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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K4/6억제제, 폐경전 유방암 환자에 희망 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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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K4/6억제제, 폐경전 유방암 환자에 희망 주려면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19.07.18 15: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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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화학요법 노출 늦춰...데이터는 충분, 비급여는 한계

“젊은 유방암 환자에게 방학을”

데이터는 충분히 쌓였다. 결단만이 남았다.

유방암 환자들이 항암화학요법과 난소절제의 기로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전향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CDK4/6 억제제의 접근성에 대한 이야기다.

최근 입랜스(성분명 팔보시클립, 화이자)를 시작으로 다수의 CDK4/6 억제제들이 연이어 소개되며 유방암 환자들에게 희망이 되고 있다.

CDK4/6 억제제는 암세포의 분화 촉진에 관여하는 사이클린 의존성 인산화효소(CDK) 4와 6을 억제, 암세포의 자연 사멸을 유도한다.

실제로 CDK4/6 억제제들은 전체 유방암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지만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었던 호르몬수용체양성(HR+)/사람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2 음성(HER2-) 유방암 환자들의 전체생존율(Overall Survival, OS)과 무진행생존기간(Progression-free Survival, PFS)을 획기적으로 늘리며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암세포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항암화학요법에 비해 내약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폐경 후 환자의 비율이 높은 서양에서 개발된 만큼 폐경 전 여성에 대한 데이터는 부족했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에서는 폐경 전 여성이 절반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폐경 후 여성에게만 제한적으로 급여가 인정되고 있다. 

나머지 절반을 차지하는 폐경 전 여성은 난소절제를 통해 억지로 폐경 상태를 만들어야만 항암화학요법을 피할 수 있었다.

이 가운데 CDK 4/6 억제제들이 하나 둘 폐경 전 환자에서도 폐경 후 환자 못지않은 치료성적을 입증하며 보험급여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선두주자인 입랜스는 PALOMA-3 임상을 통해 폐경 전 여성에서의 가치를 입증했다. 

폐경 후는 물론 폐경 전 환자 모두에서 입랜스+파슬로덱스(성분명 풀베스트란트) 병용군의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이 비교군(위약+파슬로데스) 대비 약 2배 이상 연장된 것으로 확인된 것.

최근 미국임상종양암학회 연례학술회의(ASCO 2019)에서도 폐경 전 유방암 환자에서 CDK4/6 억제제의 효과를 입증한 두 건의 임상결과가 공개됐다.

이 가운데 키스칼리(성분명 리보시클립, 노바티스)는 폐경 전 유방암 환자에서 무진행생존기간은 물론 전체생존기간을 개선했다는 MONALEESA-7 연구의 중간 결과를 공개했다.

내분비요법에 키스칼리를 추가할 경우 위약을 추가한 그룹과 비교해 질병 진행의 위험을 절반 가까이, 사망의 위험은 30% 가까이 줄였다는 것.

나아가 국내에서 진행된 Young-PEARL 스터디도 공개됐는데, 이 연구에서 입랜스는 항암화학요법군과 비교해서도 무진행생존기간을 35% 가까이 줄였다.

특히 Young-PEARL 스터디는 폐경 전 여성에게서 발생하는 유방암이 일반적으로 공격적인 성향을 보인다는 이유로 과도하게 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하는 것에 의문을 제기했다. 국내 임상 현장에 상당한 의미가 있는 연구 결과라는 평가다.

이와 관련, 입랜스 국내 허가 3주년을 맞이해 한국화이자제약이 마련한 기자간담회에서 국림암센터 유방암센터 이근석 센터장은 “사회적으로 왕성하게 활동할 시기의 젊은 유방암 환자들은 항암화학요법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면서 “꼭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과도하게 사용되고 있지는 않은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 가운데 PALOMA-3를 비롯해 최근 ASCO에서 발표된 데이터는 CDK4/6 억제제가 폐경 전 환자에게도 상당한 가치가 있음을 일관되게 보여주고 있다”며 “특히 항암화학요법을 17개월 가량 늦출 수 있다는 PALOMA-3 데이터는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제 젊은 유방암 환자들이 난소를 절제하지 않더라도 항암화학요법을 최대한 미룰 수 있는 충분한 근거가 마련됐다는 설명이다.

특히 그는 “여성에게 있어 난소절제는 남성의 고환 절제와 같은 충격”이라며 “이론적으로는  난소를 절제하지 않더라도 아로마타제 억제제와 CDK4/6 억제제, 풀베스트란트와 CDK4/6억제제, 엑스메스테인과 에볼리무스 등을 사용해 46개월까지 항암화학요법을 늦출 수 있다”고 역설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현실과는 거리가 있는 이상일 뿐”이라며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폐경 전 환자에게 급여가 인정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한국화이자제약 의학부 이지선 이사는 “현재 입랜스는 PALOAMA-2 임상 연구를 근거로 폐경 후 여성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를 획득했고, PALOMA-3 데이터를 토대로 폐경 전 여성에 대한 급여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며 “최대한 빨리 환자분들의 고통을 덜어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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