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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부정맥학회 “환자들을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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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부정맥학회 “환자들을 생각하자”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19.11.13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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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트 리듬의 날 제정...미션ㆍ비전 선포

“대한민국에서 부정맥을 안고 살아가기란 너무나 힘들다.”

대한부정맥학회(이사장 오용석)가 11월 11일을 ‘하트 리듬의 날’로 제정하고 부정맥 극복을 향한 미션과 비전을 선포했다.

지난 1997년 대한심장학회 산하 부정맥연구회로 시작해 2017년 학회로 정식 출범한 대한부정맥학회는 12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미션ㆍ비전 선포식을 개최하고 학회로서의 사회적 책임에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지난 2018년 학회 출범에 맞춰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국민의 90%가 부정맥의 주요 질환인 심방세동에 대해 알지 못하며, 주요 증상인 두근거림이 있어도 85%가 병원을 찾지 않는다는 충격적인 결과를 받아들고, 연구실에서 벗어나 국민인식 개선에 박차를 다하겠다는 다짐이다.

이와 함께 학회는 사회적 부담이 큰 뇌졸중은 물론 젊은 돌연사의 주요 원인인 부정맥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차원의 제도적 지원과 함께 의료계 내부의 인식 전환도 촉구하고 나섰다.

▲ 대한부정맥학회(이사장 오용석)가 11월 11일을 ‘하트 리듬의 날’로 제정하고 부정맥 극복을 향한 미션과 비전을 선포했다.

◇부정맥 질환 극복에 기여...국민 건강 증진에 일조
학회는 이 자리에서 새로운 미션 ‘심장의 건강한 리듬을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혁신한다’와 비전 ‘부정맥 극복을 위한 창의적 연구, 인재교육 및 국민인식개선을 통해 의료의 선진화를 주도해 나가는 학회’를 선포했다.

이와 함께 맥박을 측적하는 손가락 모양을 형상화, 매년 11월 11일일 ‘하트 리듬의 날’로 제정하고 ‘11월 11일에는 맥박을 측정해 보세요’라는 슬로건으로 부정맥 자가 진단법 홍보와 국민 인식 개선을 위한 캠페인을 전개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학회 오용석 이사장은 “학회란 발전된 의학과 발전된 지식, 그리고 더 나은 치료법을 발견하기 위해 탐구하는 모임”이라며 “그에 못지않게 학회는 사회에 봉사, 헌신, 기여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사회적으로 더 봉사하고, 더 큰 그릇 안에서 학회의 이념을 달성하고자 미션 및 비전선포식을 개최하게 됐다”고 취지를 밝혔다.

이에 학회는 숙원사업인 ▲심전도 국가검진 포함을 통한 심방세동 등 부정맥 진단률 향상, ▲ICT 기반 진단 및 치료 등의 최신 의료기기 도입제도 선진화 ▲급사-유전성부정맥 등 사각 계층 희귀질환에 대한 산정특례 및 장애등급 지정 등을 주요 정책사업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심전도 국가검진 사업 통해 뇌졸중ㆍ돌연사 예방
이 가운데 심전도 국가검진사업은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고 있다는 것이 학회측의 설명이다. 최근 보건복지부를 통해 40세 이상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한 국가검진사업에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는 것.

학회측은 심전도 국가검진사업이 심방세동 등 부정맥을 조기에 진단, 뇌졸중이나 돌연사로 이어지는 것을 예방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간단한 심전도 검사를 통해 증상이 없이 위험한 상황에 이르러서야 발견되는 현실을 타개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다만, 1차 의료기관에서는 심전도 검사를 위해 검사실과 의료기기, 의료기사까지 확보해야 하는 반면, 검사 수가가 형편없이 낮고 그나마 판독료는 수가에 반영되지 않는 현실을 지적하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와 관련, 대한부정맥학회 김영훈 전(초대) 회장은 “국가검진에 심전도가 포함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며 “어느 정도 위험군이 되면 검사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확보된 나라에서 사는 것과 많이 진행된 이후에야 발견되는 나라에서 사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국민 소득이 3만 달러를 넘어서고 있음에도 아직 이러한 상태”라며 “환자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심전도 국가검진의 비용효과성 역시 잘못된 자료를 근거로 하고 있다는 것이 학회측의 지적이다.

오동진 전 대한부정맥연구회장은 “우리나라의 심전도 수가는 해외의 5분의 1에서 10분의 1 수준”이라며 “이러한 근거가 우리나라의 (심전도 검사의 비용효과성을 따지는) 이론적 배경이 될 수 없다”고 꼬집었다.

반면 “심전도를 통해 여러 가지 질환을 진단하고 치료하며, 질병 예방에도 활용할 수 있다”면서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고위험군을 선별해 하겠다는 것으로, 이들에게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심방세동을 미리 진단해 뇌졸중을 예방할 수 있으며, 예측 불가능한, 유전질환에 의한 심장마비도 심전도를 통해 미리 찾아낼 수 있다”고 역설했다.


◇원격 모니터링, 심장질환자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
원격 모니터링을 비롯한 최신 의료기술의 도입도 학회의 숙원 과제 중 하나다.

부정맥 분야는 그간 치료제보다 의료기술과 의료기기의 발전이 더욱 돋보였던 분야로, 최첨단 의료장비와 의료기술이 부정맥 환자의 예후 개선에 기여해왔다.

하지만, 최첨단 기술은 ‘신의료 기술 평가’와 ‘급여 적절성 평가’라는 제도적 장벽이 번번이 발목을 잡고 있고, 원격 모니터링은 개원가의 반대에 막혀 교착상태에 빠져 있다.

이와 관련 김영훈 전 회장은 “부정맥 분야는 의학 분야 중에서도 가장 노동집약적이면서 가장 기술집약적인 분야”라며 “우리나라는 부정맥 전문의가 많지 않지만, 그럼에도 세계적인 업적을 내는 리더가 많다”고 내세웠다.

특히 “원격 진료나 새로운 의료서비스를 도입하면 환자들이 실질적으로 혜택을 볼 수 있는 분야”라며 “하지만, 원격진료나 모니터링이 가능한 페이스메이커. 제세동기 조차 그 기능을 끄고 들어오는 것이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나 그는 “오히려 원격 진료가 가능해지면, 개원가에서도 환자의 폭이 넓어져 윈윈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원격 모니터링이 가능해지면, 대학병원에서 시술 받은 환자들이 매번 지방에서 서울로 상경할 필요 없이 가까운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어 개원가에도 이득이 될 수 있다는 것.

이에 김 전 회장은 “이 분야만이라도 예외적으로 원격 진료를 허용해야 한다”며 “개선해야 할 것은 개선해야 하는, 엄중한 시기”라고 일갈했다.

또한 최기준 부회장은 “심장질환 중 판막질환은 심초음파를 아무 때나 할 수 있고, 관상동맥질환도 아무 때나 검사를 할 수 있지만, 부정맥은 그 순간이 아니면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이를 간단하게 장착해 체크할 수 있는 기기가 전세계에서 많이 나와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안된다”고 토로했다.

이어 “원격 진료와 원격 모니터링은 따로 떼어 생각해야 한다”며 “이를 원격 모니터링으로 따로 떼어 진행하면 먼저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최첨단 달리는 부정맥 치료, 제도가 발목 잡지 말아야
학회는 최첨단 의료기기의 조기 도입을 위해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허가나 급여 절차가 늦어지면서 환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다.

학회 최종일 총무이사는 “일본의 경우 우리나라보다 심장박동기 삽입률이 10배 정도에 이른다”며 “이는 문화적인 차이도 있겠지만, 급여환경이나 제도적인 문제도 자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부정맥 질환이야말로 최첨단 의료기기의 총아로, 이를 통해 치료와 진단이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라니라에서는 신제품 도입이 지연돼 미국은 물론 대만보다 늦다”면서 “최근 도입을 준비하고 있는 신제품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로 인해 “국민들에게 제대로 된 의료혜택이 제공되지 않고 있다”면서 “이는 신기술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한 요구조건이 까다롭고, 급여권 내에서 추가 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운 구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나아가 그는 “신제품 도입 지연이 단순히 공급제한 뿐 아니라 국민의 의료질 저하, 장기적으로는 조기 치료로 이어지지 못해 발생하는 국가부담, 부정맥 학회 차원의 연구역량이나 국제적 위상 저하로도 이어지고 있다”며 “반드시 개선되어야 할 분으로, 이에 학회의 역량을 결집하겠다”고 밝혔다.

◇부정맥 환자, 제도적 지원 필요
끝으로 학회는 부정맥 환자들을 위한 제도적 지원을 호소했다. 부정맥 환자들이 어렵게 생존하게 되더라도 자립이 어려워 제도적 지지가 필요하다는 호소다.

오용석 이사장은 “운 좋게 돌연사의 위기를 넘긴 젊은 환자들은 제세동기를 삽입했다는 이유로 취업의 제한을 받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정특례 대상도 되지 않아 젊은 나이에 어렵게 생존하고도 스스로 삶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이어 “류마티스 관절염이나 강직성 척추염 등에는 산정특례의 혜택이 있는데, 돌연사의 위기를 겪은 분들에게는 제세동기 시술 외에는 모든 부분에서 혜택이 없다”며 “산정특례나 장애등급 지정 등 이들을 위한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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