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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윤덕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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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윤덕현 교수
  • 의약뉴스 김창원 기자
  • 승인 2019.06.24 06: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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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잘렉스, 내약성 좋은 다발골수종 새 옵션
 

혈액암 중 발병 순위 2위로 추산되고 있는 다발골수종은 주로 50세 이상의 고령 환자가 많은 편으로, 고령화 추세와 함께 환자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치료 측면에서 많은 발전이 있는 질환이지만 치료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다른 질환과 달리 만성적으로 관리가 필요한 혈액암이다.

1차 치료 또는 2차 치료까지 진행된 이후에야 관리나 조절이 잘 되는 편으로, 오랫동안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환자도 일부 있지만, 많은 환자에서 재발해 이전 치료제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 같은 상황에 지난 4월 얀센의 다잘렉스(성분명 다라투무맙)의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된 것으로, 서울아산병원 윤덕현 교수는 기존 치료제에 불응하던 환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단독요법’ 의미
다발골수종 환자들에게 있어 기존 치료제와 다른 새로운 기전의 단독 요법은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 

이미 1차, 2차, 3차 치료까지 실패한 환자들 중에는 다른 치료와 병용요법을 적용하기 어려운 컨디션의 환자가 많다.

이들은 과거 치료에 많이 노출됐기 때문에 이미 혈액학적으로 면역이 많이 떨어졌거나 혈소판이 감소한 환자들에게는 복합요법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기 어렵고, 따라서 단독요법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다잘렉스가 급여를 받아 사용할 수 있게 된 현재에는 기존 치료제에 대부분 불응해 기존 치료제와 복합요법을 쓰기 어려운 환자들이 대부분으로, 실제로 약제가 필요한 대부분의 환자들에게 좋은 치료 기회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더해 다잘렉스는 상대적으로 내약성이 좋다는 장점도 갖고 있다.

다잘렉스는 CD-38을 표적으로 하는 항체치료제로, CD-38은 다발골수종을 제외하면 사실상 거의 발현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다른 약제들을 사용하면서 경험하는 부작용이 거의 없고, 이러한 의미에서 내약성이 우수하다고 할 수 있다는 것.

임상결과를 보면 현재 사용 가능한 치료옵션이 소진된 환자의 경우 과거에 많은 치료에 노출돼 상당히 쇄약한 경우가 많아 독성이 훨씬 잘 나타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잘렉스를 사용했을 때 혈액학적 독성이 나타났던 환자는 극소수였고, 일부 환자에서 약물 투여와 관련된 부작용이 나타났지만 그마저도 보통은 첫 번째 투여 때만 나타났다는 것이다.

내약성과 함께 뛰어난 효과도 장점으로 꼽힌다.

일부 통계에 따르면 다잘렉스가 허가 받은 3차 치료까지 실패한 환자들은 중간 생존기간이 5.1개월에 불과한데, 이런 환자를 다잘렉스로 치료했을 때 30% 정도에서 매우 유의미한 반응을 보였고, 전체 생존기간이 약 20개월을 전후하는 결과를 보였다.

단독요법으로 투여 시 이 같은 결과를 보였던 연구는 전례가 없었던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윤덕현 교수는 “다잘렉스는 사실상 현존하는 치료제 중 내약성이 가장 우수한 치료제”라면서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전혀 새로운 작용기전과 이를 기반으로 한 치료 성적 및 내약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단독요법으로써도 매우 중요한 치료제이며, 나아가 병용요법으로써도 다발골수종 치료에서 중요한 포지션을 차지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번 더 치료할 수 있는 기회”
보험급여 적용에 따라 다잘렉스라는 새로운 단독요법을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환자들에게는 새로운 기회를 줄 수 있게 됐다.

일례로 현재 국내에서 보험이 적용되는 보르테조밉, 레날리도마이드, 포말리도마이드 등 모든 치료제에 실패했던 환자가 있었는데, 다잘렉스를 투여한 뒤 한 주기를 채 마치기도 전에 환자의 상태가 매우 양호해진 사례가 있었다.

현재는 월 1회 투여하는 스케쥴로 치료를 진행하고 있는데, 다잘렉스로 치료를 받으며 경험한 부작용이 거의 없었고, 양질의 삶을 유지하며 질환을 잘 조절하고 있다.

여러 치료에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다른 환자는 거듭되는 치료로 많이 쇠약해졌고, 결국 거동이 거의 불가능한 상태까지 갔다. 이러한 환자는 독성의 우려가 있어 투약에 어려움이 있는데, 다잘렉스는 내약성이 좋아 이러한 환자에게 투여를 시도할 수 있었다.

이 환자의 경우 처음 기대하는 것만큼 좋은 반응이 있지는 않았지만, 이런 환자들까지도 마지막으로 치료의 기회를 한 번 더 제공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한 편으로는 다잘렉스가 뛰어난 효과를 보이는 만큼 앞 단계의 치료에 사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치기도 했다.

좋은 치료제를 가능한 초기에 제공해 질환을 초기에 잡는 것이 중요하고, 그렇게 했을 때 더 많은 환자들이 좋은 치료제의 혜택을 보고 오래 잘 살 수 있기 때문.

특히 과거 프로테아좀억제제 또는 레날리도마이드와 같은 면역조절제제를 사용했다가 실패한 환자에게 다잘렉스를 투여했는데도 실패했을 때, 다시 앞 단계에서 사용했던 프로테아좀억제제나 면역조절제제를 사용했을 때 절반 혹은 3분의 2 가량의 환자가 반응을 보였다는 점에 주목했다.

윤 교수는 이 같은 현상이 약제에 대한 민감도(반응률)에 종양미세환경(Tumor Micro Environment)이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는데, 다잘렉스와 같은 약제가 종양미세환경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여기에 다잘렉스가 항체치료제이기 때문에 혈중에 남아있는 약제의 효능이 6개월까지 지속되며 결국은 병용치료의 효과를 나타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도 했다.

윤 교수는 “이런 해석이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현재 나와있는 수치를 봤을 때 적어도 세 가지 이상 치료에 실패한 환자들에게 다잘렉스를 투여했을 때 중간생존기간이 20개월이라는 것은 대단히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잘렉스처럼 좋은 치료제가 많은 환자에게 조기에 투여됐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면서 “이미 다잘렉스를 단독요법으로 4차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변화이며, 환자들에게 훌륭한 치료옵션이 생긴 것은 분명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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