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용 구충제 이버멕틴이 코로나19의 치사율을 크게 낮췄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지만, 동물약 전문가들은 여전히 사람이 복용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영국의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은 5일, 이버멕틴이 환자의 몸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것에 큰 효과를 나타냈으며, 치사율을 80%까지 낮췄다는 연구 결과를 보도했다.
연구 결과가 소개된 이후 인터넷에서는 이버멕틴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이어졌다.
그러나 대한동물약국협회 강병구 회장은 “연구 결과를 신뢰하기 어렵고, 정확한 인체 복용 용량에 대해서 나온 것도 없다”며 “제2의 펜벤다졸 사태가 벌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전에 아프리카 지역에 만연한 기생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버멕틴이 인체에 사용된 사례가 있었다”면서도 “이 경우도 상황이 매우 심각했기 때문에 잠시 사용한 것일 뿐, 이후 인체에 동물용 구충제인 이버멕틴을 사용한 경우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언론에 발표된 연구 내용은 그저 사례 보고 수준일 뿐이므로 신뢰하기 어렵다”며 “임상 사례도 많지 않고, 실험 조건도 제각각이며 투약한 용량도 모두 달라 의미를 찾기 어려운 연구”라고 지적했다.
특히 “실험 사례에서 제시한 투약 용량은 개에게 투약하는 용량이지 인체에 적합한 용량이라고 보기 어렵다”면서 “신뢰하기 어려운 연구 결과를 보고 이버멕틴을 사람이 복용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그는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 다양한 해결책을 찾으려는 시도가 있을 수 있다”면서 “하지만 펜벤다졸 사태처럼 동물약을 인체에 투약하는 것은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대한약사회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최근 클로로퀸과 덱사메타손에 이어 이버멕틴에 대한 소비자들의 잘못된 구매를 막아달라고 요청함에 따라 지역약사회 및 회원들에게 관련 공문을 발송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