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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대 설립 서두르기보다는 충분한 공론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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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대 설립 서두르기보다는 충분한 공론화 필요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20.05.27 09: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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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대 설립의 큰 장이 서고 있다. 장이 서면 사람들은 모여들게 마련이다. 멍석은 정부가 깔았다.

코로나 19 사태로 공공 의료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의료인력을 더 많이 배출할 의대 설립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의대도 그냥 의대가 아닌 공공의대다. 의대 앞에 공공이 붙은 것은 공적인 의료행위를 전담한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

서울시도 발 벗고 나섰다. 박원순 시장은 최근 지난 20년 동안 발생한 사스, 신종 인플루엔자, 메르스, 코로나19의 위험성을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이런 전염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공공의료인력 확충이 필요하고 여기에 서울시가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동안 공공 의료인력을 양성할 공공 의과대학 설립을 추진했고 그 때마다 여러 이해관계의 반대에 부딪혀서 무산됐으나 이번에는 기어코 성공하겠다는 강한 다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뿐만이 아니다. 지방 자치 정부도 서로 공공의대를 유치하겠다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총선에서 압승한 여당도 이런 분위기에 찬성하고 있는 것처럼 보여 어느 지역에 설립되느냐만 결정하면 되는 것처럼 공공의대 설립은 기정사실화된 것처럼 보인다.

이런 가운데 설립 주체의 한 쪽인 의사단체들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있다.

먼저 대한의사협회가 발끈하고 나섰다. 의협은 성명을 통해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못박으면서 어떤 타협도 없다는 것이 최대집 집행부의 판단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의협은 현재진행형인 국가적 재난을 악용한 정부의 졸속적인 정책 추진에 반대한다면서 보건의료의 위기를 공공의료의 힘만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환상이 정부는 물론 지자체도 지배하고 있는 현실을 개탄했다.

공공의료가 취약한 것은 공공의대가 없거나 공공의료기관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니라 전문가에 대한 이해와 존중이 미흡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지적했다.

우수한 의료인력이 낮은 처우로 인해 공공부문 종사를 꺼리고 관료제 특유의 비효율성과 근시안적 계획으로 경쟁력 제고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라는 것.

지금 중요한 것은 공공의대의 신설보다 민간 의료기관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민관 합동의 공공보건의료체계를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 의협의 판단이다.

서울특별시의사회(회장 박홍준)도 의협과 같은 입장이다. 공공의대 설립이 방역의 만능열쇠라는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20대 국회에서 공공 의대법이 자동 폐기되자마자 서울시가 공공의대 설립을 외치고 나선 시점도 묘하고 전국 어느 곳보다 의료 자원이 풍부한 서울시에 공공의대를 설립한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분노의 감정을 표시하고 있다.

이처럼 공공의대를 놓고 현재 정부-서울시와 의사협회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형국이다. 공론화 과정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해관계나 혹은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사안의 중요성이 달라지는 만큼 충분한 토론과 전문가 의견 수렴이 중요하다 하겠다.

특히 의료계가 주장하는 공공의료와 민간의료를 이분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은 경계해야 한다. 환자 생명을 살리는 의료는 공공과 민간이 다를 수 없기 때문이다.

공공과 민간은 경쟁도 하지만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관계인 것은 분명하다. 서두르기 보다는 충분한 검토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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