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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공백’ 흉부외과, 난제 해결 고육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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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공백’ 흉부외과, 난제 해결 고육책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19.11.06 06: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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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병원 스태프 재교육...'비상상황' 위기 의식
▲ 오태윤 전 이사장(왼쪽)과 김승진 회장.

오랫동안 전공의 지원이 적었던 탓에 ‘인력공백’이 우려되는 흉부외과계가 인력문제 해결을 두고 여러 가지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이중 과거 대학병원 교수 등 스태프로 채용되지 못한 의사들을 ‘재교육’ 후 활용하는 방안도 있었다.

대한흉부외과학회 오태윤 전 이사장(강북삼성병원 진료부원장)은 지난 5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인력공백으로 인한 흉부외과계 인력난에 대해 언급했다.

오 전 이사장이 진단한 문제점은 최근 몇 년간 누적된 전공의 모집 미달로 인한 인력부족으로, 이로 인해 서울은 물론, 지방에서도 흉부외과 전문의를 구하지 못해 해당 병원의 교수들이 정년퇴임하면 관련 수술 등을 진행할 수 없을 지적했다.

그는 “내가 전공의를 하고 전문의를 땄던 시절은 전공의들이 늘어났던 시절이다. 당시엔 관련 수술이 많아지고, 업무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에 각 대학병원마다 흉부외과가 많이 생기고 전공의 교육도 많았다”며 “그렇게 몇 년이 지나다보니 대학병원 자리는 한정돼 있는데 흉부외과 의사 배출은 많으니 배출된 의사 두 명 중 한 명은 대학병원에 남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흉부외과 의사가 자신의 전공을 제대로 살리려면 종합병원급 이상에 취업하지 않으면 재능을 제대로 활용할 수 없었지만 자리는 한정돼 있었다”며 “그때 당시 나도 좋아서 흉부외과를 했지만 대학에 남아있지 못했던 사람 중 하나였다”고 전했다.

그렇게 배출되는 흉부외과 의사 수를 대학병원이 감당하지 못했던 시절이 90년대 전후에서 2000년대 초반까지 이어졌고, 이후에는 흉부외과를 지원하는 전공의가 급감하면서 현재는 교수 요원으로 쓸 수 있는 육성된 전문의들이 고갈된 상태라는 게 오 전 이사장의 설명이다.

오 전 이사장은 “내 세대만 살펴봐도 대학병원 자리는 2~30정도였는데, 배출된 인원은 4~50명 정도였다. 대학병원에 남지 못한 인원은 일반병원에 있다가 개원을 하게 됐다”며 “지금 대학병원에 남아있는 동기들을 보면 5~6명 정도밖에 없다. 그래서 당시 대학병원에 남지 못했던 의사들 중 현업에 있는 이들을 재교육해서 다시 쓰자는 의견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이는 우리나라에서 어쩔 수 없이 바라는 상황이 온다면 고려할 수 있는 일로, 우리 세대만 해도 정년이 10년이 채 안 남았다”며 “그리고 그들을 당장 쓸 수 없기 때문에 6개월 이상의 단기간 집중 심화 재교육 코스를 빅5병원 등에서 받은 뒤, 전국 병원으로 갈 수 있을 것. 그렇지만 우리 인원을 쓰는 것은 비상상황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개원가 단체에서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상황이다.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의사회 김승진 회장은 “동의하지만 구체적 방안으로 개업 이상의 메리트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전문의 과정과 펠로우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재교육 6개월이나 1년은 너무 길고 3개월이면 충분하다”며 “어떤 구체적인 방법만 합의가 된다면 굉장히 좋은 아이디어라고 본다.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되고 머리를 맞대야 한다면 함께 고민해 볼 수 있는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흉부외과계라고 해도 학회와 의사회에서 바라보는 흉부외과 전문의 인력 문제는 달랐다. 학회는 전공의를 포함해 절대적인 흉부외과 의사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봤지만, 의사회는 전문의 취득 후에 일할 곳을 구하기 힘들다는 진단이다.

오태윤 전 이사장은 “지난해 전공의 지원자가 31명으로 상황이 좋아지고 있지만 장기간 불황을 겪어서 퇴직자가 생기면 공백이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소위 빅5 등 대형병원 말고는 흉부외과 전문의 채용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에 반해 김승진 회장은 “현실을 모르고 하는 소리로, 어떤 개인병원 원장은 30대 후반인데 트레이닝을 받고 갈 곳이 없어서 요양병원에 있다. 불과 전문의 딴 지 3년도 안된 사람이다”며 “40대 초반인 한 전문의도 갈 곳이 없어서 지방병원 응급실에서 전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현재도 전문의 나와도 갈 곳이 없다”며 “좋은 대학을 졸업하고 그 대학에서 트레이닝 받은 전문의만 자리가 있지 다른 대학 지방대학 나온 전문의들은 쉽지 않다. 종합병원도 갈 자리가 마땅치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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