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6975 2077203
최종편집 2024-04-19 01:53 (금)
대한두통학회, 편두통 예방 진료지침 마련
상태바
대한두통학회, 편두통 예방 진료지침 마련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19.07.19 12: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출범 20주년 맞아..."인식개선 최선"

두통 치료 환경 개선과 학문적 연구 기반을 마련하고자 1999년 출범한 대한두통학회(회장 김경건)가 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이했다.

약관의 나이로 성장하는 동안 수차례 아시아학술대회를 개최하고 국제학술대회까지 유치할 정도로 질적으로는 발전을 거듭했으나, 학회의 지속적인 노력에도 불구

▲ 김병건 회장.

하고 두통에 대한 인식 부족은 여전하다는 평가다.

이에 학회는 학회 창립 20주년을 기념해 19일 마련한 기자간담회에서 “편두통 예방 치료 진료지침을 마련, 오는 21일 개최되는 춘계학술대회를 통해 공개하고 앞으로도 두통에 대한 인식 개선과 사회적 편견 해소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편두통 유병률, 10년 전과 유사하지만 질병부담은 더욱 커져
학회측은 편두통이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단순히 머리가 아픈 증상이라고 표현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은 질환이라고 강조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질병 부담 2위로 꼽았을 정도로 상당히 심각한 ’질환‘이라는 것이 학회측의 설명이다.

편두통은 4시간에서 길게는 72시간 동안 머리가 지끈거리는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며, 구역ㆍ구토 등의 소화기 문제가 동반되는 특징을 보인다.

일부 환자는 빛이나 소리에 의해 편두통이 더욱 심해지는 빛 공포증이나 소리 공포증을 경험하기도 한다.

특히 적지 않은 편두통 환자가 실제 삶의 질에 상당한 영향을 받고 있으며, 사회 생활에도 적지 않은 제약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대한두통학회는 지난 2009년과 2018년 국내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편두통 유병 현황과 장애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10년간 편두통의 유병률에는 큰 변화가 없었지만, 진율과 두통으로 인한 장애 검사에서는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다는 것이 학회측의 설명이다.

이 조사는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의 19세 이상 성인 인구를 지역별, 연령별, 성별 분포에 비례해 할당한 비례 표본 조사로, 2009년에는 1507명, 2018년에는 2501명이 참여했다.

조사 결과, 2018년 기준 편두통 유병률은 16.6% 2009년(17.1%)과 큰 차이가 없었으며, 전체 인구로 환산하면 830만명이 편두통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전체 편두통 환자 중 의사의 진단을 받은 비율은 2009년 30.8%에서 2018년 33.6%로  10%(2.8%p) 가까이 상승했다.

또한, 편두통으로 인해 결근이나 결석을 하거나 가사노동을 하지 못한 경험이 있는 환자가 31.2%로 2009년(12.1%)보다 2.5배 급증했다.

뿐만 아니라 학업이나 직장 업무, 가사에서 능률 저하를 느꼈다는 응답도 44.8%ㄹ, 2009년(26.4%)과 비교해 1.7배 늘어났다.

두통으로 인한 영향을 평가하는 HIT-6(Headache Impact Test-6) 검사에서 영향 점수의 평균값도 10년 전과 큰 차이가 없었지만, 상당하거나(Substantial Impact) 심각한(Severe Impact) 영향‘이 있다고 답한 편두통 환자는 2009년 29.7%에서 2018년 40%로 약 1.3새 높아졌다.

이와 관련, 대한두통학회 주민경 부회장(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신경과)은 “강도 높은 통증이 반복,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구역과 구토 등이 동반되는 편두통은 WHO에서 선정한 질병 부담 2위의 질환”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조사를 통해 국내 역시 편두통으로 인한 환자들의 사회적 제약이 심각하고, 그 부담이 과거 대비 증가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그는 “움직임에 제약이 있는 것 뿐 아니라 질병으로 인해 학업이나 가사, 노동 등 사회생활을 하지 못하는 것 역시 심각한 장애”라며 “편두통이 한창 사회생활을 하는 중년층에 많이 발생하는 질환임을 고려하면, 편두통으로 인한 일상생활의 제약이 반복된다면 이는 곧 사회적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회적 부담 커졌지만 치료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부족
보다 심각한 문제는 여전히 일반인들은 두통을 대수롭게 여기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조사결과 편두통 환자 5명 중 3명(66.4%)이 두통으로 인한 영향으로 적절한 치료가 필요함에도 전문 치료를 위해 병의원을 방문한 환자는 16.6%에 그쳤다. 그만큼 적극적 치료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아직 인식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대한두통학회 김병건 회장(을지대학교 을지병원 신경과)은 “과거에는 두통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두통을 꾀병이라 치부해 버리는 인식이 만연했던 탓에 통증이 심한 편두통 환자들도 고통을 숨기는 경향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학회에서는 2015년부터 두통의 심각성과 전문 치료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두통도 병이다‘라는 메시지 하에 두통 인식개선 캠페인을 전개하며 두통 환자들의 올바른 진단과 치료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해 오고 있다”고 밝혔다.

◇예방 치료 진료지침 마련....예방 치료제 권고등급 부여
과거에는 두통을 위한 치료옵션이 제한적이었다. 편두통 급성기 치료제로는 흔히 소염진통제들이 활용됐고, 예방요법으로 사용된 치료제들도 두통을 타겟한 약물들은 아니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편두통의 경로에 직접 작용하는 약제들이 개발되기 시작했고, 조만간 국내에서도 관련 약물들이 출시될 예정이다.

이에 대한두통학회에서는 대한의학회의 기준에 맞춰 ’삽회편두통 예방치료 약물 진료지침‘을 마련하고 오는 21일 춘계학술대회를 통해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편두통 예방 치료란 두통 발생시 통증과 동반증상을 완화하는 급성기 치료와 달리, 두통 횟수와 강도, 만성화 위험을 감소해주는 치료를 뜻한다.

학회는 진료지침을 통해 임상에서 도움이 될 수 있는 편두통 예방 치료의 권고 시점, 방법과 더불어 국내 출시된 편두통 예방 치료제의 효과와 부작용에 따른 권고등급도 제시했다.

진료지침에 따르면, 예방 치료는 편두통 환자 중 생활 습관 개선과 급성기 치료를 적절하게 시행했음에도 ▲편두통이 효과적으로 치료되지 않거나 ▲질환으로 인해 장애를 경험하는 경우 ▲급성기 치료가 효과적이지만 두통 빈도가 잦은 경우에 강력 권고 된다.

급성기 치료제를 월 10~15일 이상 사용하는 환자 역시 약물과용두통의 우려가 있어 강력 권고 대상에 해당된다.

편두통 예방 치료 약물 중 강한 권고등급과 높은 근거수준의 약물로는 프로프라놀롤, 토피라메이트, 디발프로엑스나트륨 제제가 제시됐다.

메트프롤롤 역시 현재 보험 급여 인정 기준에 편두통이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강한 권고등급과 높은 근거수준의 약물로 분류됐다.

아미트리프틸린은 보통의 근거수준이나 강한 권고등급의 약물로 언급됐으며, 플루나리진, 발프로센 제제는 근거수준은 높지만 약한 권고등급을 받았다.

아테놀롤, 나돌롤, 칸데사르탄, 벤라팍신 제제는 보통의 근거수준, 약한 권고등급을 받았으며, 네비볼롤, 신나리진, 리시노프릴, 레베티라세탐, 조니사미드는 낮은 근거수준으로, 노르트리프필린은 아주 낮은 근거수준으로 고려할 수 있는 약물로 분류됐다.

◇예방치료, 최소 2개월 이상 지속 후 평가...’두통 일기‘ 작성 강력 권고
예방치료의 효과에 대해서는 최소 2개월 이상 지속 후 판단할 수 있으며, 효과적인 경우 3개월 이상 지속 후 용량을 감량하거나 중단하는 것을 시도할 수 있다고 권고했다.

유지 기간은 두통 빈도나 강도, 일상 생활의 지장 정도 등 환자의 개별 상태에 다라 접근할 것을 제안했으며, 예방치료의 효능과 부작용, 순응도를 평가함과 동시에 유지기간을 결정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환자에게 ’두통 일기‘ 작성을 강력 권고했다.

두통 일기는 두통의 양상과 치료제 복용 등을 기록해 치료 효과를 쉽게 파악할 수 있는 도구로, 학회에서는 환자의 편의를 위해 어플리케이션으로 개발해 제공하고 있다.

대한두통학회 조수진 부회장(한림대학교 동탄성심병원 신경과)은 “편두통은 오랜 기간 심한 통증이 반복되는 뇌의 질환”이라며 “통증 발생 후 복용하는 급성기 치료 못지 않게, 예방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가이드라인은 해외 가이드라인을 참고해 제작한 기존 진료 지침과 다르게 대한두통학회가 대한신경과학회와 공동 작업한 첫 편두통 예바잋료 진료지침으로 선진국의 추세에 맞게 두통 관련 여러 전문가가 참여해 제작한 권고안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국내 치료 현실에 맞춰 예방 치료의 원칙을 정리한 만큼, 실제 임상에서 편두통 예방치료가 적극적으로 활용되어 편두통 환자의 삶의 질이 개선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대한두통학회, 20년 간 질적 발전...두통 인식 개선에 최선
한편, 대한두통학회는 1999년 출범 이후 의료진이 두통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두통학 교과서를 편찬하고, 편두통 진료지침 개발, 지역별 보수교육 등을 통해 두통 치료와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전문가들에게 공유해왔다.

두통 치료 분야의 발전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이어오며 세 차례에 걸쳐 아시아두통학회(ARCH)를 개최했고, 최근에는 2023년 개최될 국제두통학회의 국내 유치에도 성공했다.

이와 더불어 국민들이 두통을 ’질환‘으로 인식하고, 치료의 필요성을 이해할 수 있도록 2016년부터 1월 23일을 ’두통의 날‘로 지정, 매년 두통 인식개선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학회는 그간 쌓아온 노력들을 담아 ’대한두통학회 20년사‘를 발간할 예정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