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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수가협상 변수로 떠오른 강청희-최병호 ‘불협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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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수가협상 변수로 떠오른 강청희-최병호 ‘불협화음’
  • 의약뉴스 신승헌 기자
  • 승인 2020.05.30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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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을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과 6개 의약단체가 오는 6월 1일(월) 24시를 데드라인으로 정해 놓고 각각의 협상을 벌이고 있다.

매년 펼쳐지는 수가협상은 겉보기에는 ‘인상률’을 합의하기 위한 줄다리기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소위 ‘밴딩’으로 불리는 건강보험 추가 재정소요 규모를 놓고 펼치는 ‘기 싸움’이다.

그도 그럴 것이 각 유형별 인상 순위는 환산지수 연구를 통해 도출되기 때문에 공급자단체 입장에서는 함께 나눠먹을 ‘파이의 크기’에 연연할 수밖에 없다.

이는 보험자인 건보공단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결국 가장 중요한 협상결과물은 ‘내년에 총 얼마를 더 써야하느냐’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수가협상의 최대 관심사는 ‘밴딩’이었다.

지난해만 해도 그렇다. 수가협상에 임한 공급자단체들은 협상기간 내내 ‘밴딩이 1조원을 훌쩍 넘어야만 정상적이고 제대로 된 경영이 가능하다’는 목소리를 냈다. 그러다 최종일에는 17시간에 걸친 밤샘 협상을 펼쳤다. 사실상 수긍할만한 밴딩 규모가 나올 때까지 버티기를 한 것. 결과적으로 건강보험 추가 재정소요분은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넘긴 1조 478억 원으로 결정됐다.

이처럼 수가협상은 밴딩 폭을 결정하기 위한 ‘보험자’와 ‘공급자’ 간 싸움이다. 그래서 해마다 공급자단체 측에서는 효율적인 협상을 위해 밴딩 규모를 투명하게 공개해 달라고 요구해왔다. 반면 건보공단은 처음부터 밴딩을 공개하는 건 협상카드를 모두 오픈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난색을 표했다.

그런데 올해는 조금 양상이 다르다.

밴딩 규모를 놓고 오히려 건보공단과 재정운영위원회가 다른 배를 타고 가는 모양새다. 재정운영위원회는 건강보험재정과 관련한 사항을 심의ㆍ의결하는 특별위원회로, 밴딩 폭을 결정한다.

본격적인 협상을 앞두고 국민건강보험공단 수가협상단장인 강청희 급여상임이사는 올해 수가협상에 있어 코로나19와 연계해 방침이나 방향을 정한 것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협상테이블에서 공급자단체들이 꺼낼 카드를 예상하고 미리 대응한 셈이다.

그런데 재정운영위원회 최병호 위원장은 지난 26일 2차 재정소위원회가 끝난 직후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가장 타격을 받은 업종이 의료업종이고, 의료계가 사태 극복을 위해 헌신한 점을 상당히 감안해 건보공단이 공급자단체들과 협상 가능한 인상수준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수가협상과 코로나19를 연계하지 않는다’, ‘밴딩 규모를 섣불리 오픈하지 않는다’는 건보공단의 전술과 배치되는 발언이다.

그러자 강청희 이사는 곧바로 27일 오전에 “수가협상은 원칙적으로 연구용역 결과에 따른 배분 기준을 적용하게 되므로 코로나19와 같은 특정상황이 고려될 수는 없다”고 입장을 내놨다.

아울러 “일차 밴딩이 어느 정도 오픈됐으므로 무의미한 협상절차는 생략하고 다음 번 재정위까지 두 차례 예정됐던 협상을 한차례로 줄이겠다”고 했다.

사실상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인데, 건보공단 수가협상단장과 재정운영위원장의 이 같은 불협화음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협상 최종일에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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