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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치료, 늘어난 옵션에도 혈당조절률은 불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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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치료, 늘어난 옵션에도 혈당조절률은 불만족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19.11.28 06: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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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혈당 도달률 32% 그쳐...“적극적 인슐린 치료 고민해야”

“당뇨병, 처음부터 강력하게 정상혈당으로 떨어뜨려야”

2000년대에 접어들어 신약 개발의 트렌드가 희귀난치성 질환으로 옮겨가고 있지만, 만성질환 중에서도 당뇨병치료제 만큼은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란투스로 대표되는 장기지속형 인슐린에 이어 부작용의 부담을 크게 줄인 DPP-4 억제제와 심부전 치료제로 거듭난 SGLT-2억제제, 주 1회 투약 시대를 연 GLP-1 유사체까지 이전 치료제의 한계를 넘어선 새로운 약제들이 지속적으로 선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장기지속형 인슐린에서도 투약 시간에 여유를 주고, 저혈당의 위험을 낮춘 2세대 인슐린들이 등장, 자웅을 겨루고 있다.

하지만, 날로 늘어나는 치료옵션에도 불구하고 당뇨병 환자의 목표혈당 도달률은 좀처럼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혈당 조절률은 여전히 30% 초반에 머물러 있다. 당뇨병환자가 스스로 병이 있음을 인지하고 있는 비율도 70%정도에 머물고 있고, 그나마도 절반만 치료를 받고 있는데, 혈당조절률 마저 30%에 머물고 있는 것.

이에 당뇨병에 대한 적극적인 진단과 함께, 진단 초기부터 강력한 옵션을 사용해 적극적으로 혈당을 낮춰야 한다는 것이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 권혁상 교수의 지적이다.

특히 권 교수는 옵션이 다양해지면서 오히려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는 인슐린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당뇨병 치료, 처음부터 강력한 혈당 강하 필요
대한당뇨병학회가 지난 10월 ICDM2019에서 발표한  ‘한국 당뇨병 및 합병증 팩트시트(Diabetes & Complications in Korea)’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당뇨병 환자의 대혈관 합병증은 줄어들었지만, 미세혈관 합병증은 오히려 증가했다.

기존의 연구에 따르면, 미세혈관 합병증은 혈당조절률과 연관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미세혈관 합병증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30%에 불과한 혈당조절률과도 어느정도 관련이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권 교수는 30%에 불과한 혈당조절률에 대한 해석에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고령의 당뇨병 환자가 늘어나고 있음을 감안하면 당화혈색소 6.5%를 기준으로 하는 혈당조절률을 그대로 받아들이긴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고령의 환자들에 따라서는 6.5%라는 목표가 과할 수 있다는 지적으로, 환자의 컨디션에 따른 개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주요 가이드라인의 컨셉은 처음부터 강력하게 정상혈당으로 떨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트포르민으로 시작해 점차 용량과 약제의 가짓수를 늘려가고, 이후 인슐린으로 넘어가는 전통적인 방법보다 최근에는 처음부터 강력하게 혈당을 떨어뜨릴 수 있는 옵션을 선호하고 있다는 것.

이와 관련 권 교수는 “다양한 옵션 가운데 인슐린은 혈당강하효과가 가장 강력한 약제”라며 “특히 초기에 인슐린을 사용해 강력하게 혈당을 낮추면 베타셀 기능 개선의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고, 관해를 이룰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인슐린에 대한 맹목적인 거부감이 워낙 크고, 이들을 설득하는 과정 또한 만만치 않아서 인슐린외의 옵션을 최대한 오래 유지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주요 가이드라인이 비(非)인슐린 옵션으로 목표혈당에 이르지 못할 경우, 빠르게 인슐린을 선택하도록 권고하고 있는 것과 달리 실제 인슐린 처방률은 갈수록 줄어들어 한 차릿수로 접어들었고, 오히려 가이드라인에서 권고하지 않는 조합의 경구제를 처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초기 용량적정 기간, 환자 순응도ㆍ예후와 연관
환자들이 인슐린을 거부하는 이유는 주사제에 대한 막연한 공포와 저혈당에 대한 두려움, 인슐린 치료가 마지막이라는 우려 등이다.

특히 의료진의 적극적인 설득으로 어렵게 인슐린 치료에 나선 환자들 중에서도 초기 용량적정 기간에 저혈당이 발생하면 이내 인슐린 치료를 포기하거나 적정용량보다 적은 용량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용량적정 기간에 저혈당의 발생 위험이 적은 약제를 선택하는 것도 인슐린의 순응도를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 권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인슐린 투약 초기 3개월간의 저혈당 발생률과 혈당강하효과가 장기간 저혈당 발생과 혈당강하의 예측 지표가 된다”면서 “무조건 용량적정기간에 빠르게 용량을 올리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늘어난 인슐린 옵션, 개별화된 치료에 긍정적
인슐린 내에서도 옵션은 다양해지고 있다. 1세대 장기지속형 인슐린 란투스보다 저혈당의 위험을 낮췄다는 2세대들이 등장했고, 란투스 바이오시밀러들은 보다 저렴한 약가로 선택의 폭을 넓혔다.

이 가운데 2세대 인슐린들은 앞다둬 경쟁제품보다 뛰어났다는 연구결과를 소개하며 자웅을 겨루고 있다.

뿐만 아니라 피크 타임을 앞당긴 속효성 인슐린, 인슐린에 GLP-1 유사체를 결합한 통합제제 등 인슐린의 무한 변신이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 권 교수는 “2세대 인슐린이 1세대보다 좋다거나, 2세대 인슐린간에 어떤 인슐린이 더 좋다고 할 수는 없다”면서 “환자에 따라서는 피크가 조금 더 있는 1세대 인슐린이 필요한 경우가 있고, 2세대 인슐린으로는 혈당이 잘 안떨어지는 환자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2세대 인슐린의 등장으로 다양한 패턴의 환자에 더 좋은 무기들이 생긴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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