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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2024-03-29 10:12 (금)
트로이목마형 항암제, 초기 임상서 잠재력 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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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이목마형 항암제, 초기 임상서 잠재력 증명
  • 의약뉴스 이한기 기자
  • 승인 2019.02.11 12: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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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기전의 신약...치료 저항성 암에 효과

트로이 목마처럼 암 세포에 잠입하는 새로운 유형의 암 치료제가 초기 임상시험에서 다양한 암 유형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티소투맙 베도틴(tisotumab vedotin, TV)이라는 이 혁신적인 신약 후보물질은 독성 물질을 방출하면서 암 세포를 내부에서부터 사멸시키는 기전을 갖고 있다.

영국 런던 암 연구소와 로열 마스덴 NHS 파운데이션 트러스트의 연구팀은 표준요법에 더 이상 반응을 보이지 않는 다양한 유형의 암 환자 150여명을 대상으로 임상 1/2상 시험을 실시했다.

임상시험에 참가한 환자 대부분은 평균적으로 3가지의 치료를 받은 적이 있으며 남은 치료 옵션이 제한적인 치료 저항성 진행성 암 환자였다.

연구팀은 암 환자 중 일부에서 종양이 수축되거나 종양 성장을 멈추는 등 반응이 관찰됐다고 밝혔다.

반응을 보인 환자 비율은 방광암 환자 중 27%, 자궁경부암 환자 중 26.5%, 난소암 환자 중 14%, 식도암 환자 중 13%, 비소세포폐암 환자 중 13%, 자궁내막암 환자 중 7%였다.

반응이 지속된 기간은 평균 5.7개월이며, 일부 환자에서는 최대 9.5개월까지 반응이 지속됐다. 부작용으로는 비출혈, 피로, 구역, 안질환 등이 보고됐다.

연구 자료는 국제학술지 란셋 온콜로지(Lancet Oncology)에 게재됐다. 이 임상시험은 덴마크 생명공학기업 젠맙(Genmab)과 미국 생명공학기업 시애틀 제네틱스(Seattle Genetics)의 후원을 통해 진행됐다.

티소투맙 베도틴은 항체 끝부분에 독성 물질이 결합된 약물이다. 이 항체는 여러 암 세포 표면에서 발견되는 조직 인자(tissue factor)라는 수용체를 찾아내도록 만들어졌다.

티소투맙 베도틴은 조직 인자와 결합해 암 세포 내부로 침투하고 암 세포를 내부에서 사멸시킬 수 있다.

긍정적인 초기 임상 시험 결과에 따라 자궁경부암에 대한 임상 2상 시험과 다양한 고형종양에 대한 임상시험이 시행될 예정이다. 대장암, 췌장암, 편평세포폐암, 두경부암 등에 대한 치료제로도 평가될 예정이다.

또한 암 세포 내 조직 인자 발현 수치를 약물에 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가장 높은 환자를 선별하기 위한 표지자로 사용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임상시험 시작 때 수집된 혈액 샘플에 대한 분석도 진행되고 있다.

런던 암 연구소의 요한 드 보노 교수는 “이 치료제의 흥미로운 점은 트로이 목마처럼 암 세포 내부로 몰래 들어가 내부에서 사멸시키는 완전히 새로운 작용 기전을 갖고 있다는 것"이라며 "초기 연구에 따르면 다수의 암 유형을 치료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생존율이 매우 낮은 암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런던 암 연구소의 폴 워크먼 최고경영자는 “최근 수십 년 동안 암에 대한 많은 발전이 이뤄지기는 했지만 일단 암이 전이되기 시작하면 치료하기 매우 어려워진다"면서 "새로운 방법으로 암을 공격하고 표준요법에 저항성을 가진 암에도 효과적인 혁신적인 치료제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치료하기 어려운 여러 암에 대한 TV의 잠재력이 관찰돼 기쁘다. 임상 진전이 기대되며 이 약물이 치료 옵션이 부족한 환자에게 도움을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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