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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수백 개의 유전자와 깊은 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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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수백 개의 유전자와 깊은 연관
  • 의약뉴스 이한기 기자
  • 승인 2019.02.09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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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범위한 유전자 데이터의 메타 분석 연구에서 우울증이 269개의 유전자와 102개의 유전적 변이와 연관이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또한 우울증과 다른 정신질환 및 행동 특성의 연관성도 발견됐다.

연구를 진행한 영국 스코틀랜드 에든버러대학교의 연구자들을 비롯한 국제 연구팀은 이러한 연구 결과가 우울증의 유전적 요인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하며, 새로운 치료 접근법을 제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우울증은 전 세계적으로 주요 장애 유발 원인 중 하나이며, 6명 중 1명은 일생 동안 한 번 이상 우울증에 걸리는 것으로 추산된다.

연구팀은 유전되는 요인이 있기는 하지만 우울증은 다양한 유전적 변이에 의해 영향을 받는 다유전자 특성의 질환이며, 각각의 유전적 변이가 미치는 영향은 매우 작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우울증과 연관이 있는 유전적 변이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매우 많은 수의 사람들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

연구팀은 연구 샘플 크기를 극대화하기 위해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 23앤드미(23andMe), 정신의학 유전체학 컨소시엄(Psychiatry Genomics Consortium)의 연구 자원을 모두 활용해 80만7553명의 자료에 대한 메타분석을 실시했다.

초기 분석에서는 우울증과 독립적으로 연관이 있는 102개의 유전적 변이가 발견됐다. 이 중 87개는 130만6354명에 대한 별개의 샘플 분석을 통해 유의한 것으로 증명됐다.

우울증은 다른 질환과 동시에 발생하기도 하는데 이 연구에서는 멘델 무작위배정 분석이라는 통계적 접근법을 사용했을 때 우울증과 조현병, 조울증, 관상동맥질환, 체지방, 허리-엉덩이 비율 등 41개 행동적 및 질병 특성의 유전적 상관관계가 관찰됐다.

이러한 유전적 상관관계는 이미 대부분 알려져 있지만 폐경 연령, 크론병, 흡연 시작 연령, 신경증에 관한 새로운 상관관계도 발견됐다.

연구팀은 행동장애와 정신질환 간에 공통된 유전적 요인이 있다는 증거가 늘어나고 있으며 이 연구에서 관찰된 우울증과 신경증, 신경성 식욕부진증,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조현병, 조울증 등 사이의 유전적 상관관계는 이를 뒷받침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러한 상관관계가 나타나는 이유를 규명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들이 필요할 것이다.

연구팀은 MAGMA라는 유전자 분석 도구를 이용해 추가적인 분석을 실시한 결과 우울증과 연관이 있는 269개의 유전자와 15개의 유전자세트를 발견했다. 뇌의 전전두엽 부위가 우울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증거도 나왔다.

이후 의약품 및 유전자 상호작용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우울증 관련 유전자와 처방의약품 간의 상호작용을 평가한 결과 57개의 유전자와 514개의 의약품 간의 상호작용이 발견됐다.

연구팀은 의약품 상호작용 발견은 우울증의 유전적 요인을 표적으로 삼을 수 있는 의약품들이 이미 존재하며 예상치 못한 혜택 또는 부작용을 일으키는 의약품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발견이 우울증의 근원적인 복잡한 유전자 구조에 대한 이해를 진전시키며 향후 연구를 진행하는데 도움이 되는 새로운 길을 제시한다고 강조했다.

연구를 지원한 영국 웰컴 트러스트(Wellcome Trust)의 신경과학·정신건강 선임포트폴리오 개발자인 랄리자 스토야노바는 “현재의 치료법이 치료가 필요한 사람의 절반에게만 효과가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 연구는 흥미로운 단서를 제공한다. 예를 들면 우울증 발병과 관련된 생물학적 경로가 치료에 반응을 보이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동일하지 않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연구팀은 스코틀랜드 내에서 후속 연구에 참가할 우울증 또는 불안증 환자를 모집하고 있다. GLAD(The Genetic Links to Anxiety and Depression)라는 새로운 연구의 목표는 우울증과 불안증에 대한 이해를 높임으로써 정신건강 문제가 있는 사람들의 삶을 개선시킬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다.

에든버러대학교 임상뇌과학센터의 앤드류 매킨토시 박사는 “이 연구 결과는 우울증이 부분적으로 유전자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추가적인 증거”라며 “GLAD 연구를 통해 일부 사람의 정신 건강 상태가 다른 사람보다 더 위험한 이유를 밝혀내고 우울증과 불안증을 앓는 사람을 더 효과적으로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지난 4일(현지시간) 네이처 신경과학(Nature Neuroscienc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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