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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 1차 치료제 '강력한 한 방' vs '안정된 연타'렌비마 급여 진입...“환자 상황에 맞게 처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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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 2019.10.17  06:2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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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한 방’ vs ‘효율적인 연타(連打)’

렌비마(성분명 렌바티닙, 에자이)가 간세포암 1차 치료제로 허가를 받은 지 1년여 만에 지난 1일 급여권에 진입하면서 본격적으로 경쟁무대에 진입했다.

이에 따라 지난 10년간 넥사바(성분명 소라페닙, 바이엘)외에 대안이 없었던 진행성 간세포암 1차 치료제 선택지가 조금은 혼란스러워졌다.

현재까지 확보된 데이터로는 생존기간 연장 효과에 있어 두 치료제 간에 큰 차이가 없는 만큼, 이제 각 약제의 특성과 환자의 컨디션을 면밀히 검토해 최적의 치료 옵션을 찾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에자이, REFLECT 임상 2차 평가변수 앞세워 차별화
간세포암 1차 치료 적응증 확대의 근거가 된 REFLECT 연구의 1차 평가변수는 전체 생존기간(OS)으로, 두 치료제간에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에자이는 이 연구의 2차 평가변수를 앞세워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무진행 생존기간(7.3개월 vs 3.6개월)과 질병 진행까지의 시간(TTP, 8.9개월 vs 3.7개월)은 두 배 이상, 객관적 반응률(41% vs 12%)은 세 배 이상 개선된 효과를 보였다는 것.

특히 16일, 렌비마의 간세포암 급여 확대를 기념해 마련한 기자간담회에서는 반응률이 높을수록 전체 생존기간이 길어지는 경향을 보인다는 후속 연구결과를 근거로, 렌비마가 생존기간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더해 REFLECT 연구의 무작위 배정 당시 간암 종양표지자(AFP) 수치가 분배 기준에 포함되지 않아 불균형이 있었다며, 이를 보정해 AFP 수치가 200ng/ml 이상의 환자를 부분 분석한 결과 전체생존기간에서 유의한 개선이 있었다고 내세웠다.

하지만 1차 평가변수였던 전체생존기간에서 우월성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2차 평가변수 및 보정 분석들을 근거로 전체생존기간 향상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서울아산병원 유창훈 교수 역시 “어찌됐든 생존기간 분석에서 우월성을 기대했지만 비열등성만 입증한 것”이라며 “REFLECT 연구 사후 분석에서 반응률이 좋으면 전체 생존기간이 향상될 것이란 가능성은 확인됐으나 약제의 선택에 아이디어를 주는 것일 뿐”이라고 한계를 지적했다.

◇후속 치료옵션 vs 종양 축소 효과...전문가의 선택권 보장 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응률이 좋다는 의미는 종양의 크기가 줄어들었다는 뜻으로 특정 환자에서는 상당한 의미가 있다는 것이 유 교수의 설명이다.

간문맥 침범 환자 등 종양의 크기가 환자의 삶의 질이나 치료 예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우, 렌비마가 보다 좋은 옵션일 수 있다는 것.

세브란스병원 김승업 교수 또한 REFLECT 연구의 다양한 2차 평가변수들을 근거로 “간암 1차 치료제는 보다 강력한 옵션이 좋다”며 반응률이 높은 렌비마에 우호적인 입장을 보였다.

전체생존기간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확보하지는 못했다 하더라도, 반응률이 좋고 무진행 생존기간이 긴 약제를 먼저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것.

다만, 현실적으로 렌비마는 이미 다양한 후속 치료옵션을 보유한 넥사바와 달리, 아직 임상연구를 통해 입증된 후속 치료 옵션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다.

이로 인해 아직 국내에서는 넥사바와 스티바가 순차 치료에만 급여가 인정되고 있으며, 렌비마 이후에는 건강보험을 통해 활용할 수 있는 옵션이 없어 1차 치료제 선택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전문가 선택권 보장 필요...약제별 차이 고려해 환자와 충분한 상의한 후 처방헤야
환자와 의료진은 갈림길에 섰다. 반응률이라는 강력한 한 방을 내세우지만 후속타의 유효성엔 가능성만 있는 렌비마냐, 이미 꽤 효과적인 연타 능력을 입증한 넥사바냐의 선택이다.

이와 관련 유창훈 교수는 “해외에서는 렌비마 치료 이후에 넥사바를 비롯해 다양한 옵션을 활용하고 있지만, 렌비마 이후의 치료 효과를 논하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면서 “넥사바는 후속 치료 옵션이 있다고 하지만, 어느 암종이건 1차 치료 이후 후속 치료가 가능한 환자는 절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각 약제가 가진 특징과 환자의 상황을 잘 고려하고, 충분히 상의해 첫 치료제를 선택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유 교수는 “예를 들어 간문맥 침범과 같은 특정 부위에서 종양의 크기가 커서 예후가 나쁠 것으로 예상되거나 통증이 커서 종양의 크기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면 렌비마가, 작은 종양이 여러 곳에 걸쳐 있어 여러 가지 시도가 필요하다면 넥사바가 좋은 선택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넥사바의 경우 수족증후군이 흔하게 나타나는 반면, 렌비마는 단백뇨와 고혈압 등의 부작용이 있다”면서 “환자의 신체 컨디션이나 직업 등에 따라서는 부작용도 중요한 고려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옵션이 늘어나면서 환자와 더 많은 대화가 필요한 상황이 됐다”며 “모든 환자에 무조건 어떤 약제를 써야 한다 할 것이 아니라 환자와 충분히 상의해 니즈를 파악한 후 치료제를 선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보다 효과적인 치료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2차 치료 옵션에 대한 급여 기준을 완화해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승업 교수는 “NCCN에서도 렌비마 이후 넥사바를 후속치료로 고려할 수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면서 “일본이나 호주, 캐나다 등도 렌비마 이후 주치의의 판단에 따라 넥사바 등 다른 약제로 넘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급여기준이 너무 보수적이어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약제를 쓸 기회가 제한되고 있다”며 “렌비마 이후 급여로 쓸 수 있는 2차 약제가 확실하지 않은 것은 아쉽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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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sjh1182@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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