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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젊은 의사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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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젊은 의사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달라”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20.08.07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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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국민 호소문 발표...“기득권 지키기 편견 거둬달라”

7일, 전공의들이 예고했던 파업을 강행한 가운데 대한의사협회(회장 최대집)이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달라는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호소문을 통해 의협은 “전공의의 주당 100시간이 넘는 살인적인 노동은 오래 전부터 사회문제로 다루어졌다”면서 “2015년 전공의의 처우 개선을 위한 전공의법이 제정됨으로써 주당 근무시간을 80시간으로 제한하는 조치가 이루어졌으나 이 역시도 다른 직종과 비교하면 여전히 비상식적일만큼 긴 것이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혹자는 전공의의 근무시간이 긴 이유를 의사수의 부족에서 찾기도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는 병원이 충분한 의사 인력을 고용하지 않거나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의사들 대부분이 젊은 시절, 전공의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가장 열정적이고 순수한 한때를 병원을 위해 헌신하는 것을 스스로에 대한 투자와 의사로서의 본분이라 생각하고 이를 미덕처럼 여겨 온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고통스러운 이 길의 끝에 눈부신 미래와 영광이 있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지만, 현실은 이렇게 젊음을 헌신하고 나면 전문의 자격증 한 장을 받아 OECD 최저수준의 의료수가, 동네의원과 대형병원이 경쟁하는 무너진 의료전달체계, 무한경쟁이 기다리는 강호로 던져져 각자도생해야만 하는 것이 보통 의사의 일생”이라고 호소했다.

뿐만 아니라 “병원은 대한민국 거의 대부분 의사의 젊은 한때를 마치 일회용 건전지 마냥 연료로 삼아 세계에 유례가 없는 기형적인 몸집 불리기를 통해 저수가로 대표되는 모순투성이의 의료제도를 아슬아슬하게 우회(迂廻)하며 생존해 왔다”며 “정부는 의사양성의 과정이, 오직 대형병원의 생존을 위한 도구적 활용에 맞추어져 있는 모순을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이를 개선하기보다는 오히려 묵인하고 방조하면서 복마전이 되어버린 대한민국 의료의 장점인, 적은 비용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는 이른바 가성비의 열매만을 취해온 최대의 수혜자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오늘 젊은 의사들이 분개하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면서 “취약지역과 비인기 필수분야의 의사 인력이 부족한 까닭은, 국가적인 의사 양성과정이 오직 의사를 도구처럼 활용하는 데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 사회의 유지를 위해 필수적인 분야에 그에 걸맞은 지원과 대우를 하기보다, 그저 일회용 건전지로 잠시 활용하기 위한, 얄팍한 미봉책에 불과하기 때문”이라며 “수십년간 이어져온 모순을 개선하기 보다는 오히려 강화하고 고착화시킬 것이 분명한 하책 가운데 하책”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젊은 의사들의 파업에 모든 의사들은 모든 지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면서 “젊은 의사들이 비운 자리는 교수와 전임의(전문의)들이 채우고 있으며, 전공의들이 환자와 국민에 대한 송구스러움으로 움츠려들지 않고 당당하게 목소리 낼 수 있도록, 조금의 공백도 생기지 않도록 오늘 하루는 우리가 책임지겠다고 다짐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분만과 응급의료, 중환자치료 등의 필수분야는 더더욱 그러하다”며 “정부가 시키거나 병원의 방침 때문이 아니라, 의사들 스스로 우리 사회의 버팀목인 필수의료 기능은, 설령 우리가 파업에 나서는 순간에도 유지해야만 한다고 누구보다 깊이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바로 이러한 점이 다른 분야에는 없는 의료의 특수성이며 우리 사회가, 필수의료 분야에 대해서만큼 절대로 정당한 보상을 아끼지 말아야 할 이유”라고 역설했다.

끝으로 이들은 “가장 열정적이고 순수하며 때 묻지 않은 청년들의 외침”이라며 “의사는 기득권이며 의사의 단체행동은 집단이기주의, 밥그릇 지키기라는 편견을 잠시 접어두시고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달라. 일하기에도 바쁜 젊은 의사들이 왜 거리로 나설 수밖에 없었는지, 그 과정을 보아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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