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7개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담배회사 3곳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 1심을 진행한 기간이다.
건강보험공단은 담배의 위험성과 폐해를 은폐ㆍ왜곡해온 담배회사들의 책임을 묻고, 흡연 관련 질환으로 지출된 건강보험재정을 돌려받기 위해 KT&G, 한국필립모리스, BAT코리아(제조사 포함)를 상대로 533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2014년 4월에 제기했다.
1심이 진행된 6년 7개월 동안 제6대 김종대 이사장, 제7대 성상철 이사장, 현 김용익 이사장 세 명의 건보공단 기관장은 꾸준히 담배소송의 의미를 강조하며 소송에 공을 들였다.
하지만 작년 11월 나온 1심 결과는 ‘건보공단 패소’였다. 법원은 담배의 결함과 담배회사의 불법행위는 물론, 흡연과 폐암 발병 간의 인과관계를 인정하지 않는 취지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1심 판결이 나온 직후부터 지금까지 건보공단이 패소한 원인에 대한 다양한 분석과 말들이 나왔다.
많은 이들이 ‘사법부가 담배회사에게 면죄부를 주는 무책임한 판결을 내렸다’고 목소리를 냈다. 혹자는 건보공단이 소송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담배소송에 대한 범국민적 관심과 지지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이다.
건보공단은 지금까지 ‘WHO 서태평양지역 사무처와 MOU 체결’, ‘제1차 국제심포지엄’(이상 2014년), ‘국내외 전문가 초청 세미나’, ‘담배와 폐암 소송 관련 특별위원회 구성’, ‘제2차 국제심포지엄’(이상 2015년), ‘범국민흡연폐해 대책단 발족’, ‘제3차 국제심포지엄’(이상 2016년), ‘담배소송 전문가 세미나’(2017년), ‘담배소송 전문가 세미나’(2018년) 등 담배소송과 관련된 다양한 자리를 마련해왔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구하는 동시에, 국민들에게 담배소송의 의의와 목적을 알리기 위해서였다.
작년에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유행 등으로 잠시 숨을 골랐는데, 지난 1일 2년 여 만에 담배소송 국제세미나를 개최했다. 건보공단이 1심 패소 후 2심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앞서 담배소송에 대한 국민 공감대를 확산하기 위한 노력을 다시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날 건보공단 김용익 이사장도 개회사 마지막 말로 “우리 모두가 이기는 결과를 위해 공단은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짧지 않을 여정에 공단과 함께 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국민들에게 말을 건넸다.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소송을 시작했다’는 건보공단이 앞으로의 담배소송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더 많은 국민에게 지지를 얻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