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똥을 수도 없이 보았다. 서리태 콩을 모아 놓은 듯한 작고 까만색의 똥들은 쥐가 근처에 있다는 신호였다. 쥐약을 놓고 덫을 이용해도 그때뿐 쥐는 사라지지 않고 쥐똥 역시 늘 주변에 있었다.
어린 시절 시골의 농촌 풍경이 아련하다.
그 똥과 비슷한 열매는 가을에 볼 수 있는데 바로 쥐똥나무 열매다. 생긴 것이 쥐똥과 흡사하다. 그래서 나무 이름이 쥐똥나무인데 꽃을 보면 그런 생각이 싹 가신다. 혐오스러운 쥐똥과는 달라도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향기는 말해 뭐하랴.
장미나 찔레처럼 진하지 않아도 은은하게 풍겨오는 그것은 네 개로 갈라진 꽃부리에 굳이 코를 들이대지 않아도 맡을 수 있다.
원뿔처럼 생긴 새하얀 작은 것이 무리 지어 피어날 때 과연 쥐똥나무를 사랑하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생명력은 또 어떤가. 꺾어도 꺾어도 새순은 쉬지 않고 나온다.
쥐의 생명력을 닮아 쥐똥나무인가. 화상이나 설사에도 이용해 백랍 나무라고도 하고 남자의 정력에 좋아 남정목이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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