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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봉침 환자 구호 의사사건이 씁쓸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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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봉침 환자 구호 의사사건이 씁쓸한 이유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0.03.04 0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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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개봉한 톰 크루즈 주연의 영화에서 낯익은 장면이 등장했다. 영화 자체는 전작보다 못하다는 혹평이 가해졌지만 미국의 여러 사회 문제들을 살짝 비틀어서 영화에 녹여내려는 시도가 엿보였다.

주인공에게 친자확인소송이 걸렸다는 내용이 영화 내내 나오는데, 어쩌다보니 주인공과 친자라고 하는 딸이 함께 행동하게 되면서 비슷한 모습을 많이 보이게 된다.

하지만 결말은 주인공의 딸을 낳았다는 여자는 주인공의 얼굴도 못 알아봤고, 주인공과 딸이 비슷하게 행동했던 건, 둘 다 길거리 생활을 많이 해서 주위를 경계하는 비슷한 습관이 있던 것에 불과했다.

영화 중간에 딸이 엄마와 함께 재시작할 수 있는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소송을 걸었다고 고백한다. 결국 무책임하게 ‘대충 이 사람이었겠지. 아니면 말고 돈이나 타먹자’라는 심정으로 소송을 건 것이었다.

지난달 19일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에서 봉침 환자에 대해 응급조치를 한 의사에 대해 유족들이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사건에 대한 판결이 나왔다. 봉침 시술을 한 한의사에겐 배상책임이 인정됐지만 의사에게는 ‘선한 사마리아인법’에 의해 배상책임이 없다는 판결이었다.

이 사건을 접하고 나서 많이 씁쓸했다. 자신의 과실이 아님에도, 장장 1년간 소송에 시달려야했을 의사의 심경은 어떠했을까? 

의사에게까지 소송을 건 유족의 심경은 어떠했을까? 정말 그 의사에게 책임이 있다고 여겨서 소송을 진행한 것일까? 아니면 저 위의 영화 주인공이 당했던 소송처럼 무책임하게 ‘아니면 말고’란 심정으로 소송을 걸었던 것일까?

누구에게나 응급상황이 찾아올 수 있다. 그때 그 사람의 목숨을 구할 수 있는 건 주변에 있는 사람일 것이다. 이 사건에서 가정의학과 의사는 응급상황을 보고 두고볼 수 없어서 나선 그저 선량한 마음을 가진 인간일 뿐이었다.

응급상황에서 손을 내민 사람에게까지 손해배상 책임을 묻는 건 너무 잔인한 모습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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