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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 버제니오, 선택성ㆍ편의성으로 차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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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 버제니오, 선택성ㆍ편의성으로 차별화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19.07.06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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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이성 유방암 환자 PFS 대폭 개선...휴지기 없이 1일 2회 복용

입랜스(성분명 팔보시클립, 화이자) 홀로 분전하던 CDK4/6 억제제 시장에 원군이 등장했다.

한국릴리가 지난 5월, 버제니오(성분명 아베마시클립)의 국내 허가를 획득한 것. 대기 중인 키스칼리(성분명 리보시클립, 노바티스)까지 가세하면 50년 이상 호르몬요법에 의존해야 했던 HR+/HER2- 유방암 환자들도 선택의 폭이 한층 넓어질 전망이다.

아직까지 각 약제가 약효나 이상반응에 있어 뚜렷한 차이를 보이는 것은 아니라는 평가지만, CDK4/6에 대한 선택성이나 투약 스케줄 등에서 차이를 두고 있어 환자의 캐릭터에 따라 약제의 선택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최근에는 CDK4/6 억제제가 다가서지 못해던 사각지대에 대해서도 하나 둘 답을 찾아가고 있어, 이들이 보여줄 선의의 경쟁에도 관심이 쏠린다.

◇버제니오, 질병진행 위험 절반 가까이 줄여
현재 CDK4/6 억제제가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는 전이성 HR+/HER2- 유방암은 전체 전이성 유방암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DK4/6 억제제가 개발되기 이전에는 아로마타제 억제제나 선택적 에스트로겐 수용체 조절제(SERM) 등을 통해 여성 호르몬을 억제하는 호르몬 치료에 의존해야 했다.

그나마 호르몬 치료에 잘 반응하는 환자는 장기 생존을 기대해볼 수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항암화학요법을 선택해야 했다.

호르몬치료에 더해 유방암 치료 효과를 끌어올린 CDK4/6 억제제는 암세포가 분화ㆍ증식하는 과정에 관여하는 CDK4와 CDK6를 억제해 새로운 암세포가 생성되는 것을 막는다.

이 과정에서 기존 암세포는 노화에 따라 자연 사멸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항암효과로 이어진다.

과거에는 CDK4/6 억제제가 정상세포에도 작용해 정상적인 분화와 증식까지 막아 사용할 수 없었지만, 최근에는 기술의 발전으로 선택성이 높아져 대안이 부족했던 유방암에서 강력한 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CDK4/6 억제제 시장에 새롭게 가세한 버제니오의 경우 1차 내분비 요법에서 아로마타제 억제제와 병용 시 아로마타제 억제제 단독요법보다 무진행 생존기간(PFS)을 2배 가까이 연장시켰다.

뿐만 아니라, 내분비 요법 후 질병이 진행된, 2차 이상의 내분비요법에서도 풀베스트란트와 병용 시 풀베스트란드 단독요법보다 질병 진행의 위험을 절반 가까이 줄였다.

비록 경쟁제품들과 달리 아직 생존율(OS)에 대한 데이터는 확보하지 못했지만, 오는 9월 말 스페인에서 개최되는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이와 관련된 데이터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손주혁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유방암은 가정적으로나 사회적으로 한창 경제활동을 할 시기인 50대에 피크를 보인다”면서 “유방암이 재발할 경의 사망의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을 감안하면, 질병진행의 상대위험비(Hazard Ratio)가 0.5 수준이라는 것은 사망의 위험을 절반 가까이 줄인다는 것으로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직접 비교 임상 연구는 없지만, 각각의 약제들이 임상에서 보여준 상대위험비(Hazard Ratio)로 보면 세 가지 CDK4/6 억제제들(버제니오, 입랜스, 키스칼리) 간에 차이는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ESMO에서 공개될 버제니오의 전체생존 데이터 역시 다른 약제들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CDK6에 보다 강력하게 결합하는 버제니오, 골수 관련 이상반응 낮아
사측이 하위분석 결과와 함께 내세우고 있는 버제니오의 차별화 포인트 중 하나는 골수관련 이상반응이다.

버제니오는 CDK6에 보다 강력하게 결합하는 다른 CDK4/6 억제제와는 달리 CDK4에 보다 더 강력하게 결합한다.

CDK6는 골수에, CDK4는 위점막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다른 CDK4/6 억제제보다 골수 관련 이상반응은 적게 나타난다는 것이 사측의 설명이다.

반면, 설사와 같은 위장관계 이상반응은 조금 더 흔하게 나타나지만, 지사제 등을 통해 관리가 가능하고, 주로 치료 초기에 나타난다는 것.

이와 관련 손 교수는 “CDK4/6 억제제는 비교적 부작용이 적다”면서 “골수관련 이상반응도 폐렴과 같은 중대한 이상반응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지 않고, 위장관계 이상반응 역시 충분히 관리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휴지기 없는 복약 편의성...1일 2회 복용 단점도
투약 스케줄에 있어서도 장점이 있다는 것이 사측의 설명이다. 3주 투약 후 1주간 휴지기를 거쳐야 하는 다른 CDK4/6 억제제와 달리 버제니오는 휴지기가 없어 복약순응도가 더 높을 수 있다는 것.

특히 손 교수는 휴지기가 없는 투약 스케줄이 복약 순응도 뿐 아니라 실제 치료효과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휴지기 동안 CDK4/6억제의 효과도 중단되기 때문에 억제되어 있던 암세포의 분화와 증식도 재활성화 될 수 있는데, 휴지기가 없으면 분화와 증식을 꾸준히 막을 수 있다는 것.

다만 그는 “이론상으로는 휴지기가 없는 것이 더 좋을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까지 약제간의 직접 비교 임상이 없고, 상대위험비 역시 비슷하게 나타났기 때문에 더 좋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며 “1일 2회 복용법이 단점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방암 치료에 있어 CDK4/6 억제제는 HER2 표적치료제 이후 새로운 혁신”이라며 “세 가지 약물 모두 좋은 약”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아직까지 버제니오와 다른 약들과의 차별성은 임상적으로 완전하게 증명되지는 않았다”면서 “지금으로서는 선택할 수 있는 하나의 약제”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사각지대 해소해가는 CDK4/6억제제, 조기 유방암ㆍ바이오마커 등 과제
CDK4/6 억제제가 유방암 HR+/HER2- 유방암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지만, 사각지대도 적지 않다.

특히 폐경 후 유방암 환자가 대다수인 서양에서 개발을 주도하고 있어 폐경 전 유방암 환자가 주를 이루고 있는 국내 현실에서는 한계가 많다.

폐경 전 유방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 데이터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미국과 유럽에서는 폐경 전 여성에서도 CDK4/6 억제제를 제한없이 사용 가능하지만, 국내 허가 및 급여기준은 오히려 보다 엄격하게 임상 설계를 따르고 있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이로 인해 CDK4/6 억제제를 사용하려는 환자들이 일부러 난소를 절제하는 상황에 이르고 있다는 것.

이 가운데 지난 미국임상종양암학회(ASCO 2019)에서는 폐경 전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두 건의 임상 연구 결과가 세계 최초로 보고되면서 주목을 받았다.

각각 키스칼리와 입랜스로 진행된 두 건의 임상연구 결과 모두 폐경전 여성에서도 효과를 입증, 주목을 받았지만 아직 전체생존율(OS)을 집계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지는 못해 임상현장에 적용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란 지적이다.

특히 국내에서 진행돼 폐경 전 유방암 환자가 주로 항암화학요법에 의존하고 있는 국내 현실을 보다 잘 반영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입랜스 관련 데이터(Young-PEARL)는 아직 임상 2상 단계라 가야할 길이 멀다는 평가다.

키스칼리(MONALEESA-7) 데이터 역시 초치료 환자의 비중이 크고, 질병 진행 후 CDK4/6를 사용한 환자의 비중이 10~20%내외로 적어 실제 임상현장에 적용하기에 부족함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와 관련 손주혁 교수는 “서양인은 폐경 이후에도 유방암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폐경 전 환자의 비중이 크지 않다”면서 “반면, 우리나라는 50세에 피크를 이루고 이후에는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폐경 전 유방암에 대한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손 교수는 재발이 곧 사망 위험으로 이어지는 만큼, 재발을 막을 수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대부분의 환자들이 늦게라도 재발하며, 빨리 재발하는 환자도 있다”면서 “이에 대한 바이오마커가 개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전이성 유방암에서는 CDK4/6억제제에 대한 데이터가 다 나왔다”면서 “이제 조기 유방암 환자의 완치율을 높이기 위해 보조요법에서의 가능성을 보기 위한 연구가 필요한데, 세 가지 약물 모두 기대가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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