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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머지않아 병동의 성자로 불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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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머지않아 병동의 성자로 불리게 됐다
  • 의약뉴스 이병구 기자
  • 승인 2019.02.21 0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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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해서 마음의 변화가 온 것은 아니었다. 되레 일상과 같았다.

평온한 마음과 일상의 유지는 그녀의 큰 장점이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크게 동요하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은 그녀의 직업과도 연관이 있었다.

방금전 까지 살아 있던 사람이 다음날 이승을 하직하고 저승으로 떠났을 때 감정이 있는 사람들은 흔들렸다.

그러나 그녀는 배웅의 길로 간 사람에게 잘 가라는 인사를 하면서 남아 있는 환자의 안식을 위해 집중했다.

그것은 그렇게 하는 것이 환자나 자신을 위해 필요했고 적절한 행동이라고 보았기 때문이었다.

숱한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그녀는 감정을 흔들기 보다는 하나로 모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느닷없이 어떤 계기로 인해 호스피스 병동에 뛰어들었다가 한달도 못되 떠나는 많은 자원봉사자를 그녀는 겪었다.

의욕이 마음을 앞선 결과였다. 그녀는 그런 사람들을 보면서 마음을 다잡았고 추스렸고 오래도록 그런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마음의 평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았다.

그래서 그녀는 신입으로 오는 봉사자들과 대화의 시간이 오면 우선 마음을 먼저 다스릴 것을 주문했다. 아무리 봉사의욕이 넘쳐 흘러도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제압하지 못하는 한 오래 견딜 수 없기 때문이다.

한 번은 감옥에서 살다시피 한 남자가 이 길로 접어 들었을 때 그녀는 그가 자신의 죄업을 뉘우치는 대가로 봉사를 시작했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못된 짓을 많이 저질렀다. 처음에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였지만 나중에는 그것이 없어도 그저 습관적으로 타인을 박해했다.

그는 주먹을 써서 상대에게 상처를 냈고 그러지 않을 때는 말 주먹으로 다른 사람의 가슴속을 후벼팠다.

선하지 않고 악하게 태어났다고 감옥에 갈 때마다 그는 자신의 부모를 저주했다. 60년 인생동안 무려 절반 이상을 감옥에서 보냈다.

그는 머리가 센 늙은이가 됐을 때 문득 자신의 삶을 돌아봤고 삶이 오래지 않게 끝날 것을 알았다.

남은 생애 동안 더 나쁜 짓을 하는 대신 괴롭힌 사람들을 조금이라도 위로해 주기 위해 호스피스 병동을 제발로 찾았다.

그가 어떤 경로로 이곳을 알게 됐고 자원했는지는 알지 못한다. 하지만 처음 왔을 때 그는 너무나 봉사적이었다.

그래서 주변인들이 경탄해 마지않았다. 솔선 수범의 범위를 넘어섰다. 그는 환자와 함께 눈물을 흘렸고 가족의 미사에 참여했으며 그들도 꺼리는 환자의 뒤처를 도맡았다.

몸이 하나인 것을 원망했으며 잠이 오는 것을 한탄했다. 그는 새벽에 나왔고 가장 늦은 시간에 돌아갔다. 그리고 다음 날 누구보다도 일찍 병원에 나왔다.

그에게 근무시간은 의미가 없었다. 병원은 그의 집이었고 휴식터였으며 생존공간이었다. 그는 곧 병동의 성자로 불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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