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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퀴스, 와파린 이어 아스피린도 무용지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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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퀴스, 와파린 이어 아스피린도 무용지물로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19.04.16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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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S동반 AF환자에서 단독요법 효과 입증...패러다임 전환 이끌어

비(非)비타민K 경구용 항응고제(Non-vitamin K antagonist Oral Anticoagulation)가 하나 둘 정맥의 한계를 넘어 동맥으로 진격하고 있다.

이번에는 엘리퀴스(성분명 아픽사반, BMSㆍ화이자)다. 한 발 앞서 동맥질환에 진출한 자렐토(성분명 리바록사반, 바이엘)과는 또 다른 영역이다.

자렐토가 관상동맥질환(CAD)과 말초동맥질환(PAD) 등 완벽하게 동맥질환으로 넘어섰다면, 엘리퀴스는 관상동맥질환이 있는 비판막성 심방세동(NVAF) 환자로 동맥질환과 정맥질환의 교차점에서 난제를 해결했다.

출혈의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혀혈성 사건을 예방하기 위해 이중항혈소판요법(DAPT)에 항응고제까지 더하는 3제 요법이 필요한지, 아니면 항응고제와 한 가지 혈소판제제만으로 충분한 지 명쾌한 답이 없던 이들에게 대규모 3상 임상, AUGUSTUS를 통해 처음으로 그 답을 제시한 것.

AUGUSTUS는 경피적관상동맥중재술(PCI) 시술을 시행한 관상동맥질환 환자군 또는 치료 방법과 관계없이 급성관상동맥증후군(ACS)을 동반한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 4614명을 대상으로 엘리퀴스와 비타민 K 길항제, 그리고 아스피린과 위약의 주요출혈 또는 임상적으로 유의한 비주요 출혈 결과를 비교하기 위해 2×2 요인 방식으로 진행한 다국적, 다기관, 전향적, 무작위 임상시험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경피적관상동맥중재술 시술을 받았거나 치료 방법과 관계없이 급성관상동맥증후군을 동반하고, 항혈소판제(P2Y12 억제제+저용량 아스피린) 병용 치료를 받은 심방세동 환자에서 1일 2회 엘리퀴스 5mg 요법의 비타민 K 길항제 대비 세계혈전지혈학회(ISTH) 기준에 따른 주요 출혈 또는 임상적으로 유의한 비주요 출혈(CRNM) 결과를 평가했다.

이와 독립적으로 경피적관상동맥중재술 시술을 받았거나 급성관상동맥증후군을 동반하고, 항응고제(엘리퀴스 또는 비타민 K 길항제) 치료를 받은 심방세동 환자에서 P2Y12 억제제를 통한 단독 항혈소판 요법이 P2Y12 억제제와 저용량 아스피린을 병용하는 이중 항혈소판 요법 대비 주요 출혈 또는 임상적으로 유의한 비주요 출혈 결과가 우월한지 여부도 평가했다.

연구 결과 각각의 그룹은 치료 6개월 차 허혈성 사건의 발생률에서는 통계적 차이가 없었으나 출혈과 관련한 사건의 발생률은 엘리퀴스 투약군이 비타민K 길항체 투약군보다 낮았다.

또한 P2Y12 억제제외에 아스피린을 투약한 그룹의 출혈 사건 발생률도 위약을 투약한 그룹보다 높았다.

결과적으로 P2Y12 억제제외에 엘리퀴스만 추가 투약한 그룹의 출혈 사건 발생률이 가장 낮았고, 그 뒤로는 엘리퀴스와 아스피린을 투약한 그룹, 비타민K 길항제와 위약군, 비타민K 길항제 및 아스피린 투약군의 순으로 출혈의 위험이 상승했다.

이 연구결과는 지난 3월 개최된 미국심장학회(ACC) 연례학술대회에서 발표됐으며,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에도 게재됐다.

이와 관련, 이 연구의 책임연구원인 듀크임상연구소 레나토 D. 로페스 박사는 15일 서울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 호텔에서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관상동맥질환과 심방세동을 동시에 가진 환자는 허혈성 사건의 고위험군이자 출혈 사건의 고위험군으로 치료가 굉장히 어려운 환자들임에도 충분한 근거를 가진 치료법이 없었다”면서 “AUGUSTUS를 통해 어떤 치료법이 가장 바람직한지 강력한 근거를 확보하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연구 결과 이들에게 가장 선호되어야 할 치료법은 아픽사반(엘리퀴스)와 클로피도그렐(P2Y12억제제) 조합이며, 피해야 할 접근은 비타민K길항제와 이중항혈소판요법의 조합(3중 요법)인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제 더 이상 3중 요법은 필요하지 않으며, 급성기를 지난 환자가 퇴원하는 시점에서 자신감 있게 아스피린을 뺄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허혈성 사건의 위험이 높은 급성기에는 아스피린을 포함한 3제 요법이 필요하지만, 안정기로 접어든 퇴원환자에서는 클로피도그렐과 아픽사반 조합으로 접근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평가다.

다만 그는 “지금까지의 데이터는 6개월 뿐”이라며 “6개월 이후의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으로 무작위 배정 임상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환자들은 가장 핵심적인 치료 기간이 첫 6개월로, 이 기간에 대해서는 적어도 어떤 치료법이 가장 바람직한지가 명확해졌다”고 부연했다.

결론적으로 현재로서는 급성기 환자에서는 3중 요법을 유지하되 퇴원시점에서는 아스피린을 제외한 2중 요법(클로피도그렐+아픽사반)으로 전환하고, 클로피도그렐의 효과가 무의미해지는 12개월 이후에는 아픽사반 단독요법으로 유지하면 된다는 것.

여기에 더해 혈액응고 인자(10인자)에 작용하는 아픽사반의 특성을 감안하면 클로피도그렐과 유사한 효과를 나타내는 만큼, 클로피도그렐의 투약기간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스텐트 혈전증의 위험으로 인해 6개월까지는 클로피도그렐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6~12개월 사이에 클로피도그렐을 중단해도 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AUGUTUS 연구는 국내에서 조금 더 관심이 많은 허혈성 사건에 비해 출혈성 사건에 집중했다는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는 것이 서울대학교병원 강현재 교수의 지적이다.

강 교수는 일단 AUGUSTUS 연구가 임상현장에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평가했다.

그는 “그동안은 3중 요법을 위해 부담이 큰 와파린을 사용해야 했기에 2중 항혈소판 요법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NOAC에 건강보험이 적용되기 시작한 이후에는 3중 요법의 비중이 커졌고, 이중항혈소판요법은 거의 없어졌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 가운데 AUGUTUS 연구는 초기에 출혈의 위험이 높은 환자에게 짧은 기간만 3중 요법을 시행하고, 이후에는 항응고+항혈소판(클로피도그렐) 이중 요법을 시행하는 쪽으로 힘을 실어주는 연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다만 그는 “임상가는 기본적으로 출혈의 위험과 허혈성 사건의 위험에서 균형을 찾아야 하는데, 말은 쉽지만 따지기 어렵다”며 “AUGUTUS 는 허혈성 사건보다 출혈의 위험에 집중한 연구”라고 한계를 지적했다.

이에 “로페스 박사는 항응고+클로피도그렐 이중 요법이 가장 선호하는 요법이 될 것이라 했지만, 우리나라의 현실에서는 가장 선호하는 요법이라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보다 더 많은 환자들이 항응고+클로피도그렐 이중 요법을 사용하는 근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로페즈 박사의 발언처럼) 모든 환자에게 적용하기 위해서는 위험과 이득의 균형이 더 입증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AUGUSTUS 임상연구는 엘리퀴스를 심방세동 환자에서 사용하던 용법 그대로 사용했다는 측면에서 또 다른 가치가 있다는 평가다.

앞서 자렐토는 동맥질환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1일 1회의 장점을 버리고 기존 용량 대비 절반(2.5mg)을 1일 2회 복용하도록 했다. 저용량의 자렐토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도록 한 것.

반면, 엘레퀴스는 심방세동에서도 5mg 1일 2회 용법으로 허가받았던 만큼, 관상동맥을 동반한 심방세동 환자에서도 동일한 용법으로 임상을 추진했다.

저용량(2.5mg)이 필요한 환자군도 심방세동과 동일하게 설정,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한 만큼 심방세동 환자와 동일한 용법으로 처방하면 된다는 것이 강 교수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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