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색 벽돌담이 높다.
길게 쭉 뻗어 있는 것이 규모를 짐작케 한다.
하늘은 푸르고 바람은 세다.
담벽을 따라 걷는다.
건축물이 아름답다.
누가 지었나 감탄사가 나온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사람들의 비명 소리가 들린다.
고문하고 때린다.
아랑곳하지 않고 만세 소리 우렁차다.
올해는 삼일운동 백 주년이 되는 해다.
숱한 독립지사들이 이곳에 갇혔다.
경성 감옥에서 이름이 바뀐 서대문 형무소.
이곳저곳을 둘러 보는데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아이 손을 잡고 온 어떤 엄마는 손톱 밑을 뾰족한 것으로 왜 아프게 찔렀느냐는 질문에 쉽게 대답을 하지 못한다.
인파에 쓸리다 보니 사형장에 왔다.
굵은 밧줄.
이곳에서 독립지사들이 죽어 나갔다.
사람들은 잔인한 통치에 치를 떤다.
그러나 친일 부역자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드물다.
해방 후에도 일제 고문 경찰은 독립지사를 똑같은 방식으로 고문했다.
독립된 나라에서 일본 순사에 체포된 그들의 심정은 어땠을까.
일제는 당연히 그랬다 하더라도.
비둘기 한 마리 하늘로 날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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