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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치료 새 시대 연 임핀지, 급여 진입 기대와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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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치료 새 시대 연 임핀지, 급여 진입 기대와 아쉬움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20.06.11 06: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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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 절제불가능한 비소세포폐암 환자 생존율 개선
폐암에 ‘관해공고요법’ 시대 열어...조기 면역항암요법 기대감
PD-L1 발현율 근거한 급여기준 아쉬움...EGFR 양성 등 추가 연구 필요

면역항암제의 영역을 3기 폐암으로 확장함과 동시에 ‘관해공고요법’ 시대를 연 임핀지(성분명 더발루맙, 임핀지)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대표 김상표)는 10일, 그동안 미뤄왔던 임핀지의 건강보험 급여목록 등재 기념 기자간담회를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앞서 임핀지는 지난 4월 1일, 절제불가능한 3기 비소세포폐암에 관해공고요법(단독요법)으로 건강보험 급여목록에 등재된 바 있다.

▲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박근칠 교수는 지난해 Pan-Asia ESMO에서 아시아 7개국의 전문가들이 만장일치로 임핀지을 절제 불가능한 3기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표준요법으로 권고했다고 소개했다.
▲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박근칠 교수는 지난해 Pan-Asia ESMO에서 아시아 7개국의 전문가들이 만장일치로 임핀지을 절제 불가능한 3기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표준요법으로 권고했다고 소개했다.

급여 적용 기준은 PD-L1 발현 양성(발현 비율 ≧ 1%)이면서 백금 기반 동시적 항암화학방사선요법 2주기 이상 투여 후 질병진행이 없는 안정병변 이상의 절제 불가능한 국소 진행성(stage III)으로 비소세포폐암 환자로 CCRT 치료 종료 이후 42일 내에 투여하는 경우다.

임핀지의 급여 진입은 PACIFIC 3상 연구 결과를 근거로 이뤄졌다. 이 연구에서 임핀지는 무진행생존기간(PFS)을 비롯한 모든 평가지표에서 위약 군 대비 개선을 나타냈다.

연구는 시행한 절제 불가능한 3기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모든 환자는 임핀지 투여 최소 전 동시 항암화학방사선요법을 받았다.

환자들은 두 그룹으로 나뉘어 한 그룹은 1년 동안 임핀지로, 다른 그룹은 위약으로 치료를 이어갔다.

2년과 3년 추적 분석 결과 모두에서 임핀지는 위약 군 대비 일관된 사망 위험 감소율(2년 시점 32% HR 0.68, 99.73% CI 0.47-0.997 / 3년 시점 31%, HR 0.69, 95% CI 0.55-0.86)을 보였다.

3년 시점에서 확인된 임핀지 치료군의 전체생존율(OS rate)은 57%로(vs. 위약 군 43.5%), 여전히 절반 이상의 환자들이 생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절제 불가능한 3기 비소세포폐암환자가 동시 항암화학방사선요법을 받은 이후의 평균 생존기간이 1년 반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의미있는 연구 결과라는 평가다.

이와 관련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박근칠 교수는 “4기 폐암은 완치가 아니라 생존기간 연장을 목표로 하지만, 3기까지(1~3기)는 완치(5년 생존)를 목표로 한다”면서 “하지만 3기 폐암 중에서도 절제 불가능한 경우에는 여러 가지 수단을 써도 5년 후에는 대부분 돌아가신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동시 항암방사선요법 이후에는 추가적으로 항암치료를 하더라도 생존기간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아서 평균 생존기간이 1년 반 정도에 불과하며, 5년 후 생존하는 환자는 9~10명 중 1명에 불과했다”면서 “이로 인해 지난 30여 년간 절제 불가능한 3기 폐암은 골칫거리였다”고 부연했다.

따라서 “PACIFIC 연구에서 (임핀지를 1년간 투약한 환자의) 절반 이상이 3년 이상 생존했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며 “특히 3기 폐암은 오래 사는 것이 아닌 완치가 목표라는 점에서 더욱 중요한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미국(NCCN)과 유럽(ESMO)에서는 PACIFIC 연구를 바탕으로 임핀지를 절제 불가능한 3기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표준요법으로 권고했으며, 지난해에는 Pan-Asia ESMO에서도 각국 전문가들이 만장일치로 임핀지를 표준요법으로 권고했다.

임핀지의 등장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폐암 치료에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하나는 면역항암제의 활용폭을 3기 폐암으로 넓혔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폐암에서도 ‘공고요법’의 시대를 열었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절제 불가능한 3기 비소세포폐암에서도 실질적으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나아가 기존의 면역항암제(이하 PD-L1 또는 PD-1억제제를 의미)들에게는 ‘이전 면역항암제 치료 경험이 있는’ 환자들에서도 투약 가능한 시대를 제공했다.

기존에는 선발 면역항암제들이 임상근거가 부족해 이전에 면역항암제를 투약하지 않은 환자들이 대상이었지만, 임핀지가 3기 폐암 환자의 관해공고요법에 허가를 받으면서 이후 질병이 진행된 환자에게는 고식적 요법으로 다른 면역항암제를 사용할 수 있게 된 것.

여기에 더해 PACIFIC 연구 결과는 면역항암제를 보다 이른 시기에 투약하는 것에 대한 도전 의식을 불러왔고, 실제로 항암화학방사선요법과 동시에 면역항암제를 사용하거나 보다 더 조기에 사용하는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최선의 답을 찾기 위해서는 조금 더 연구가 필요한 부분도 있다는 것이 박 교수의 지적이다.

실례로 PD-L1 발현율이나 EGFR 변이에 따른 차이나, 1년 이상 혹은 그보다 짧은 투약기간에서의 차이에 대해서는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

특히 현재의 급여기준이 근거가 부족한 PD-L1 발현을 1% 이상으로 제한하고 있는데, PACIFIC 연구는 PD-L1 발현율 25%를 기준으로 모든 그룹에서 치료 성적이 개선된 만큼, 재고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박 교수는 이와 관련 “미국에서는 PD-L1 발현율과 무관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유럽에서는 비용효과성을 따지기 위해 추가 분석을 요구했고, PD-L1 발현율 1%를 기준제시했다”면서 “이를 두고 ESMO 회장을 비롯해 많은 학자들이 EMA의 잘못된 결정이라고 심하게 항의한 바 있다”고 전했다.

또한 사전 정의된 하위분석 결과에서 EGFR 변이와 무관하게 임핀지의 이득이 확인되긴 했으나, EGFR 양성인 환자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확인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면역항암제의 연구에서는 EGFR이나 ALK 양성인 경우 효과가 떨어져 1차적으로 권하지 않지만, PACIFIC 연구에서는 EGFR 양성인 환자라 하더라도 국소진행성 폐암의 경우로 묶어서 포함됐다”며 “이 환자가 유난히 나쁘다고 나온 것은 아닌 만큼 굳이 뺄 필요는 없겠지만, 이득이 있는가에 대해서는 조심스럽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나아가 그는 임상연구를 토대로 1년간의 관해공고요법으로 제한된 급여 기간에 대해서는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지만 실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현재 4기 폐암에서 사용되고 있는 면역항암제들 역시 투약기간이 2년으로 제한되어 있는데, 2년으로 충분한 지, 오히려 2년보다 짧아도 충분할 지에 대해서는 명쾌하게 답을 하기 어려워 연구는 필요하지만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것.

그는 “현재로서는 정답은 없다”면서 “투약기간 뿐 아니라 재발한 환자에서 다시 투약하는 것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는데, 어렵고 궁금하지만 진행하기는 어려운 연구”라고 지적했다.

다만 “임핀지를 사용하는 다른 연구에서 보다 투약기간이 긴 연구가 있어서 결과를 두고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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