 임상 3상 시험에서 바이러스 수치를 감소시키고 증상 해소까지의 기간을 단축하며 입원 및 사망 위험을 유의하게 감소시킨 것으로 입증됐다.
또한 입원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된 임상 1/2상 시험에서는 REGEN-COV가 바이러스 수치를 신속하게 감소시켰으며 사망 또는 기계 환기 위험을 낮췄다는 예비 증거가 나온 바 있다. 이러한 혜택은 주로 혈청반응 음성인 환자에서 관찰됐다.
임상 1/2상 시험 데이터를 기반으로 독립적으로 수행된 RECOVERY 임상시험은 혈청반응 음성 환자에 전향적으로 초점을 맞췄다. RECOVERY 시험에서 통상 치료만 받은 환자 가운데 혈청반응 음성 환자의 28일차 사망률은 30%로, 혈청반응 양성 환자(15%)의 두 배였다.
통상 치료와 함께 REGEN-COV 8,000mg을 투여받은 혈청반응 음성 환자군은 28일차 사망률이 24%로 집계됐다. 혈청반응 양성 환자군과 혈청반응 음성 환자군을 통합했을 때는 28일차 사망률에서 유의한 효과는 관찰되지 않았다.
혈청반응 음성 환자군 중 REGEN-COV 투여군은 통상 치료만 받은 환자군에 비해 입원 기간 중앙값이 4일가량 단축됐으며(13일, 17일) 28일차까지 살아서 퇴원한 환자 비율이 더 높았다(64%, 58%). 치료 전 침습적 기계 환기를 받지 않은 혈청반응 음성 환자군에서 침습적 기계 환기 또는 사망으로 진행된 환자 비율은 REGEN-COV 투여군이 통상 치료만 받은 환자군보다 더 낮았다(30%, 37%). 전체 환자군에서는 이러한 혜택이 관찰되지 않았다.
리제네론의 조지 얀코풀로스 최고과학책임자는 “확정적 임상 3상 시험은 REGEN-COV가 코로나19 감염 과정을 예방부터 매우 초기의 감염, 환자가 병원에서 인공호흡기를 사용해야 할 때까지 일관되게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 결과가 곧 더 많은 환자들이 이 생명을 구하는 의약품으로 혜택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리제네론의 REGEN-COV는 직접 SARS-CoV-2 바이러스 검사에서 양성 결과가 나왔으며 중증 코로나19로 진행될 위험이 높은 성인 및 소아 환자의 경증 및 중등도 코로나19 치료 용도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의해 긴급사용승인(EUA)된 상태다.
리제네론은 예방 및 입원 환자 치료 용도를 포함하도록 REGEN-COV의 긴급사용승인을 확대하기 위해 FDA와 논의를 진행 중이다. 또한 올 여름 안에 REGEN-COV의 정식 승인을 위한 생물학적제제 허가신청서(BLA)를 제출할 계획이다.
리제네론은 스위스 제약기업 로슈와 REGEN-COV의 전 세계 공급을 위한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