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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2024-04-26 06:02 (금)
선택의 폭 넓어진 CLL 치료제 ‘미세잔존질환 음성률’ 화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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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의 폭 넓어진 CLL 치료제 ‘미세잔존질환 음성률’ 화두로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20.04.23 06: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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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브비 벤클렉스타 3차 단독 급여ㆍ2차 병용 허가
NCCN 가이드라인, 1차부터 적극적 권고
미세잔존질환 음성률 압도적
2년 고정기간 투약으로 비용효과성도 ↑

“환자가 나빠진 후에야 강력한 치료제를 쓰는 것은 하수, 선제적으로 쓰는 것이 상수다.”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CLL) 치료제 시장에 표적치료제들이 가세하며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고식적 항암요법에 의존하는 국내 현실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물론 항암화학요법 역시 CLL 치료에 상당히 효과적인 것은 사실이나,  염색체 17p 결손 환자 등 항암화학요법의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환자들에게까지 표적치료제에 앞서 항암화학요법을 요구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 한국애브비는 22일, 자사의 CLL치료제 벤클렉스타(성분명 베네토클락스)의 3차 단독요법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 등재와 2차 병용요법(벤클렉스타+리툭시맙) 허가를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 한국애브비는 22일, 자사의 CLL치료제 벤클렉스타(성분명 베네토클락스)의 3차 단독요법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 등재와 2차 병용요법(벤클렉스타+리툭시맙) 허가를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한국애브비(대표이사 강소영)는 22일, 자사의 CLL치료제 벤클렉스타(성분명 베네토클락스)의 3차 단독요법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 등재와 2차 병용요법(벤클렉스타+리툭시맙) 허가를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코로나 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고자 온라인으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가톨릭의대 혈액내과 엄기성 교수는 벤클락스타의 주요 임상결과를 소개하며 보다 조기에 벤클락스타를 포함한 표적치료제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벤클렉스타는 B세포 림프종-2(BCL-2, B-cell lymphoma-2) 억제제로 세포자멸사(Apoptosis)를 저해하는 BCL-2 단백질에 선택적으로 결합, 암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고 악화되는 것을 막는다.

M14-032 연구에 따르면, 이전에 이브루티닙 또는 이델라리십 치료 이력이 있고 치료 도중 또는 질병이 진행한 CLL환자에서 벤클렉스타 단독요법의 전체반응률은 70%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17p  유전자 결손이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는 객관적반응률이 77%, 이전에 B세포 수용체 경로 저해제 치료에 실패한 환자에서는 63%로 나타났다.

또한 최소 하나의 화학요법을 포함한 이전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재발성/불응성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 환자를 대상으로 벤클렉스타와 리툭시맙의 병용요법과 표준 치료인 벤다무스틴과 리툭시맙 병용요법의 효능·효과 및 안전성을 비교한 3상 임상시험(MURANO)에서는 벤클렉스타와 리툭시맙의 병용투여군의 질병의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이 83% 감소했고, 전체생존율도 표준 치료인 벤다무스틴과 리툭시맙 병용투여군에 비해 더 높게 나왔다.

이러한 연구 결과들을 근거로 벤클렉스타는 최근 화학요법 및 B세포 수용체 경로 저해제(BTK 억제제)에 재발 또는 불응인 CLL 환자의 3차 치료제로 보험급여를 인정받았으며, 2차 치료에서는 리툭시맙과의 병용요법으로 허가를 획득했다.

다만,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등에서 벤클렉스타를 1차 치료부터 적극적으로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국내에서는 아직 1차 치료에는 진입하지 못했다.

▲ 가톨릭의대 혈액내과 엄기성 교수.
▲ 가톨릭의대 혈액내과 엄기성 교수.

이와 관련 엄 교수는 “항암화학요법 역시 CLL에 치료에 효과가 있지만, 고령환자들에게는 항암화학요법을 실시하는 것이 어렵고 특히 17p 결손환자에게는 효과가 없다”면서 “고령 환자나 17p 결손환자에게는 표적치료제를 우선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CLL이 일반적으로 60대 이상에서 발병하는 것을 감안하면, 1차 치료제로 항암화학요법만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그는 “환자가 나빠진 이후에 강력한 치료제를 사용하는 것은 하수”라며 “나빠지기 전에 선제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상수”라고 역설했다.

나아가 그는 벤클렉스타의 미세잔존질환 음성률에 주목하며 향후에는 미세잔존질환 음성률이 높은 치료제를 우선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미세잔존질환이란 말초 혈액이나 골수에 남아 있는 백혈병 세포 숫자로 골수검사나 CT를 통해 확인할 수 없는 백혈구가 유전자 증폭 또는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등을 통해 검출되는 수준을 뜻한다.

백혈구 1만개 중 1개 암세포가 1개 미만이어서 유전자 증폭 또는 차세대염기서열분석에서도 검출되지 않는 상태를 음성이라 하며, 미세잔존질환이 양성인 경우 조기 재발 등의 위험이 있지만, 음성인 경우 완치를 기대할 수 있고 재발하더라도 후기에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엄 교수의 설명이다.

엄 교수에 따르면, 벤클렉스타는 M14-032 연구에서 미세잔존질환 음성률이 42%에 달했는데, BTK 억제제인 이브루티닙의 경우 3년째 미세잔존질환 음성률은 1.6%에 그쳤다.

이와 관련, 엄 교수는 “CLL 자체가 여러 가지 요법에도 불구하고 완치가 어렵다”면서 “암세포의 뿌리가 끈질기게 남아 재발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브루티닙으로는 미세잔존질환 음전을 거의 기대할 수 없다”면서 “그에 비해 베네토클락스(벤클렉스타)와 오비뉴투주맙 병용요법은 상당수에서 미세잔존질환이 음전됐다”고 강조했다.

이에 “객관적으로 직접 비교한 연구는 없지만, 만약 베네토클락스와 오비뉴투주맙을 사용할 수 있다면 1차로 사용하고, 2차로는 베네토클락스와 리툭시맙을 사용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혈액내과 김진석 교수.
▲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혈액내과 김진석 교수.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혈액내과 김진석 교수 역시 엄 교수와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특히 “17p 결손이나 TP53 변이 환자에서 현재 표준요법은 성적이 떨어진다”면서 “적어도 이런 환자에서 항암제 계통의 약제를 사용한 것 보다 베네토클락스나 이부르티닙 등 표적치료제를 가급적 앞당길 수 있도록 보험체계를 바꾸는 것이 환자를 위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17p 결손과 같은 고위험군에서 신약을 더 적극적으로, 1차 치료부터 사용할 수 있는 전략이 빠른 시간 내에 적용되면 좋겠다”고 전했다.

그런 측면에서 김 교수는 MURANO 연구 설계처럼 2년이라는 고정 치료기간이 의미하는 바가 크다고 부연했다.

MURANO 연구는 벤클렉스타와 리툭시맙 병용요법군의 치료기간을 2년으로 고정했는데, 2년의 치료기간이 마무리된 후에도 치료를 유지한 대조군과 비교해 무진행 생존기간의 격차가 유지됐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김 교수는 “베네토클락스와 리툭시맙 병용요법이 2년간 고정 치료기간 이후에도 무진행 생존기간 차이가 유지됐다는 것은 그만큼 비용 경제성이 우수하다는 것이고, 다른 한 편으로는 추후에 재발하더라도 다시 한 번 베네토클락스와 리툭시맙 병용요법을 시도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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