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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2024-04-20 06:03 (토)
“빠르게 발전하는 간암 치료옵션, 선택 기준도 달라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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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발전하는 간암 치료옵션, 선택 기준도 달라져야”
  • 의약뉴스
  • 승인 2020.02.1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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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산 아부알파-임호영-유창훈, 한ㆍ미 간암 전문가 대담
“환자에 따라 OS외 PFSㆍORR 등 다양한 평가변수 고려”
“전신치료, 더 이상 최후의 옵션이 아니다”

“배가 부르다는 것이 모두 양질의 식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10여 년간 넥사바(성분명 소라페닙) 외에 마땅한 대안이 없던 간암 치료제 시장에 최근 들어 다양한 옵션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

렌비마(성분명 렌바티닙)가 10여년 만에 처음으로 넥사바와 어깨를 나란히하며 1차 치료제로 등극했고, 1차 전신요법 이후에도 사용 가능한 치료 옵션들이 대거 등장했다.

최근에는 면역항암제 중 티쎈트릭(성분명 아테졸리주맙)이 아바스틴(성분명 베바시주맙)과의 병용요법으로 넥사바를 뛰어넘었다는 중간 연구 결과를 공개, 후속 발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기에 더해 면역항암제와 표적치료제의 다양한 조합이 그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어 간암 치료옵션도 한층 풍부해질 전망이다.

▲ 10여 년간 넥사바(성분명 소라페닙) 외에 마땅한 대안이 없던 간암 치료제 시장에 최근 들어 다양한 옵션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 이 가운데 에자이는 지난 8일,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유창훈 교수를 발제자로,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임호영 교수와 미국 메모리얼 슬로언 케터링 암센터 가산 아부알파 교수를 초청, ‘간암 최신 치료 트렌드와 최적 치료방안’을 논의하는 ‘한ㆍ미 간암 전문가 대담’을 개최했다.
▲ 10여 년간 넥사바(성분명 소라페닙) 외에 마땅한 대안이 없던 간암 치료제 시장에 최근 들어 다양한 옵션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 이 가운데 에자이는 지난 8일,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유창훈 교수를 발제자로,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임호영 교수와 미국 메모리얼 슬로언 케터링 암센터 가산 아부알파 교수를 초청, ‘간암 최신 치료 트렌드와 최적 치료방안’을 논의하는 ‘한ㆍ미 간암 전문가 대담’을 개최했다.

이 가운데 에자이는 지난 8일,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유창훈 교수를 발제자로,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임호영 교수와 미국 메모리얼 슬로언 케터링 암센터 가산 아부알파 교수를 초청, ‘간암 최신 치료 트렌드와 최적 치료방안’을 논의하는 ‘한ㆍ미 간암 전문가 대담’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 모인 간암 전문가들은 간암 치료제의 르네상스를 맞이하기에 앞서, 지난 10여 년간 진행된 연구들에 대한 현실적인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꾸준히 발전하고 있는 치료성적을 감안하면, 최근의 임상 연구 결과를 10여년 전의 시점에서 비교할 것이 아니라, 현재의 상황에 비추어 정당하게 재평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간암 치료 성적 향상...전체생존기간(OS)의 의미 퇴색
발제를 통해 주요 간세포암 임상연구들을 소개한 유창훈 교수는 특히 연구가 거듭될수록 치료성적이 꾸준히 향상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동일한 약제라 하더라도 10년 전에 진행된 연구와 최근에 대조군으로 포함된 약제의 생존기간에 큰 차이가 있다는 것.

▲ 유 교수는 보다 효율적인 연속치료를 위해 각 약제들의 특성과 각 환자의 컨디션을 고려, 개별 환자에 맞는 1차 치료제를 선택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 유 교수는 보다 효율적인 연속치료를 위해 각 약제들의 특성과 각 환자의 컨디션을 고려, 개별 환자에 맞는 1차 치료제를 선택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는 다양한 치료옵션의 등장으로 여러 차례 후속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며, 다른 한편으로는 그만큼 약제의 유효성을 평가함에 있어 전체생존기간(OS)의 가치가 퇴색하고 있음을 의미한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유 교수는 렌비마의 허가 임상인 REFLECT 연구의 사후분석 결과, 간기능을 포함해 전신상태가 좋은 환자에서 OS 개선이 더욱 뚜렷했다면서 전신요법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전신상태가 좋은, 보다 조기에 적극적으로 전신치료를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그는 보다 효율적인 연속치료를 위해 각 약제들의 특성과 각 환자의 컨디션을 고려, 개별 환자에 맞는 1차 치료제를 선택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최대한 간기능을 보존함으로써 선택할 수 있는 후속 치료옵션을 가능한 많이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으로, 이를 위해서는 보다 유연하게 약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급여기준 역시 개선되어야 한다는 부연이다.

◇임상연구 설계에 맞춘 급여기준, 데이터를 지나치게 제한적으로 해석
2007년, 넥사바는 약물로는 최초로 간암환자의 전체생존기간을 연장하며 간암치료제의 랜드마크가 됐다.

이후 후발주자들은 간암치료제로 승인받기 위해 최소한 넥사바 이상의 전체생존기간 연장 효과를 입증해야 했다.

10년 이상 수많은 후보물질들이 넥사바의 아성에 도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고, 넥사바를 넘어서진 못한 후발주자들은 넥사바 이후의 치료옵션으로 만족하며 하나 둘 자리를 잡았다.

그렇게 넥사바가 철옹성을 쌓는 사이, 약 10년 만에 처음으로 렌비마가 전체생존기간에서 비열등성을 입증하는 데 성공, 넥사바와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며 1차 치료제로 등극했다.

뿐만 아니라, 2차 평가변수였던 반응률(ORR)과 무진행생존기간(PFS)에서는 보다 나은 성적표를 내놓으며 넥사바의 아성에 도전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넥사바가 지난 10여 년간 유일한 1차 전신요법제라는 지위를 누린 덕에 다양한 2, 3차 후속 치료옵션을 확보한 반면, 새롭게 등장한 렌비마는 입증된 후속 치료옵션을 확보하지 못한 것.

결국 렌비마는 건강보험 급여를 인정받으며 사용할 수 있는 후속 치료제가 부재해 1차 치료제로서의 경쟁력이 떨어졌다.

▲ 임호영 교수 역시 “이제 시퀀스가 1~3차까지 나오고 있어 환자가 처음 전신치료 시작하고 2년 이상의 생존기간을 넘볼 수 있게 됐다”면서 “그런데 렌바티닙으로 치료를 받게 되면 시퀀스에 한계가 있다는 것은 아쉬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 임호영 교수 역시 “이제 시퀀스가 1~3차까지 나오고 있어 환자가 처음 전신치료 시작하고 2년 이상의 생존기간을 넘볼 수 있게 됐다”면서 “그런데 렌바티닙으로 치료를 받게 되면 시퀀스에 한계가 있다는 것은 아쉬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유 교수가 급여기준의 유연한 변화를 촉구한 이유로, 비록 우리나라의 보험 시스템에서 약제를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 하더라도, 문구에만 집착해 급여에 한계를 두는 것은 옳지 않다는 지적이다.

패널들 역시 유 교수의 지적에 공감했다. 특히 아부알파 교수는 “연구 설계에 충실한 의사결정이긴 하지만, 너무 제한적인 관점에서 해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2차 치료제의 임상연구에서 선행 요법을 넥사바로 진행한 것은 과학적 판단이 아니라 당시의 여건 때문이었으며, 이제는 현재의 시점에 맞춰 이를 재평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그는 “상황에 따라 환자에게 쓸 수 있는 최상의 약제를 사용하고, 다음 치료로 넘어가면 또 최상의 시나리오를 짤 수 있어야 한다”면서 “현실적으로 다음 옵션이 무엇인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지만, 최상의 치료제를 쓸 수 있는 기회를 버리거나 아껴두거나 포기하는 것 자체가 적합한 접근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실례로 “FDA에서는 연구 당시 상황과 같은 전반적인 맥락을 잘 이해해 주어서 렌바티닙 치료 이후 다른 치료제를 사용하는 것을 납득하고 이해해 주고 있으며,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임호영 교수 역시 “이제 시퀀스가 1~3차까지 나오고 있어 환자가 처음 전신치료 시작하고 2년 이상의 생존기간을 넘볼 수 있게 됐다”면서 “그런데 렌바티닙으로 치료를 받게 되면 시퀀스에 한계가 있다는 것은 아쉬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특히 그는 “모든 환자들이 다 임상을 해서 그런 요건을 충족해야만 허가를 받을 수 있는 지에 대한 의문이 있다”면서 “문헌 문구에 집착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은 실제 임상과 임상연구에서 활동하시는 분들 대부분이 동의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간암 치료 성적, PFSㆍORR 등 다양한 변수 고려해야
오히려 이제는 환자들이 다양해진 전신치료옵션을 보다 폭넓게 활용할 수 있도록 1차 치료에서 전신상태를 최대한 유지할 수 있는 옵션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지적이다.

과거에는 전신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옵션이 하나뿐이라서 최대한 국소치료를 시행한 후에야 전신치료를 시도했지만, 이제는 사용 가능한 옵션이 늘어 최적의 전신치료 시점과 개별 환자에 맞는 옵션을 고민해야 하는 시대가 된 만큼, 1차 치료제의 평가기준으로서 전체생존기간 뿐 아니라 무진행생존기간(PFS)과 반응률(ORR), 나아가 부작용까지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것.

이와 관련 임 교수는 “반응률이 좋다는 것은 환자에게 추가적인 여지가 있음을 시사한다”면서 “예전에는 환자가 국소치료를 할 수 없는 상태라 전신치료로 넘어왔겠지만, 이제는 전신치료의 효과가 좋으면 다시 국소치료로 넘어갈 수 있는 상태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렌바티닙을 연구한 일본의 쿠도 교수에 따르면 전신치료로서 병기가 감소되는 환자들(종양 축소는 병기 감소와 연관)이 나올 수 있다”면서 “또한 렌바티닙은 부작용면에서 봤을 때, 환자들이 가장 불편해하는 부작용인 수족증후군이 소라페닙 대비 낮게 나오는데, 이는 환자들이 선호하는 부분”이라고 부연했다.

▲ 아부알파 교수는 “이제 OS 만으로 상황을 판단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면서 “OS 뿐만 아니라 PFS, 반응률 등을 감안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아부알파 교수는 “이제 OS 만으로 상황을 판단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면서 “OS 뿐만 아니라 PFS, 반응률 등을 감안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부알파 교수 역시 “이제는 OS 만으로 상황을 판단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면서 “OS 뿐만 아니라 PFS, 반응률 등을 감안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환자 관점에서 중요한 것은 더 높은 유효성(efficacy)과 내약성”이라며 “유효성 면에서 더 좋은 치료 효과를 줄 가능성이 높은, 즉 반응률, PFS 등이 높은 약이 등장한 것은 환자 입장에서도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라고 강조했다.

실례로 “미국에서는 1차에서 렌바티닙을 사용하고 이후 2차 치료로 펨브롤리주맙을 사용하는 것이 지배적”이라며 “이처럼 렌바티닙을 1차 치료제로 사용하고 환자가 암이 진행되면 다른 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어 환자 생존기간을 최대 2년 반 까지 연장시킬 수 있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한 유 교수는 “이제 전신치료는 국소치료 후 더 이상 할 수 있는 것이 없을 때 고려되는 최후의 수단이 아니라, 간기능이 보존된, 조금 더 조기의 병기에서도 국소치료와 비교해 환자에게 적절하다면 먼저 적용될 수도 있는 치료법으로 고려되는 단계까지 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배가 부르다고 해서 똑같은 식사를 한 것은 아니다"라며 “(약제의 선택은) 진료 현장에서 환자의 니즈에 따라 접근을 달리해야 하며, 과학적인 측면보다 임상 현장에서 환자가 가장 원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나아가 “1, 2차에 여러 가지 치료 옵션이 등장한다 하더라도 하나의 약제가 모든 것을 다 커버하지는 못한다”면서 “삶의 질이나 내약성, 효과 등 고려할 수 있는 부분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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