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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 연구진, AI 활용해 강력한 항생제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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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 연구진, AI 활용해 강력한 항생제 발견
  • 의약뉴스 이한기 기자
  • 승인 2020.02.24 17: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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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생제 내성균에 효과...후속 연구 계획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 MIT)의 연구진이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강력한 새로운 항생제를 발견했다고 20일(현지시간) 밝혔다.

MIT에 따르면 새로 발견된 항생제는 모든 항생제에 내성이 있는 일부 균주를 포함해 전 세계에서 가장 문제가 있는 질병 유발 세균에 효과가 있었으며, 두 가지 쥐 모델에서 감염을 치료한 것으로 관찰됐다.

연구진은 며칠 만에 1억 개 이상의 화합물을 선별할 수 있는 컴퓨터 모델을 통해 기존 약물과 다른 메커니즘을 이용해 세균을 사멸시킬 수 있는 잠재적인 항생제를 도출하려고 했다고 한다.

MIT 의료공학연구소 및 생물공학부의 제임스 콜린스 의료공학 교수는 “새로운 항생제 발굴 시대에 인공지능의 힘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을 개발하고자 했다”며 “우리의 접근법은 지금까지 발견된 항생제 중 가장 강력한 항생제 중 하나가 틀림없는 놀라운 물질을 도출했다”고 말했다.

이 물질은 과거 당뇨병약으로 연구된 적이 있으며, 연구진은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영화 ‘2001:스페이스 오디세이’에 나온 인공지능 컴퓨터에서 이름을 따 할리신(halicin)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환자로부터 추출해 실험용 접시에서 배양된 수십 개의 세균 균주에 대해 시험됐는데 클로스트리듐 디피실리균(Clostridium difficile), 아시네토박터 바우마니(Acinetobacter baumannii), 결핵균(Mycobacterium tuberculosis) 등 많은 치료 저항성 세균을 사멸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하기 어려운 녹농균(Pseudomonas aeruginosa)을 제외하고 시험된 모든 세균 종류에 효과를 보였다.

▲ MIT 연구진은 AI를 활용해 강력한 항생제를 발견했다고 최근 밝혔다. 연구진은 이 항생제가 항생제 내성균에 효과가 있음을 확인하고 후속 연구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 MIT 연구진은 AI를 활용해 강력한 항생제를 발견했다고 최근 밝혔다. 연구진은 이 항생제가 항생제 내성균에 효과가 있음을 확인하고 후속 연구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연구진은 살아있는 동물에서 할리신의 효과를 시험하기 위해 아시네토박터 바우마니균에 감염된 쥐에 할리신을 사용했다. 연구진이 이용한 아시네토박터 바우마니균은 모든 항생제에 내성을 갖고 있었지만 할리신이 포함된 연고를 바른 결과 24시간 내에 감염이 완전히 사라졌다.

예비 연구에 의하면 할리신은 세균의 세포막에서 전기화학적 구배를 유지하는 능력을 방해함으로써 세균을 사멸시키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진은 30일 치료기간 동안 대장균이 할리신에 대한 내성을 갖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에 비해 항생제 시프로플록사신(ciprofloxacin)에 대한 내성은 1~3일 이내에 발생하기 시작했고 30일 후에는 시프로플록사신에 대한 내성이 실험 시작 전보다 200배 더 강해진 것으로 분석됐다.

이외에도 연구진은 다른 유망한 항생제 후보물질들을 발견했으며, 더 많은 실험을 계획 중이다. 또한 이 컴퓨터 모델을 활용해 세균을 사멸시킬 수 있는 약물의 화학구조를 기반으로 신약을 설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MIT 컴퓨터공학인공지능연구소의 레지나 바질레이 전기공학컴퓨터과학 교수는 “이 머신러닝 모델은 기존 실험 방식으로는 엄청나게 비용이 많이 드는 가상의 방대한 화학적 공간을 탐색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연구진은 새로운 항생제를 인간에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하기 위해 제약회사 또는 비영리기관과 협력해 후속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다. 콜린스 교수와 바질레이 교수는 이 연구의 책임저자이며, 연구 논문은 국제 학술지 셀(Cell)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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