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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ㆍ경북으로 향하는 의료진 “우리가 의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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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ㆍ경북으로 향하는 의료진 “우리가 의사다”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0.02.28 06:3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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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19 방역 및 치료에 투입되는 의료진을 위해 의협이 후원금 모금에 나섰다.
▲ 코로나 19 방역 및 치료에 투입되는 의료진을 위해 의협이 후원금 모금에 나섰다.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19 관련 국내 확진자가 1500명을 넘어서고, 대구ㆍ경북 지역에서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해당 지역의 음압병실은 꽉 찼으며 응급실은 임시 폐쇄되고 선별검사소에 시민이 몰리고 있는 열악한 상황에서 의료진들의 지원과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본부장 정은경)는 2월 27일 09시 기준으로 총 확진환자는 1595명, 격리해제는 24명, 사망자는 12명이라고 발표했다.

특히 대구시 코로나19 확진 환자는 전날 오전 9시 대비 340명이 증가돼, 총 1017명의 확진환자가 발생한 상황이다.

확진환자가 급증하면서 일선 현장에서 방역과 치료에 나설 의료인력이 부족해졌다. 지난 25일 대구시의사회 이성구 회장은 “응급실과 보건소 선별진료소에는 우리의 선후배 동료들이 업무에 지쳐 쓰러지거나 치료과정에 환자와 접촉해 하나둘씩 격리되고 있다”며 “환자는 넘쳐나지만, 의사들의 일손은 턱없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일과를 마치신 의사 동료 여러분들도 선별진료소로, 격리병동으로 달려와 달라, 할 일이 너무 많다”며 “지금 바로 의사회로 지원 신청을 해주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처럼 대구ㆍ경북 지역에는 방역, 선별진료, 진료지원 등 의료자원의 요구가 급격히 증가하자 보건당국과 지자체는 이 지역에 공중보건의들이 차출, 파견했다. 이들은 현재 교대로 의료업무지원을 하고 있다.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에 따르면, 대구 및 청도대남병원에 파견된 공보의는 약 100명의 인원이며, 이들은 주로 검체 채취팀에 포함돼 하루 30가정에 달하는 곳을 방문하며 격무 중이다. 

또한, 대구 외 전국의 역학조사관으로 일하는 의과 공중보건의사들은 새벽 2, 3시까지도 오는 급박한 사례분류에 응하며 업무수행을 전념하고 있다. 

특히 대공협 전ㆍ현직, 차기 회장도 대구로 파견되는 공보의 명단에 포함됐다. 대공협 김형갑 차기회장(34대)은 지난 26일부터 수성구보건소에서 근무하고 있고, 조중현 회장(33대)도 대구 파견을 자원해 다음달 파견이 결정됐다.
 
송명제 전 대공협 회장(32대)도 3월 중에 대구로 파견될 예정이다. 

조중현 회장은 “회원들은 자신의 생명을 담보로 대구로 파견되고 있다”며 “최소한의 행정적 도움은 물론이고, 감염에 노출될 수 있는 문제가 계속 대공협에 제보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조 회장은 “빨리 현장을 파악하고 직접 반영할 수 있는 도움의 길을 열어야한다는 생각에서 나 뿐만 아니라 김형갑 차기회장, 송명제 전 회장도 비슷하게 한 거 같다”며 “셋 다 서로 논의하진 않았지만 그런 마음이 같았는지 모두 대구, 경북으로 자원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대구, 경북 지원으로 자원만 하지 않았을 뿐이지 공보의들은 각 지역 선별진료소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며 “그곳에서 근무를 하다보면 많은 국민들의 걱정을 직접 접하게 된다. 그런 모습을 보게 되면 없던 사명감도 생기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떻게든 빨리 코로나19 사태를 해결하자는 마음을 갖게 됐고, 그런 연유에서 자원을 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며 “자원을 앞두고 있는 입장에서는 당국에서 인력을 소모하는 방법이 아닌 인력을 어떻게 하면 안전하고 지속적으로 진료를 볼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최대집) 역시 전폭적인 의료지원에 나섰다. 이를 위해 기존 대책TF를 확대ㆍ개편하고, 가장 먼저 코로나19 대구지역 확산세를 꺾기 위해 의료진을 파견하기로 결정했다. 

최대집 회장을 본부장, 박홍준 부회장(서울시의사회장)을 부본부장으로 두고, 위원으로는 의협 김대하 홍보이사겸의무이사(간사), 이상운 부회장, 김정하 의무이사, 대전시의사회 김영일 회장, 대한의학회 염호기 정책이사, 대한개원의협의회 유용규 학술부회장,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이한결 학술이사, 대한전공의협의회 여한솔 부회장, 대한응급의학회 이경원 대외협력이사, 대한지역병원협의회 홍성수 학술이사로 구성됐다. 추후 위원을 추가 구성할 예정이다.

대책본부 확대ㆍ개편 후, 의협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대구지역에 의료진을 파견하기로 결정하고, ‘대한의사협회 코로나19 대책본부’ 산하 지원위원회(위원장 안혜선 의협 사회참여이사) 중심으로 대구지역 방역에 앞장 설 의료진을 모집하기로 했다. 

이와 별개로 의협 방상혁 상근부회장이 의료진 파견 이전에 의료지원단장으로 직접 대구지역에서 진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방 부회장은 “협회 업무를 마무리하고 27일 오후에 대구로 갈 예정이다. 진료현장에 투입되고 환자를 직접 진료할 것”이라며 “가능한 빨리 내려가서 현장에서 환자를 돌보고, 전국에서 대구로 자원 오는 의사 회원들의 행정적 편의 등을 살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의협의 존재 이유는 국민 건강과 생명을 보호하는데 있다. 무엇보다 국민건강의 최일선에서 코로나19 극복을 이끌어 나가겠다”며 “모든 대한민국 의사들은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대구에 못 오는 의사들도 마음은 다 현장에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의료계에서는 후원계좌를 통한 지원과 격려의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젊은 의사들의 헌신과 노력에 의료계 선배의사들이 대공협으로 자발적인 후원금을 보내기 시작했다. 급격하게 다수의 후원금 문의가 들어옴에 따라, 대공협은 사용처를 제한한 별도의 계좌를 만들어서

관리 중인 상황이다.

대공협은 “후원금을 현장 의과 공중보건의사ㆍ군의관의 감염으로 발생할 수 있는 부차적인 의료비 제반 및 위로성금 예비비, 파견 의료진의 식품비 등을 주요 용처로 사용할 예”이라고 밝혔다. 

의협도 코로나19와 관련해 투입되는 의료진을 위해 모금에 나섰다. 

의협은 공식 후원계좌를 공개하며 “공보의, 군의관, 전공의 등 국민건강수호 최전선에 서있는 의료진들에게 우리의 따뜻한 마음을 전하겠다”며 “코로나19에 투입되는 의료진을 위해 따뜻한 마음을 전해달라”고 전했다.

의협에 따르면 성금 모금 시작 하루 만에 전국 각지에서 성금이 답지했다는 소식이다.

의협 박종혁 총무이사겸대변인은 “히포크라테스 선서 중 '나는 동업자를 형제처럼 여기겠노라'는 내용이 있다"면서 "정부에서 마스크 한 장조차 의료기관에 지원하지 않는 열악한 상황에서 코로나19와 외로운 사투를 벌이고 있는 우리 동료들을 돕기 위해 이렇게 회원들께서 히포크라테스 정신을 실천해주셔서 놀라움과 감사함을 전한다”고 말했다.

각 지역ㆍ직역의사회의 성금들도 대구시의사회로 향하고 있다.

또한 서울시의사회는 지난 21일 상임이사회에서 대구광역시의사회 지원에 대한 내용을 긴급 안건으로 올려,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서울시의사회가 지원한 금액은 1000만원으로, 이 돈은 마스크 등 의료용품 구입을 비롯해 대구시의사회 회원들의 진료활동 등을 지원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경상남도의사회는 대구시의사회외 1000만원, 경상북도의사회에 500만원의 성금을 전달하고 의협 차원의 성금모금 운동에 전 회원이 적극 동참도록 호소했다. 울산광역시의사회(회장 변태섭)도 성금 500만원을 기탁했다.

대한지역병원협의회(공동회장 박양동, 박원욱, 박진규, 신봉식, 이상운, 이동석, 이윤호, 장일태)도 지난 26일 대구ㆍ경북에서 사력을 다하고 있는 동료들을 지원하기 위해 기부금 2000만원을 의협에 전달하면서, 방역물품도 전달할 예정이다.

한국여자의사회(회장 이향애)는 지난 24일 성금 300만원을 대구시의사회에 전달했고, 대한정형외과의사회(회장 이태연)는 성금 500만원을, 대한아동병원협회도 성금 1000만원을 전달했다.

대한의원협회(회장 송한승)는 대구시의사회와 경북의사회에 각 500만원씩 총 1000만원의 성금을, 대한이비인후과 의사회(회장 박국진)도대구시의사회에 500만원 성금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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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 2020-02-28 16:03:11
지금 대구 간 공보의들 많이 피곤한데
공보의 더 보내주시면 안되나요?
방역복 입고 일하는 거 2~3시간만 해도 피로감이 너무 심할 것 같아요. 성금도 좋지만 더 많은 인력으로 노동량을 좀 줄여주시면 감사하겠어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