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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2024-04-25 18:17 (목)
흡입형 COPD 치료제, LABA/LAMA 복합제로 무게중심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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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입형 COPD 치료제, LABA/LAMA 복합제로 무게중심 이동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21.04.21 06: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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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유율 60% 진입...1분기 처방액 71억, 홀로 성장세 유지
LABAㆍLAMA 단일제 처방액 급감...ICS/LABA도 역성장

흡입형 COPD(만성폐쇄성폐질환) 치료제 시장의 무게중심이 LABA/LAMA 복합제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국내외 주요 COPD 가이드라인에서 보다 조기에 LABA/LAMA 복합제 사용을 권고하면서 무게중심이 빠르게 이동하는 분위기다.

최근 발표된 원외처방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 19 여파로 호흡기 치료제 시장이 크게 위축되면서 흡입형 호흡기 치료제 역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분기 LABA(Long Acting β2-Agonist, 지속성 베타2 작용제), LAMA(Long Acting Muscarinic Antagonist, 지속성 무스카린 작용제) 시장 모두 크게 위축됐다.

온브리즈(노바티스) 홀로 지키고 있는 LABA 시장 규모는 24.8%, 스피리바(베링거인겔하임)와 인크루즈(GSK), 에클리라대웅제약) 등으로 구성된 LAMA 시장은 9.6% 줄어든 것.

뿐만 아니라 COPD와 함께 천식을 주 적응증으로 하고 있는 ICS(흡입형 코르티코스테로이드)/LABA 복합제 시장도 7.8% 축소됐다.

반면 LABA/LAMA 복합제 시장에서는 선두주자인 아노로(GSK)를 비롯해 바헬바(베링거인겔하임), 듀어클리어(대웅제약) 등이 나란히 성장한 덕에 마이너스 성장률을 면하며 상대적으로 선전했다.

특히 국내 최초로 LABA/LAMA 복합제 시장을 연 아노로는 지난 1년 사이 분기 처방액 규모를 2억 이상 늘리며 35억까지 올라섰다.

덕분에 ICS/LABA 복합제를 제외한 흡입형 호흡기 치료제 시장에서 LABA/LAMA 복합제의 점유율은 1년 사이 3%p 이상 급등, 60%까지 상승했다.

COPD 유지요법에 있어 코르티코스테로이드(ICS)의 유용성을 두고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LABA/LAMA 복합제가 대안으로서 확고하게 자리를 잡아가는 분위기다.

▲ ICS/LABA 복합제를 제외한 흡입형 호흡기 치료제 시장에서 LABA/LAMA 복합제의 점유율은 1년 사이 3%p 이상 급등, 60%까지 상승했다.
▲ ICS/LABA 복합제를 제외한 흡입형 호흡기 치료제 시장에서 LABA/LAMA 복합제의 점유율은 1년 사이 3%p 이상 급등, 60%까지 상승했다.

◇2016년 FLAME 연구 발표 이후 LABA/LAMA 조기 사용 전략 확대
최근 국내외 주요 COPD 가이드라인에서는 COPD 환자의 악화예방을 위해 보다 조기에 LABA/LAMA 복합제 사용하도록 권고하는 추세다.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 2016년 미국흉부학회(ATS) 연례학술대회에서 발표된 FLAME 연구가 시발점이 됐다.

당시 세계만성폐쇄성폐질환기구(GOLD) 가이드라인에서는 COPD 고위험군에게 코르티코스테로이드를 중심으로 LABA 또는 LAMA를 추가하도록 권고하고 있었다.

2013~2015년 사이 하나의 디바이스로 한 번에 LABA와 LAMA를 투약할 수 있는 복합제들이 연이어 출시되면서 COPD 치료 패러다임에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LABA/LAMA 병용요법은 LABA와 LAMA의 상호 보완적인 효과로 기대를 모았고, 실제 주요 임상연구에서 단일제보다 뛰어난 효과를 보이며 주목을 받고 있었다.

이 가운데 2016년코르티코스테로이드에 LABA를 병용하는 것보다 LAMA에 LABA를 추가하는 것이 COPD 악화율을 낮추는데 보다 효과적이었다는 FLAME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본격적으로 기존 가이드라인에 의문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특히 이 연구에서는 LABA/LAMA 병용요법이 코르티코스테로이드/LABA보다 COPD 악화 발생까지의 시간까지 연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더해 코르티코스테로이드가 오히려 COPD 환자의 폐렴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지적까지 제기되면서, 주요 가이드라인에서는 ICS를 되도록 배제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났고, 결국 LAMA/LABA 제제가 이를 대체하기 시작했다.

그 중에서도 대한 결핵 및 호흡기학회가 가장 발빠르게 움직였다. 지난 2018년 가이드라인을 개정, COPD 악화 고위험군인 다군에서만 권장하던 LABA/LAMA 복합제를 위험은 낮지만 증상이 심한 나군 환자에도 1차 치료 옵션으로 권고한 것.

뒤이어 미국흉부학회도 지난해 5월, 약 9년 만에 가이드라인을 개정해 호흡곤란이나 운동 기능 저하를 경험한 COPD 환자에게 LABA 또는 LAMA 단일제보다 LAMA/LABA 복합제 처방을 강력하게 권고했다.

복합제를 사용하는 환자들에서 급성 악화 및 입원 빈도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감소했다는 것이 학회측의 부연이다.

이와 관련, 한양대학교구리병원 호흡기내과 문지용 교수는 “LAMA/LABA 복합제는 각 단일제에 비해 우월한 폐 기능 개선 효과와 더불어 우수한 안전성과 내약성 등이 입증된 치료제”라며 “특히, 장기적으로 증상 진행을 늦추고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핵심인 치료 특성을 고려하면 초기부터 유의미한 증상 개선, 급성 악화 위험 감소 등의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약제에 대한 주목도가 더욱 높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COPD는 환자에게서 관찰되는 다양한 지표를 기반으로 치료 전략을 세워야 하기에 단일제부터 2제, 3제 복합제까지 치료 옵션이 다양화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라며 “LAMA/LABA 복합제로 인해 COPD 조기 치료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제시된 만큼, 각 약제의 real-world(리얼월드) 유효성과 안전성 관련 연구가 뒷받침된다면 환자들의 편의성, 약물 순응도 등 매우 세부적인 조건까지 고려한 개인별 맞춤 의료를 실현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를 밝혔다.

▲ 지난 1분기 흡입형 호흡기 치료제 시장에서 전년 동기보다 처방액이 늘어난 품목은 LABA/LAMA 복합제이거나 엘립타 시리즈였다.
▲ 지난 1분기 흡입형 호흡기 치료제 시장에서 전년 동기보다 처방액이 늘어난 품목은 LABA/LAMA 복합제이거나 엘립타 시리즈였다.

◇다가오는 ICS/LABA/LAMA 3제 시장 승자는?
비록 COPD 치료 전략에서 LABA/LAMA 복합제에 자리를 내어주고 있지만, ICS/LABA 복합제의 존재감은 여전하다.

새로 시장에 가세한 콤포나콤팩트에어(대원제약)를 제외하면, 지난 1분기 ICS/LABA 복합제들이 모두 역성장했지만, 여전히 분기 170억이 넘는 처방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천식 관련 처방액이 포함되어 있다고는 하나, LABA/LMA 복합제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폐렴 발생 위험에 대한 공방에도 불구하고, 코르티코스테로이드는 여전히 고위험군에 효과적인 치료옵션으로 여겨지고 있다.

나아가 최근에는 ICS/LABA/LAMA 3제 복합제들이 연이어 등장, ‘끝판왕’으로 자리하려는 분위기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8년 트렐리지(GSK)를 시작으로 2019년 트림보우(대원제약)가 식약처의 허가를 획득했고, 조만간 브레즈트리(아스트라제네카)도 가세할 태세다.

이 가운데 가장 먼저 허가를 획득한 트렐리지가 엘립타 시리즈의 명성을 이어갈지 관심이 쏠린다. 

ICS/LABA 복합제 세레타이드(GSK)로 흡입형 호흡기 치료제 시장을 평정했던 GSK는 렐바와 아노로, 인크루즈, 아뉴이티로, 트렐리지로 이어지는 엘립타시리즈로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 가운데 시장 규모가 가장 큰 ICS/LABA 복합제 시장에서 세레타이드의 바턴을 이어받은 렐바는 전체 흡입형 호흡기 치료제 시장 선두로 올라섰다.

지난 1분기에는 흡입형 호흡기 치료세 시장이 위축되면서 렐바 역시 소폭 역성장했으나, 세레타이드와 합산 100억이 넘는 처방실적을 달성했다. ICS/LABA 복합제 시장의 절반을 넘는 수치다.

LABA+LAMA 복합제 시장 역시 아노로가 시장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며 후발주자들을 압도하고 있다.

인크루즈와 아뉴이티는 아직 선발주자들을 넘어서지는 못했지만, 각각 LAMA 및 코르티코스테로이드 단일제 시장에서 유일하게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1분기 흡입형 호흡기 치료제 시장에서 전년 동기보다 처방액이 늘어난 품목은 모두LABA/LAMA 복합제이거나 엘립타 시리즈였다.

LABA/LAMA에 ICS를 더한 3제 복합제 트렐리지 역시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업계에 따르면, 트렐리지는 오는 6월 국내에 출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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