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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L1≥50% 비소세포폐암, 면역항암제+항암화학 시너지 공방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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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L1≥50% 비소세포폐암, 면역항암제+항암화학 시너지 공방 가열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21.04.09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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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린지 피터스 ESMO 회장, 미국 리얼월드 데이터 분석 “OSㆍPFS 차이 없어”
이탈리아 국립암연구소 페데리코 카푸조 교수 “둘 다 여전히 유용한 옵션” 반박
앞서 ELCC에서도 중국-이탈리아 연구진 상반된 연구결과 발표

PD-L1 발현율이 높은(PD-L1 TPS≥50%) 비편평 비소세포폐암(nonsquamous non-small cell lung cancer, nsq-NSCLC) 환자의 1차 치료에서 면역항암제에 항암화학요법을 추가하는 것이 보탬이 되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관심이 쏠린다.

유럽종양학회(European Society for Medical Oncology, ESMO) 솔린지 피터스 회장은 8일(현지시간, 한국시간 9일 오전) 가상 총회(The ESMO Virtual Plenaries)을 통해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앞서 지난 3월, 유럽종양학회가 개최한 유럽폐암학술대회(European Lung Cancer Congress, ELCC 2021)에서는 중국 연구진이 PD-L1 발현율 50% 이상인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도 키트루다 단독요법보다 항암화학요법을 병용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리얼월드 데이터를 공개한 터라 상반된 연구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 ESMO 솔린지 피터스 회장은 8일(현지시간, 한국시간 9일 오전), 가상 기조강연에서 미국 플랫아이언 헬스 데이터를 토대로 520명의 비편평 비소세포폐암 환자에 대한 후향적 분석을 통해 1차 치료환경에서 면역항암제 단독요법과 항암화학 병용요법간 차이가 없다고 발표했다.
▲ ESMO 솔린지 피터스 회장은 8일(현지시간, 한국시간 9일 오전), 가상 기조강연에서 미국 플랫아이언 헬스 데이터를 토대로 520명의 비편평 비소세포폐암 환자에 대한 후향적 분석을 통해 1차 치료환경에서 면역항암제 단독요법과 항암화학 병용요법간 차이가 없다고 발표했다.

솔린지 피터스 회장이 발표한 연구는 암환자 관련 정보 제공 업체인 플랫아이언 헬스(Flatrion Health)를 통해 미국 전역 약 280개 암병원에서 수집한 자료를 토대로 후향적으로 분석한 결과다.

연구 대상은 처음 진단시 4기로 진단된 환자 428명과 1~3기로 진단받은 후 재발한 환자 92명으로, 전신수행능력 평가점수(ECOG PS)가 2 이상이거나 ALK, EGFR, ROS1, BRAF 변이 양성인 환자 등은 제외됐다.

대상에 포함된 520명의 환자 가운데 351명은 1차 치료로 면역항암제 단독요법을, 169명은 면역항암제+항암화학 병용요법을 받았다.

다만, 이 연구에서 65세 미만의 비율은 병용요법군(단독 31% vs 병용 46%)이, 75세 이상은 단독요법군(단독 37% vs 병용 20%)이 더 높았다.

또한 첫 진단시 4기였던 환자의 비율은 병용요법군(단독 77% vs 병용 93%)이, 1~3기에서 재발한 환자는 단독요법군(단독 23% vs 병용 7%)이 더 많았다.

뿐만 아니라 간이나 뇌 전이가 있는 환자의 비율도 병용요법군이 조금더 높았으며, ECOG 점수는 단독요법군에서 0인 사람보다 1인 사람의 비율이 더 컸다.

치료제는 면역항암제에서는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 MSD), 항암화학요법은 카보플라틴과 페메트렉시드가 대부분이었다.

연구의 1차 평가변수는 전체 생존기간(Overall Survival, OS), 2차 평가변수는 리얼월드에서의 무진행생존기간(Real-World Progression Free Survival, rwPFS)으로, 뇌전이와 간전이, 흡연력에 따른 하위분석도 계획했다.

분석결과, 약 20개월의 중앙 추적 관찰 시점에서 1차 평가변수인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은 단독요법군이 22.05개월, 병용요법군은 20.96개월, P값은 0.868로 통계적 차이를 확인할 수 없었다.

2차 평가변수인 리얼 월드에서의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도 단독요법군이 11.5개월, 병용요법군이 10.8개월, P값은 0.957로 통계적 차이가 없었다.

하위분석에서도 간전이 또는 뇌전이 여부에 따른 전체생존기간이나 무진행생존기간의 통계적 차이를 확인할 수 없었다.

반면, 금연 환자의 경우에는 전체생존기간이나 무진행생존기간 모두 면역항암제+항암화학 병용요법의 이점이 확연하게 나타났다.

다만, 통계적 차이는 없었을지라도 대체로 간전이나 뇌전이가 있는 경우와 흡연 환자의 경우에는 단독요법의 치료 성적이 오히려 조금 더 나은 경향을 보였다.

▲ 솔린지 회장은 금연 환자를 제외하면 1차 치료에 항암화학요법을 추가하는 것이 생존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결론을 맺었다.
▲ 솔린지 회장은 금연 환자를 제외하면 1차 치료에서 면역항암제에 항암화학요법을 추가하는 것이 생존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결론을 맺었다.

안전성 분석에 있어서는 치료 중단까지의 기간(Time to Treatment Discontinuation, TTD) 중앙값이 단독요법은 8.5개월, 병용요법은 7.3개월로 나타났다.

후속치료를 받은 환자는 단독요법이 31%, 병용요법이 33%로, 이 가운데 2차 치료로 면역항암제를 투약한 환자가 단독요법은 13%, 병용요법은 7%였으며, 어느 차수에서나 면역항암제를 투약한 환자는 각각 15%와 8%로 집계됐다.

이와 관련, 솔린지 회장은 면역항암제 단독요법을 받은 환자들이 항암화학 병용요법을 받은 환자들보다 나이가 많고 재발이 흔한 경향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PD-1 발현율이 높은 비편평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에서 면역항암제 단독요법이나 항암화학병용요법은 전체 생존기간이나 무진행생존기간에 차이가 없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금연환자에서 면역항암제 단독요법이 유의미하게 좋지 않은 성적을 보였다면서도, 모집단이 작아(단독요법 34명, 10% vs 병용요법 16명, 9%) 해석에 주의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러한 근거들을 바탕으로 금연 환자를 제외하면 1차 치료에서 면역항암제에 항암화학요법을 추가하는 것이 생존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결론을 맺었다.

그러나 이탈리아 국립암연구소 페데리코 카푸조 박사는 솔린지 회장의 결론에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연구 방법에서부터 환자 선택은 물론, 플렛아이언 헬스를 통해 수집한 자료의 신빙성 등 한계가 많다는 지적이다.

▲ 이탈리아 레지나 엘레나 국립암연구소 페데리코 카푸조 박사는 솔린지 회장의 결론에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연구 방법에서부터 환자 선택은 물론, 플렛아이언 헬스를 통해 수집한 자료의 신빙성 등 한계가 많다는 지적이다.
▲ 이탈리아 레지나 엘레나 국립암연구소 페데리코 카푸조 박사는 솔린지 회장의 결론에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연구 방법에서부터 환자 선택은 물론, 플렛아이언 헬스를 통해 수집한 자료의 신빙성 등 한계가 많다는 지적이다.

먼저 그는 이 연구가 전향적 관찰 연구가 아닌 후향적 분석으로, 무작위 대조 연구가 아니라는 한계를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실제 임상환경에서는 동반 질환이 없는 젊은 환자인 경우 면역항암제와 항암화학요법을 병용하도록 권고하고, 동반 질환이 있거나 고령인 경우에는 면역항암제 단독요법을 권고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이 연구에서의 환자 분류는 균형이 맞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솔린지 교수의 발표에서도 면역항암제와 항암화학요법을 병행한 그룹에 상대적으로 젊은 환자가 많았고, 전신수행능력 점수가 0인 환자와 새로 진단받은 환자의 비율이 더 많았다.

또한 플랫 아이언 데이터에서 수집한 전체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2만 4075명 가운데 이러저러한 이유로 1~2%에 불과한 520명만 추렸으며, 이 가운데에는 ECOG 점수가 2인 환자들을 제외하는 등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뿐만 아니라 앞서 진행된 무작위 대조 임상에서 면역항암제+항암화학 병용요법의 반응률이 면역항암제 단독요법보다 월등하게 높았음에도, 이 연구에서는 이를 평가변수에 포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더해 흡연 여부에 있어서도 금연 환자와 흡연 환자만 구분했을 뿐 전혀 흡연을 하지 않는 사람, 조금 하는 사람, 많이 하는 사람을 구분하지 않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전 연구에서는 조금이라도 흡연을 하는 사람들에 비해 전혀 흡연을 하지 않았던 환자들에서 면역항암제의 반응률이나 무진행생존기간, 반응지속기간이 그다지 좋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나아가 그는 PD-L1 발현율이 50% 이상인 환자라 하더라도 90% 미만과 90% 이상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역설했다.

이전 연구에서 면역항암제 단독요법의 무진행생존율 중앙값이 PD-L1 50~89%였던 환자들에서는 4.1개월에 그쳤던 반면, 90% 이상인 환자에서는 14.5개월로 상당한 차이를 보였고(HR=0.50, P<0.01), 전체 생존기간에 있어서도 90% 이상인 환자들의 사망 위험이 61%(HR=0.39, P=0.002) 낮았다는 것.

이에 카푸조 박사는 이 연구 결과에도 불구하고 면역항암제와 항암화학요법의 병용은 면역항암제 단독요법과 함께 PD-L1 발현율이 높은 비소세포폐암에서 여전히 유용한 옵션이라고 역설했다.

병용요법의 유용성이 없다는 솔린지 회장의 결론은 비교 환자들간에 균형이 잡히지 않아 나타난 결과일 수 있다는 것.

오히려 그는 암과 관련된 유전자 변이가 없는 비흡연자에게까지 면역항암제가 필요한가에 의문을 제기하며 백금 기반 이중 항암화학요법도 적절한 치료 옵션이라고 강조했다.

▲ 카푸조 박사는 솔린지 회장 발표한 연구에서 비교 환자들간에 균형이 잡히지 않아 연구 결과에 영향을 주었을 수 있다면서, 이 연구 결과에도 불구하고 면역항암제와 항암화학요법의 병용은 면역항암제 단독요법과 함께 PD-L1 발현율이 높은 비소세포폐암에서 여전히 유용한 옵션이라고 역설했다.
▲ 카푸조 박사는 솔린지 회장 발표한 연구에서 비교 환자들간에 균형이 잡히지 않아 연구 결과에 영향을 주었을 수 있다면서, 이 연구 결과에도 불구하고 면역항암제와 항암화학요법의 병용은 면역항암제 단독요법과 함께 PD-L1 발현율이 높은 비소세포폐암에서 여전히 유용한 옵션이라고 역설했다.

한편, 지난 3월 온라인으로 개최된 유럽폐암학회에서도 솔린지 교수와 상반되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중국 연구진이 EGFR 및 ALK 음성, PD-L1 발현율 50% 이상인 비소세포폐암 환자 206명을 후향적으로 분석한 연구로, 역시 1차 치료제로 키트루다 단독요법과 키트루다+항암화학 병용요법을 비교했다.

연구 결과 15.52개월의 중앙 추적 시점에서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은 키트루다 병용요법이 12.37개월, 단독요법은 9.60개월로 병용요법군의 질병 진행 또는 사망의 위험이 56% 더 낮았다(HR=0.44).

또한 전체생존기간도 병용요법군은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은 반면, 단독요법군은 28.91월로 병용요법군이 사망 위험이 60%(HR=0.60) 더 낮았으며, 이 같은 결과는 대부분의 하위그룹에서 일관된 경향을 보였다.

1년 시점에서의 전체생존율도 병용요법군이 89.0%로 단독요법군의 78.3%보다 높았고, 반응률 역시 병용요법군이 61.7%로 단독요법의 46.9%보다 높았다.

이와 관련, 연구진은 이전 치료 경험이 없는 EGFR 및 ALK 음성 PD-L1 발현율 50% 이상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은 표준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에 키트루다를 추가하는 것을 권고해야 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솔린지 회장의 연구 결과와는 상반된 결론이다.

반면, 같은 학술대회에서 이탈리아 볼로냐 대학 연구진은 키트루다와 같은 PD-1 억제제 계열 면역항암제 뿐 아니라 PD-L1 억제제까지 포함한 13개 무작위 대조 임상연구를 메타 분석, PD-1 또는 PD-L1 억제제와 항암화학 병용요법이 PD-1 또는 PD-L1 억제제 단독요법보다 무진행생존기간과 반응률은 개선했지만, 전체생존기간에는 차이가 없었다고 결이 다른 결과를 발표했다.

이처럼 PD-L1 발현율이 높은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에서 면역항암제+항암화학 병용요법의 시너지에 대해 연구마다 엇갈린 결과가 도출되고 있어, 앞으로도 이에 대한 학술적 공방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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