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없는 대행 업체 선정 논란...결과 보고도 아직
시작 전부터 부스 유치 등 여러 잡음이 일었던 대한의사협회 의학문학축전이 결국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
의학문화축전이 마무리되고 해가 바뀌었지만 현재까지 이에 대한 결과물이나 총평 등 내부적으로 명확히 보고되지 않았고, 심지어 의료계 일각에선 의협의 어설픈 준비와 행사 진행으로 흥행에 실패했다는 지적까지 제기되고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의학문화축전은 행사대행업체 선정부터 잘못된 상황이다. 실적도 없는 업체를 선정한데다 입찰 이후 불리한 조건으로 계약서를 수정했다는 지적이다.
의협은 약 6억원을 행사 비용으로 책정, 3억원은 현금으로 업체에 지급하고, 나머지 3억원의 경우 업체가 부스에서 현물이나 현금으로 충당하기로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계약서를 수정하면서 단서조항이 달렸는데, 업체가 나머지 3억원 중 현금에 대한 부분을 충족하지 못할 시 50%를 의협에서 충당하기로 한 것이다.
실제로 의협은 계약서를 변경한 탓에 업체가 충당하지 못한 현금을 지급해줘야 하는 상황이며, 최근 상임이사회에서 미충당 후원금 50%인 1722만원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한 의료계 관계자는 “업체에서 8~9000만원을 손해를 봤는데 회계상으로만 줄여 1722만원의 금액을 지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유리한 조건으로 계약을 가져가야하는데 왜 불리하게 계약을 변경했는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의협의 미숙한 진행으로 의학문화축전의 흥행이 사실상 실패했다는 지적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국민과 함께하는 축전을 만들자는 취지는 좋았지만, 정말 취지만 좋았다는 게 의료계 일각의 지적이다.
또 다른 의료계 관계자는 “국민과 함께하는 축전을 만들고 싶다는 취지는 좋았으나 성급하고 어설프게 행사를 준비하다보니 국민과 소통하기는커녕 오히려 부스에 참여한 업체에 사과해야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마치 취업박람회 같이 부스를 해놔서 사실상 참여도 부족했고, 광고주들이 욕할 정도로 불만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돈은 돈대로 쓰고, 창피한 행사를 진행한 것에 의협은 반성해야한다”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의학문화축전이 마무리되고 해가 바뀌었음에도 총평이나 보고가 전혀 없다는 점도 비판대상이다.
한 의사회 임원은 “행사를 마무리했는데 빨리 결과물에 대한 내부적인 총평이나 보고가 있어야하는데 깜깜무소식”이라며 “조속한 시일 내에 총평을 통해 문제점 해결과 보완할 점을 논의해 여유를 갖고, 다음 행사 준비해야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의협은 시행착오를 인정하면서도 예산범위 안에서 치러졌다고 해명했다.
의협 박종혁 홍보이사겸대변인은 “의학문화축전은 시기적으로 촉박한 상황에서 기존과 달리 축전의 형태로 새로운 시도를 했기 때문에 만족할 만한 후원을 이끌어내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초기에 설정한 4억 2000만원 수준에서 행사가 마무리 됐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처음 계약 당시 적자를 충당해주는 조항이 없던 것이 사실이나 내부적으로 일반 기업에 갑질하는 모양새가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 많아 계약 내용을 변경한 것”이라며 “만족스럽지 못하더라도 첫 술에 배 부를 순 없다. 시행착오를 보완하고 올해는 보다 내실 있게 준비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또한 총평의 대해선 “임시 대의원총회나 의정협의 등 여러 일정을 소화하느라 의학문화축전에 대한 총평이 늦어진 것이 사실”이라며 “늦어도 1월 중으로 공식적인 보고를 진행하고, 다음 행사를 위한 논의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