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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임기 여성 임신 전 음주, 태아에 악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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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임기 여성 임신 전 음주, 태아에 악영향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20.07.28 11: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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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중은 물론 임신 전 음주도 태아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가임기 여성의 임신 전 음주가 임신 및 태아발달 능력을 감소시키고 기형아 및 거대아 출산율을 높인다는 것.

질병관리본부(본부장 정은경) 국립보건연구원(원장 권준욱)은 실험모델과 임신코호트 분석 결과 양쪽 모두에서 이와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27일 발표했다.

 

국립보건연구원 김원호 박사 연구팀(이유정, 김지연, 이대연(공동 제1저자))은 5% 알코올이 든 식이를 임신 전 2주 동안 마우스에 섭취시킨 후, 임신을 유도하고 태아발달-출산-성장에 이르는 각 단계에서 생체 내 산모와 태아 각 조직들에서의 대사기능 변화를 조사ㆍ분석했다.

5% 알코올은 맥주(4.5%)와 유사한 도수로, 하루 평균 약 4.4g 섭취했다. 맥주 한 캔(355ml) 기준 알코올의 양은 약 12.78g으로 마우스 섭취량의 약 3배 수준이다. 

알코올 적응기(1, 2, 3% 알코올)를 거친 7주령 마우스에 5% 알코올이 든 식이를 2주간 섭취케 한 후 임신을 유도한 결과, 임신 전 알코올 섭취한 군에서 임신능력 22%, 태아수 11%, 태아발달능력은 23% 감소했으며, 발가락 기형은 7% 증가했다.

▲ 임신 중은 물론 임신 전 음주도 태아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 임신 중은 물론 임신 전 음주도 태아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뿐만 아니라 출생 직후 몸무게가 정상군에 비해 1.87배 높았으며, 생후 1주, 2주, 3주에서의 몸무게는 크게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출생 후 나타나는 거대아와 성장발달저하 현상은 임신중반 이후(배발생 15.5일) 산모에서 알코올 섭취에 따른 공복혈당 저하와 일치했다.

임신 전 음주를 한 산모에서 혈당 분해 능력(GTT)이 크게 감소되어 있었고, 지방간 형성은 증가했는데, 이러한 현상이 태아발달 이상 및 거대아 발생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확인됐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실험동물모델 결과를 확인하기 위한 후속연구로 국립보건연구원에서 구축한 한국인 임신코호트(총 4542명) 중 추적탈락, 복수 임신 및 당뇨, 고혈압 등 주요 질환을 가진 산모를 제외, 2886명을 최종연구에 포함해 분석했다. 

분석은 임신 전 음주를 전혀 하지 않은 비음주군(561명), 일반음주군(2099명), 고위험음주군(226명) 세 군으로 나누어 진행됐으며, 고위험음주군(Binge drinking)은 1회에 5잔 이상 또는 주당 2회 이상 마시는 경우로 정의했다.

 분석결과, 임신 전 고위험음주군에서 거대아 출산율은 7.5%로 비음주군 2.9%, 일반음주군 3.2%에 비해 2.5배 이상 높았다.

거대아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위험요인들을 보정한 다중 로지스틱 회귀분석 결과에서도 고위험 음주군의 위험도가 비음주군에 비해 2.3배 증가하는 것을 확했다.

이는, 동물모델에서와 같이 임산부에서도 임신 전 고위험음주가 거대아 출산위험을 높이는 주요 위험지표임을 보여주는 결과라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국립보건연구원은 ”여성의 사회진출 및 평균결혼연령 증가와 함께 가임기 여성 음주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합계출산율이 가장 낮은 0.98(2018년 기준)에 불과하고, 불임 및 난임률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며 ”최근, 몇몇 인구학적 상관성 분석연구들에서 그 원인으로 사회 및 가정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흡연, 음주 등이 제시된 바가 있지만, 음주에 기인한 불임과 난임에 대한 직접적인 과학적 근거는 매우 부족한 상황“이라고 연구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이 연구는 국립보건연구원 ‘만성병관리기술개발연구’와 ‘여성건강연구’ 사업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실험동물모델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근호에 게재됐다“면서 ”한국인 임신코호트를 이용한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에 제출해 개정작업(in revision)중에 있어 일부 결과만 제시했다“고 소개했다.

또한 국립보건연구원 권준욱 원장은 “이번 연구 결과는 임신 전 음주가 불임 또는 난임의 원인이 될 수 있고, 심지어 태아 발달 저하와 함께 기형아 또는 거대아 출산 위험을 높이고, 출생 후 성장 발육 저하에 까지 영향을 미치는 위험요인임을 보여주는 직접적인 근거를 제시한 것”이라며 “가임기 여성, 특히 임신을 계획하는 여성의 경우 원활한 임신과 산모와 태아의 건강, 출생 후 아기의 정상적인 성장발육을 위해서는 임신 전부터 음주를 중단하는 것이 필요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결과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불임과 난임 문제를 줄이고 건강한 임신을 위해 가임기 젊은 여성에서 임신 전 음주의 위험성에 대한 교육과 홍보 및 건강관리지침마련 등에 적극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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