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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난관 봉착한 개량신약, 탈출구는 있다대법원 판결로 ‘비상’...“국내 제약사 전략 수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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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 2019.03.13  06:2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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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리페나신’ 패소 판결의 의미를 되짚어 보고, 대응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국회에서 마련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이명수 위원장은 12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개량신약과 특허도전’을 주제로 한 토론회를 주관했다.

‘개량신약’은 기존 약물의 구조나 제제, 용도 등을 변형한 의약품이다. 신약에 비해 적은 비용으로 시장을 공략할 수 있어 중견 제약사 입장에선 매력적이다. 약가도 비교적 저렴해 환자의 의약품 선택권을 높이는 동시에 건강보험 재정에도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기존 약물을 변형한 것인 만큼 오리지널 의약품이 보유한 특허권을 침해할 여지가 있다.

◇염 변경 의약품에도 오리지널 특허효력 미친다는 대법원
그런데 최근 대법원은 약물의 흡수율을 높이기 위한 성분인 염(촉매제)을 변경해 개발한 개량신약에 대해 오리지널 의약품이 가지고 있는 특허권을 침해했다고 판결했다. 다국적 제약사인 아스텔라스가 국내사인 코아팜바이오를 상대로 제기한 특허권 침해금지 소송에서 코아팜바이오가 승소한 원심을 지난 1월 17일 파기했다.

소송은 코아팜바이오가 자사 제품인 ‘에이케어(성분명 솔리페나신 푸마르산염)’가 아스텔라스의 과민성방광치료제 ‘베시케어(성분명 솔리페나신 숙신산염)’의 연장된 존속기간을 침해하지 않는다며 ‘소극적 권리범위확인’ 심판을 청구하면서 시작됐다.

의약품의 경우 특허발명을 실시하기 위해서는 허가를 받아야 한다. 허가가 떨어지기까지 걸리는 시간동안은 특허발명을 할 수 없는데, 이에 대한 일종의 보상으로 발명으로 획득한 특허의 존속기간을 최대 5년에 한해 한차례 연장해주는 ‘존속기간연장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다수의 국내 제약사들은 염 변경 약물을 특허 만료 이전에 출시하면서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을 통해 오리지널의 특허를 회피하는 전략을 취해왔다. 그런데 아스텔라스는 자사 제품(베시케어)의 특허 존속기간이 끝나기 전에 코아팜바이오가 에이케어를 출시해 특허권을 침해당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한 것.

코아팜바이오는 오리지널에 사용하는 염과 다른 성분을 사용해 약물을 개발했기 때문에 특허 침해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를 받아들여 서울중앙지법(1심)과 특허법원(2심)은 아스텔라스에 대해 각각 ‘원고 패소’, ‘기각’ 판결을 했다. 그런데 대법원이 이를 뒤집었다.

대법원 판결은 통상의 기술자가 용이하게 변경할 수 있는 염 등에 대해서도 존속기간이 연장된 특허권의 효력범위가 미친다는 의미를 가진다.

◇판결 결과는 개별 사안에 따라 달리 적용될 수 있어

▲ 정여순 법률사무소 그루 대표 변호사.

대법원 판결로 인해 염 변경 개량신약을 내놓는 국내 제약사들에게는 빨간 불이 켜졌다. 다른 국내사들도 대법원까지 갈 경우 같은 결과를 마주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날 정여순 변호사(법률사무소 그루)에 따르면 솔리페나신 소송건과 쟁점이 같은 사건만 해도 170여건이 법원에 계류 중이다.

정 변호사는 “대법원 판결로 인해 (국내 제약사들이)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며 “국내 제약산업 발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판매금지 및 손해배상 소송 등 다국적 제약사들의 특허공세가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하지만 그는 “다행히 탈출구는 있다”고 했다.

대법원이 이번 판결을 통해 ▲염 선택의 용이성(염만이 다른 경우 침해제품의 염을 쉽게 선택할 수 있는지) ▲치료효과 등의 실질적 동일성(치료효과나 용도가 실질적으로 동일한지) 이 두 가지 요건이 동시에 충족돼야 오리지널 의약품의 연장된 특허권의 효력이 개량신약에 미친다는 메시지를 던졌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해석대로라면 염 변경 의약품의 특허 회피 여부는 개별적 사안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다.

대법원 판결과 관련해 박성민 변호사(HnL 법률사무소)는 “특허권의 효력범위가 과도하게 확대돼 일반 공중의 이익을 해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기준으로 ‘염 변경의 용이성’과 ‘치료효과 등의 실질적 동일성’을 제시했다”고 해석을 보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여순 변호사는 “특허 회피 전략 수정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70여개 사건에 관련된 제약사는 솔리페나신 사건과 구별되는 기초사실이 있는지를 비롯해 사건현황과 소송전략을 재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이미 발매된 제품에 대해서는 판매 중단 여부 결정 등이 필요하고, 제품을 개발하고 있는 단계라면 잔여 존속기간의 장단(長短), 미래 사업성 등을 고려해 연구개발을 계속할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나아가 앞으로도 염 변경 의약품을 계속 개발할거라면 개발 과정에서 요건 증명 자료(실험데이터, 실험노트 등)를 준비하고 확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 김상봉 의약품정책과장은 “이미 허가된 약들을 새로 조합했든, 제제를 개선했든, 제형을 바꿨든, 염을 변경했든, 개량성과 진보성이 충분히 인정되기 때문에 지난 2008년부터 개량신약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과장은 “(이번 대법원 판결로 인해) 식약처는 허가특허연계제도를 비롯한 현재의 허가정책이나 제도 등의 변화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 개량신약에 대한 정책의 변화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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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뉴스 신승헌 기자  |  ssh@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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