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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전통 의학 교류 “용어 표준화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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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전통 의학 교류 “용어 표준화부터”
  • 의약뉴스 한지호 기자
  • 승인 2020.01.16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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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연ㆍ한의협 토론회...용어 사전 편찬 시작
▲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는 ‘남북 전통의학 용어 표준화를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는 ‘남북 전통의학 용어 표준화를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통일 시대를 앞두고 남북의 전통의학 교류를 위해 용어 표준화를 먼저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임상자료와 연구자료를 서로 공유하기 위해서는 용어 표준이 그 첫 걸음이 되며, 나아가 공동 연구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한의학연구원과 대한한의사협회는 이를 위해 올해부터 남북 전통의학 용어사전 편찬 연구를 시작했다.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는 송영길 의원, 원혜영 의원, 김상희 의원 주최, 한국한의학연구원, 대한한의사협회 주관으로 ‘남북 전통의학 용어 표준화를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분단 이래 남북의 전통의학은 명칭부터 달라져 다른 길을 걷고 있다. 남한에선 한의학으로, 북한에선 고려의학으로 변경됐으며, 단절로 인해 사용 약재, 용어, 질환 범위 등이 달라졌다.

이번 토론회는 두 전통의학이 오랜 세월동안 다른 길을 걸어왔으나 같은 뿌리를 두고 있는 만큼, 용어 표준이 그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 최현규 단장은 “서로 다른 기술체계와 언어 정책에 따른 용어의 이질화 해소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최현규 단장은 “서로 다른 기술체계와 언어 정책에 따른 용어의 이질화 해소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첫 주제발표는 최현규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북한과학기술네트워크 단장은 ‘남북 과학기술 전문용어 비교’를 주제로 과학기술 전반에 나타나는 남북간 용어 차이를 설명했다.

최현규 단장은 “서로 다른 기술체계와 언어 정책에 따른 용어의 이질화 해소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며 “분단 이후 남북간 이질성이 심화되며 일반용어는 38%, 전문용어는 66%의 차이를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은 한자폐지 이후 순우리말 위주 말 다듬기 운동을 진행하고 있고 외래어 유입을 차단해온데다, 남북의 기술 공여국이 달라 기술 발전에 따른 이질성이 심화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최 단장은 남북한이 전문용어를 서로 비교할 수 있는 비교 플랫폼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용자들이 어디서나 손쉽게 웹사전 형태의 플랫폼에 접근할 수 있고, 대량 업로드ㆍ다운로드를 통해 지속 업데이트를 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현규 단장은 이를 위한 기반으로 ‘과총’ 등 국내 데이터와 북한의 학술용어전자사전 ‘거울 2.0’ ‘비약’ ‘광명사전’ 등을 이용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은 고려의학 역시 디지털화 하고 있다”며 “2008년 고려의학대사전, 2015년 고려의학고전자료열람체계 등을 전자형태로 구축했다”고 말했다.

최 단장은 “전문용어 비교는 남북 과학기술 교류 협력의 기초 작업”이라며 “이를 통해 과학기술의 동질성을 회복하고 학술 교류 소통 문제 해소, 과학기술자간의 의사소통을 원활화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주제발표로는 최문석 대한한의사협회 부회장이 ‘남북 전통의학 용어 사전 편찬 연구 소개’를 주제로 연구의 의의와 추진 상황을 설명했다.

최문석 부회장은 “북한은 원작 내용을 살리면서 한자말을 가능한 현대 우리말로 풀어쓰는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도 “그래도 한자를 기반으로 풀어서 썼기 때문에 남북 간 일치율이 높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일치율이 높은 만큼 보다 수월하게 전통의학 용어 사전을 편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의학의 경우 남북 의학용어 사전 편찬 사업을 여러 선행 연구를 거쳐 지난해 시작했으며, 한의학은 올해 남북 전통의학 용어사전 편찬 연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국한의학연구원과 대한한의사협회가 공동 주관해 6000만원의 예산을 바탕으로 이달 1일부터 오는 7월31일까지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연구 내용은 ▲사전 편찬 방법론 구축 ▲분야별 남북 전통의학 용어 수집 및 DB 구축 ▲남북 전통의학 용어사전 편찬 위원회 구성ㆍ운영 ▲용어 비교 분석 ▲종합 용어집 편찬 등이다.

최문석 부회장은 용어집을 기반으로 표준 안을 마련해 표준 용어 사전을 출간할 것을 제언했다.

최 부회장은 “이를 위해서는 남북 전통의학 전문가, 사전 전문가가 모여 정확한 최신 남북의 용어를 제공하고 지속적 협의를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토론회에서는 통일부, 과기부, 복지부 등 정부부처 관계자와 연구 관계자들이 남북 전통의학 교류ㆍ협력을 위한 용어 표준화 방안에 대해 논했다.

최성열 대한한의학회 교육이사는 “용어 표준화를 위해서는 공통된 소재와 행위에 대한 개념을 먼저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 정영훈 과장은 “복지부에서도 남한의 자본과 북한의 한약자원을 결합한 협력을 계획중인데 용어 표준화를 통해 보다 수월하게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정영훈 과장은 “복지부에서도 남한의 자본과 북한의 한약자원을 결합한 협력을 계획중인데 용어 표준화를 통해 보다 수월하게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성수현 한국한의약진흥원 공공정책팀장은 “용어 표준화를 한다는 것이 단순하게 용어를 대조하고 합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전통의학 시스템을 이해하고 공통된 통계를 생산할 수 있는 근거가 돼 연구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영훈 보건복지부 한의약정책과장은 “남북의 보건ㆍ복지를 어떻게 연계를 할 것인가는 오랫동안 풀리지 않던 숙제”라고 말했다.

정 과장은 “우리나라 안에서도 여러 분야에서 용어가 바뀔 때 소통에 어려움이 발생하곤 하는데, 더욱 이질감이 큰 남북 간에는 더욱 용어 표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복지부에서도 남한의 자본과 북한의 한약자원을 결합한 협력을 계획중인데 용어 표준화를 통해 보다 수월하게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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