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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연구중심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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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연구중심병원
  • 의약뉴스 신승헌 기자
  • 승인 2019.01.30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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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의료기관에 대한 평가 중 흔한 것이 ‘세계 어느 곳과 견주어도 뒤처지지 않는 우수한 인력과 기술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연구생산성이 떨어진다’는 말이다.

이를 인지한 정부는 국내 병원의 연구 환경 변화를 촉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2011년부터 ‘연구중심병원’ 육성사업에 들어갔다. 

2011년 ‘보건의료기술진흥법’을 개정해 연구중심병원제도의 법적 근거를 마련한 정부는 2013년 3월에 병원의 연구조직, 연구인력, 시설장비 및 인프라, 연구실적, 연구개발 계획 등을 평가해 결과가 우수한 10개 의료기관을 연구중심병원으로 지정했다. 

연구중심병원은 병원의 무게추를 ‘진료 중심’에서 ‘진료와 연구 간 균형’으로 옮긴 것이 특징이다. 산·학·연·병 파트너십 구축 등을 통해 중개·임상 연구개발을 활성화하고, 이를 사업화로 연결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연구중심병원의 사업은 ‘지정사업’과 ‘육성사업’ 2단계 체계로 구성돼 있다.

‘지정사업’은 진료중심인 병원시스템을 진료·연구 균형 시스템으로 전환하도록 병원의 인프라 구축을 지원하는 사업을 말한다. 이 단계에서는 관련 기준에 따라 시스템을 전환한 병원에 대해 법적·제도적 지원이 제공된다.

‘육성사업’은 연구중심병원으로 지정받은 병원을 대상으로 별도 심사를 거쳐 HT(Health Technology) R&D 예산을 지원하는 단계다. 변화된 병원시스템을 통해 실질적 정책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사업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육성사업(R&D)’ 사업비 6240억 원을 확보한 정부는 사업 초창기인 2014년 10월에 5개 연구중심병원에 연구개발비를 지원했다. 이후 2015년도에 1곳, 2016년도에 2곳을 추가해 총 8개의 연구중심병원에 연구개발비를 지원했다. 지난해에는 총 9개 병원에 377억 원이 넘는 연구비가 지원하기도 했다. 

2016년 3월에는 연구중심병원으로 지정된 ▲가천길병원 ▲경북대병원 ▲고대구로병원 ▲고대안암병원 ▲분당차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아주대병원 ▲연대세브란스병원 등 10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성과 평가를 진행해 재지정하는 과정도 거쳤다.

사업 시행년도가 쌓이면서 연구중심병원 사업은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우선, 병원의 연구 인력이 대폭 확대됐다. 10개 연구중심병원의 연구전담의사는 지정 전인 2012년 78명에서 2017년 165명으로 증가했고, 업무의 30% 이상을 연구에 투자하는 연구참여 임상의사도 같은 기간 동안 1213명에서 1657명으로 늘었다. 박사·기술사 등 선임급 연구전담요원도 512명에서 942명으로 증가해 임상의사와 기초연구자·공학자 등의 협력 연구가 활성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또한, 기술 이전, 연구개발 수주 등 병원의 연구개발 관련 수입이 증가하고 있다. 2014~2015년 연구개발비를 지원받은 6개 병원의 총 수입 대비 연구 관련 수입 비중은 2013년 7.9%에서 2015년 10.9%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총 연구비에서 자체·민간 연구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23.9%에서 27.2%로 커졌다. 10개 병원의 기술 이전 수입 역시 지정 전인 2010~2012년에는 연평균 8억 원에 불과했지만, 2017년에는 66억 원으로 많아졌다.

이처럼 연구중심병원 사업이 긍정적 효과를 내자 보건복지부는 ‘병원’을 바이오메디컬 산업 발전을 위한 전진기지로 삼겠다는 비전을 지난해 7월 발표했다. 아울러 국회에서는 ‘지정제’로 운영되고 있는 연구중심병원을 ‘인증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하지만 연구중심병원을 놓고 한편으로는 잡음도 많다.

지난해에는 보건복지부 공무원이 과거 특정 의료기관으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수수하고 연구중심병원 선정 관련 정보를 제공한 사실이 확인돼 논란이 됐다. 문제가 된 공무원은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됐고 병원장 등은 뇌물공여, 업무상배임,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입건됐다.

이와 함께 일부 연구중심병원의 성과부족, 관리실태 미흡 등이 지적되면서 회계조사 필요성도 꾸준히 제기됐다. 이에 당국은 지난해 연구비를 지원받은 연구중심병원 9곳을 대상으로 오는 7월 말까지 특별 회계검사를 실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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