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6975 2077203
최종편집 2024-03-29 00:50 (금)
다발골수종에는 유지요법이 필요하다
상태바
다발골수종에는 유지요법이 필요하다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19.01.21 02: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화순전남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이제중 교수

“다발골수종도 이제는 만성 혈액질환이 됐다.”

다발골수종은 림프종, 백혈병과 함께 발생률이 높은 3대 혈액암 중 하나로, 치료제에 대한 반응이 좋지만 재발이 잦아 완치가 어려운 악성 혈액암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부작용은 줄고 치료 효과는 보다 강력해진 신약들이 연이어 소개되면서 다발골수종 환자들의 생존기간도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레블리미드(성분명 레날리도마이드, 세엘진)가 다발골수종 분야에서 최초로 유지요법의 효과를 입증, 악성 혈액암이었던 다발골수종을 관리 가능한 ‘만성 혈액질환’으로 이끌고 있다.

혈액암 분야에서 축적된 경험에도 불구하고 다발골수종 분야에서는 입증되지 않았던 유지요법을 두고 고민해야했던 의료진들 역시, 이제는 자신 있게 유지요법을 권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임상 현장에서는 아직 레블리미드 유지요법을 강력하게 권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아직 급여권에 진입하지 못한 탓에 환자들이 부담해야 할 비용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혈액학회 다발골수종 연구회에서는 최근 자가조혈모세포 이식 후 다발골수종 치료요법에 대한 자체 설문조사를 실시, 혈액종양내과 전문의들의 의견을 모았다.

그 결과, 혈액종양내과 전문의들은 대부분 다발골수종 유지요법의 효과를 신뢰하고 있었으며, 급여 확대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이와 관련, 의약뉴스는 다발골수종 연구회 전 위원장으로, 최근 다발골수종 분야 임상연구로 제15회 서봉의학상을 수상한 바 있는 화순전남대학교병원 핼액종양내과 이제중 교수를 만나 레블리미드 유지요법의 가치를 조명해 봤다.

▲ 레블리미드가 다발골수종 분야에서 최초로 유지요법에 허가를 획득한 가운데 대한혈액학회 다발골수종 연구회에서는 최근 자가조혈모세포 이식 후 다발골수종 치료요법에 대한 자체 설문조사를 실시, 혈액종양내과 전문의들의 의견을 모았다. 그 결과, 혈액종양내과 전문의들은 대부분 다발골수종 유지요법의 효과를 신뢰하고 있었으며, 급여 확대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이와 관련, 의약뉴스는 다발골수종 연구회 전 위원장으로, 최근 다발골수종 분야 임상연구로 제15회 서봉의학상을 수상한 바 있는 화순전남대학교병원 핼액종양내과 이제중 교수를 만나 레블리미드 유지요법의 가치를 조명했다.

◇다발골수종, 재발이 흔해 치료가 쉽지 않은 질환
혈액암에 속하는 다발골수종은 고형암과 달리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적 치료가 어려워 완치가 쉽지 않고 재발이 흔하게 나타난다.

최근에는 우수한 치료 효과에 부작용이 줄어든 신약들이 연이어 소개되면서 다발골수종 치료환경도 크게 개선되고 있다.

이와 관련 이제중 교수는 “다발골수종의 핵심적인 특징은 1차 치료에 반응은 아주 좋지만, 타 질환과 달리 완치가 잘되지 않는 것이 문제”라며 “다발골수종은 대부분 재발하며, 다시 치료를 시행하면 호전이 되지만, 이러한 재발과 치료의 과정을 반복적으로 겪기 때문에 완치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대 초반 이전까지 고식적 항암제를 주로 사용했지만, 2000년도 초반부터 신약들이 많이 소개됐다”면서 “크게 두 가지 계열로 나뉘는데, 한 계열은 벨케이드(성분명 보르테조밉)와 같은 프로테아좀 억제제이고 또 다른 계열은 탈리도마이드 유도체인 면역조절제로, 이러한 신약들이 도입되면서 치료 결과가 급격하게 상승했다”고 소개했다.
 
이 가운데 다발골수종 치료제 중 최초로 유지요법에서도 효과를 입증한 레블리미드는 면역조절제 중 하나로 우수한 치료 효과와 함께 안전성과 편의성을 높여 생명 연장 효과는 물론 삶의 질 개선에도 기여했다는 평가다.

이 교수는 “레블리미드는 경구약제이자, 면역조절제로서 직접 암세포를 사멸하는 효과도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면역조절 효과가 있어 타 치료제와는 달리 장기적으로 투여가 가능하고, 편의성 또한 매우 향상된 약제”라며 “결과적으로, 레블리미드가 국내에 도입됨으로써 환자들의 삶의 질과 생명 연장의 효과를 모두 가져왔다”고 평가했다.


◇자가조혈모세포 이식 후 유지요법ㆍ공고요법 모두 필요
다발골수종은 조혈모세포 이식 후에도 재발이 흔하기 때문에 이식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유도요법 뿐 아니라, 이식 후 재발을 최대한 늦추기 위한 공고요법과 유지요법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먼저 이 교수는 “환자들은 진단 시 크게 조혈모세포이식이 가능한 환자와 불가능한 환자로 분류되는데, 국내에서는 65세를 기준으로 65세 이하는 조혈모세포 이식 가능, 65세 이상은 이식 불가능으로 경계를 나눠 놓았다”면서 “하지만 65세~70세 환자들도 전신상태가 좋다면 조혈모세포 이식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임의로 이식 가능군과 불가능군을 분류했기 때문에 현재 65세 이하의 환자들에게만 1차 치료요법을 한 후 자가 조혈모세포이식을 시행한다”며 “이러한 분류 시스템은 국내에서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자가 조혈모세포이식 후에는 두 가지 방법으로 다발골수종 치료가 가능한데, 상대적으로 강하게 치료하는 방법을 공고요법, 약하게 지속적으로 치료제를 투여하는 방법을 유지요법이라고 한다”며 “대략 2012년을 기점으로 해외 논문에서 3상 임상연구 중심으로 조혈모세포이식 후 유지요법군이 재발 없이 장기간 생존한다는 연구결과가 쏟아져 나왔다”고 유지요법의 가치를 설명했다.

또한 “다발골수종은 치료 시 잦은 재발 특성으로 인해 장기간 치료 반응을 지속시키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유지요법을 실시한다”며 “다발골수종 유지요법이 가장 중요한 핵심적인 이유는 환자들의 생존기간을 연장시키기 때문으로, 다발골수종의 1차 유도요법과 자가 조혈모세포이식으로 치료가 잘 되어 암세포가 많이 줄어들었을 때 적은 용량의 치료제를 지속적으로 사용해 환자가 장기 생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유지요법의 주목적”이라고 부연했다.

다음으로 공고요법에 대해서는 “유지요법보다 조금 더 강하게 치료를 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으로 근래에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치료분야”라며 “공고요법은 유지요법보다 강한 약제를 단기간 내 사용하는데, 아무래도 공고요법은 강하게 치료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환자의 부작용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고 소개했다.

다만, 공고요법과 유지요법간의 비교에 대해서는 “현재 외국 및 국내에서 공고요법은 임상연구 단계에 있기 때문에 현재 공고요법과 유지요법의 차이를 생각해 볼 필요는 없을 것 같다”며 “현재 제도권 내에서 이미 확립된 유지요법이 더 중요하며, 향후에는 공고요법 또한 제도권 내에 진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발골수종, 악성 혈액암에서 만성 혈액질환으로 변화
이 가운데 레블리미드는 CALGB 100104, IFM 2005-02, GIMEMA RVMM-PI-209 메타분석을 통해 유지요법에서의 효과를 입증했다.

이 연구에서 새롭게 다발골수종으로 진단 받은 후 조혈모세포 이시을 받은 1208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79.5개월(중앙 추적관찰 기간) 동안 추적관찰한 결과, 레블리미드 단독 유지요법군의 무진행 생존기간(PFS)이 52.8개월로 대조군 23.5개월에 비해 2배 이상 높았다.

또한 후속 연구를 통해 88.8개월(중앙 추적관찰 기간) 동안 추적관찰한 결과 레블리미드 유지요법의 전체생존율(OS)은 111개월로, 대조군의 86.9개월보다 길었다.

이처럼 레블리미드가 다발골수종 치료제 중 최초로 유지요법의 가치를 입증할 수 있었던 것은 다른 치료제들보다 부작용이 적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유지요법은 다발골수종의 재발을 최대한 지연시켜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때문에 중요하다”면서 “만일, 유지요법에 사용되는 치료제가 심한 부작용이 수반되어 그 위험성이 막대하다면 유지요법을 사용해서는 안 될 것이지만, 면역조절제인 레블리미드는 약을 가볍게 복용할 수 있고, 부작용이 많지 않아 치료제를 통한 이익과 손실을 따져 이익이 더 크기 때문에 유지요법을 사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다발골수종도 이제는 만성질환으로 인식해야하며, 앞으로는 치료제가 더욱 발전해 완치도 가능해 질 것이라는 평가다.

이 교수는 “다발골수종 치료를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져야 한다”면서 “과거에는 다발골수종을 악성 혈액암으로 여겼다면, 앞으로는 당뇨병처럼 만성 혈액질환의 일부로 간주해야 된다”고 피력했다.

나아가 ”앞으로 면역세포치료제 도입을 통해 더욱 발전할 경우 충분히 미세잔존질환까지 치료가 가능해져서 다발골수종도 완치가 가능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이제중 교수는 “앞으로 다발골수종은 악성 혈액암이 아니라 만성 혈액질환으로 인식되어야 한다”면서 “모든 다발골수종 환자는 유지요법을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든 다발골수종 환자에 유지요법 실시해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완치라고 평가할 수 있을 만큼 미세잔존질환까지 치료하기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인 만큼, 모든 다발골수종 환자에게 반드시 유지요법을 시행해야 한다는 것이 이 교수의 설명이다.

우선 그는 “완치라는 개념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면서 “진단 시 1010 정도의 암세포가 있었다고 가정할 때, 109 이하를 부분반응 상태, 107 정도가 완전반응 상태라고 판단한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다발골수종은 완전반응 상태에 도달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빨리 재발 된다”며 “완전반응을 보인 환자들 중에서도 미세잔존질환의 여부가 매우 중요한데, 과거에는 미세잔존질환을 검출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현미경 관찰로 골수에서 다발골수종 세포가 보이지 않거나 M 단백이 소실되었을 때 완전반응이라고 했다”고 부연했다.

이어 “현재는 분자학적 방법이 개발돼 유세포분석 기법(Multiparametric Flow Cytometry, MFC) 혹은 차세대 염기서열분석법(next-generation sequencing, NGS)으로 미세잔존질환 검출이 가능하다”면서 “미세잔존질환까지 완전히 감소시켜줘야 재발이 적고 장기 생존이 가능하므로, 현재는 미세잔존질환이 10-6까지 완전히 좋아진 것을 ‘미세잔존질환이 음성이 된 완전반응’이라고 하며, 또 이렇게 돼야 완치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1차 요법 후 자가 조혈모세포이식을 진행한 환자 중 미세잔존질환까지 완전히 다 없어져 완치가 가능한 환자의 퍼센트는 그렇게 크지 않고, 임상연구가 시행되었던 대상자도 1차 치료의 반응 결과에 관계없이 모든 다발골수종 환자가 포함돼 있다”면서 “현재 의학적인 문헌 상에서는 모든 다발골수종 환자들이 유지요법 필요 대상이 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향후에 다발골수종 유지요법에 대한 분석이 추가로 진행되어서 유지요법이 꼭 필요한 환자들에 대한 대상군을 세분화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현재로는 모든 환자들이 유지요법 대상이 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1차 치료에서 어떤 약제를 사용했다 하더라도, 레날리도마이드 유지요법은 의미가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 교수는 일단 “현재 다발골수종 1차 치료제가 과거에 비해 많이 발전했어도, 아직은 부족한 시점”이라고 전제했다.

예로 “국내에서는 1차 치료제로 이식군에서 보르테조밉 기반 치료제를 사용하고, 비이식군에서는 보르테조밉 혹은 레날리도마이드를 사용한다”면서 “외국, 특히 미국의 경우에는 1차 치료제로 RVd 병용요법(레날리도마이드+보르테조밉+덱사메타손)을 도입해 사용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불행하게도 RVd 병용요법에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향후 1차 치료요법에서 반드시 개선되어야 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데이터 상에서는 1차 치료 후 자가 조혈모세포이식 환자에게는 어떠한 치료제로 1차 치료를 했든 간에 유지요법군이 비유지요법군에 비해 치료 결과가 유리했다”며 “이에 모든 다발골수종 환자에게 유지요법을 권고한다”고 설명했다.


◇레날리도마이드 유지요법 중 재발하더라도 재치료 성공률 더 높아
재발 후 치료옵션 역시 유지요법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 이 교수의 설명이다. 오히려 유지요법을 통해 환자의 컨디션을 더 잘 유지할 수 있어 재치료 성공률도 더 높다는 것.

그는 “해외 데이터가 있는데, 다발골수종 유지요법 후 재발해 다시 치료를 하는 경우, 해당 치료제에 대해 반응률, 무진행 생존기간, 전체 생존율 등을 기준으로 평가를 진행했다”면서 “1차 치료제에 대한 무진행 생존기간을 PFS1, 2차 치료제에 대한 무진행 생존기간을 PFS2로 설정해 치료제의 영향력을 평가한 결과, 레날리도마이드 유지요법을 시행했던 환자군의 2차 치료제에 대한 무진행 생존기간(PFS2)이 훨씬 더 긴 것으로 나타났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는 레날리도마이드 유지요법을 실시한 환자들이 더 반응률이 높다는 것이고, 장기적으로는 생존율이 높다는 것”이라며 “과거에는 유지요법을 실시하면 해당 치료제에 대한 내성으로 인해 그 다음 치료제를 사용할 때 문제가 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다발골수종 유지요법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레날리도마이드는 면역조절제이기 때문에 상관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레날리도마이드 유지요법을 통해 환자의 컨디션이 좋아진 상태에서 재발하는 경우 2차 치료제에 대한 순응도가 더 높기 때문에 훨씬 치료 환경이 더 좋은 것 같다”고 부연했다.


◇면역조절제인 레날리도마이드 유지요법, 중단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시행해야
이와 함께 이 교수는 다발골수종 유지요법을 지속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연구회의 설문조사 결과 비용 부담을 이유로 일정 기간 후 중단한다는 답변들이 있었는데, 중단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그는 “해외 오리지널 연구에서는 레날리도마이드를 10mg으로 시작해 3개월 투약 후 부작용이 없으면 15mg으로 증량해서 평생 동안 재발이 되지 않을 때까지 투약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며 “또 레날리도마이드는 면역조절제이므로 지속적으로 투약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지속적으로 투약하는 과정에서 비용적인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일부에서는 ‘완전히 호전된 환자들의 경우 1~2년 정도 치료제를 사용하다가 중단해 볼 수도 있지 않는가?’라는 의견이 나온다”며 “이러한 문제는 급여가 될 경우 충분히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고 급여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어 “다발골수종연구회에서 심포지엄 등을 통해 지속적인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왜 다발골수종에서 유지요법을 사용해야 하는지 공론화하고 환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알려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나아가 “향후 시간이 흘러 세분화 분석을 통해 미세잔존질환까지 완전히 사라진 환자들이라면 중간에 유지요법을 중단할 가능성도 있겠지만 현재는 그러한 데이터가 없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치료제를 사용해야 하는 것이 맞다”고 거듭 강조했다.


◇비급여 상황에서도 절반 이상의 의료진은 유지요법 시행 중
아직은 국내에서 다발골수종 유지요법은 인정 비급여 대상으로, 환자들이 적지 않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의료진들이 유지요법에 대한 확신에도 불구하고 이를 강력하게 끌고 갈 수 없는 이유이고, 연구회가 설문조사를 통해 현황 파악에 나선 배경이다.

이 교수는 “다발골수종 유지요법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이유는 다발골수종연구회가 직접 기존 제도 안에서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의 한계에 대한 답답한 마음에 돌파구를 찾고, 의료진의 목소리를 높이기 위함이었다”면서 “궁극적으로는 환자들에게 다발골수종 치료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 고민하기 위해서로, 설문조사를 통해 현재 다발골수종 유지요법 제도와 관련한 치료 현황과 개선사항이 무엇이 있을지 확인하기 위해 진행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선별적으로라도 탈리도마이드를 통해 유지요법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탈리도마이드는 레날리도마이드보다 부작용에 대한 부담이 있고, 유지요법에 대한 근거 또한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이 교수는 “탈리도마이드 유지요법 데이터는 보고자 마다 약간씩 차이가 있어 설왕설래가 있다”면서 “어떤 데이터에는 탈리도마이드 유지요법이 좋다는 것이 있고, 또 다른 데이터에는 탈리도마이드 유지요법을 실시해도 다발골수종 환자의 생존기간에 차이가 없다는 결과도 있는데, 최근에는 탈리도마이드 유지요법을 실시했을 때 환자의 생존율이 향상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다발골수종 유지요법에 있어 탈리도마이드와 레날리도마이드에는 차이점이 존재한다”면서 “탈리도마이드는 레날리도마이드보다 효과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약하고,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고 설명했다.

특히 “손발이 심하게 저리는 신경병증이 많이 유발되기 때문에 상당히 부담감이 있는 치료제”라며 “그럼에도 다발골수종 유지요법을 실시하는 의사 중 한 명으로서 아직까지 탈리도마이드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기 때문에 탈리도마이드로 유지요법 치료를 선택해 진행한 것”이라고 토로했다.
 
뿐만 아니라 “의사의 입장에서는 비급여 약제(레블리미드)로 환자에게 치료를 진행하는 것은 상호 간에 부담이 된다”며 “탈리도마이드 또한 레날리도마이드보다 비용이 적다고 하더라도 경제적으로 풍족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역시 부담이 되는 약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 속에서 레날리도마이드에 대해 우수성을 입증한 데이터가 대량으로 나오게 됐다”며 “그래서 현재는 탈리도마이드를 고려하지 않고 레날리도마이드로 유지요법을 진행한다”고 소개했다.

탈리도마이드가 오래된 약제이고 부작용 부담도 있는 반면, 레날리도마이드는 부작용이 적고 복용 편의성이 뛰어나고 효과 측면에서도 명확하게 우수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처럼 탈리도마이드는 유지요법에 대한 근거가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유지요법을 시행했던 이유에 대해서는 “혈액종양내과 의사들은 고전적인 치료법으로 자가 조혈모세포이식을 바탕으로 실시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에서 다발골수종 환자수가 급격하게 늘어난 것은 2000년도 진입 이후부터인데, 국내 의사들은 그 이전부터 백혈병 등 혈액암 질환을 치료하면서 유지, 공고요법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치료하려고 노력하던 습관이 몸에 배어있으며, 다발골수종처럼 완치가 되지 않는 질환이라면 장기적으로 환자의 생명을 이끌 수 있는 치료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유지요법에 대한 확신에도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절반정도만이 유지요법을 시행하고 있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다발골수종 유지요법은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다”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설문을 진행한 결과, 다발골수종 탈리도마이드 유지요법 치료를 실시하고 있는 의료진 현황을 살펴보면, ‘모든 환자에게 유지요법 실시한다’ 약 21.1%, ‘선별적으로 환자에게 실시한다’ 약 47.3%, ‘유지요법을 하지 않는다’ 약 31.6%로 나타났다”고 소개했다.

뿐만 아니라 “제가 학회 강의 중에 현장에서 의료진들에게 즉석 설문조사를 거수로 확인을 했더니, 1차 요법을 하고 자가 조혈모세포이식 후 유지요법을 적극적으로 하는 의사가 절반 정도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현재 비급여를 통해 다발골수종 유지요법을 실시하고 있어 환자와 의료진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며 “하지만 다른 시각으로 보면, 다발골수종 유지요법이 급여로 인정되고 있지 않음에도 68.4%의 의료진들이 적극적으로 유지요법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이는 레블리미드가 향후 급여 통과가 될 경우 모든 의료진들이 유지요법을 할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며 “이 부분이 이번 설문조사의 핵심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다만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의견이 다를 수도 있는데, 예를 들어, 일부에서는 환자가 다발골수종이 재발했을 때 치료제(레날리도마이드)를 사용하면 되지 않겠는가? 1차 치료제 사용 후, 재발하면 또 2차 치료제, 그 이후에 3차 치료제를 사용하면 되지 않는가?’라는 의견도 있다”며 “그러나, 이러한 관점은 좋은 치료제를 조기에 사용하지 못하고 아껴놓는 꼴이 되어버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효과가 있는 치료제를 유지요법을 통해 빨리 환자에게 사용해야 환자의 삶의 질이 향상되고, 재발률 또한 감소한다”면서 “그렇게 된다면, 2차, 3차 치료제로 넘어가는 환자가 줄어들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의료비도 감소하게 될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환자 생존율이 길어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장 투입되는 치료제 비용만을 단기적으로 생각하는 현실이 아쉽다는 토로다.

 

▲ 레블리미드 유지요법에 대한 급여 적용을 다발골수종 치료환경 개선을 위한 최우선 과제로 꼽은 이제중 교수는 PET-CT 진단에 대한 급여 적용과 처방 자율권, 연구자 주도 임상 활성화 등도 중요한 과제라고 밝혔다.

◇비급여 유지요법, 환자들도 한계
레날리도마이드는 탈리도마이드와는 달리 유지요법에 대한 근거를 확보한 유일한 다발골수종 치료제로 부작용에 대한 부담도 적지만, 환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치료제는 아니다.

이직 유지요법에 대한 급여가 인정되지 않기 때문인데, 이로 인해 환자가 부담해야 할 약제비 부담이 10mg 기준 한 달에 약 240만원에 이른다.

이와 관련 이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매달 약 240만 원을 치료에 사용한다는 것은 일부 환자를 제외하고는 정말 거의 불가능하다”며 “아마 한 두 달 정도라면 사용해 볼 수도 있겠지만, 평생 비급여로 레날리도마이드 유지요법을 사용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실례로 “화순전남대학교병원에 400여명의 다발골수종 환자분이 계시고, 매년 60여명 정도가 새로 진단을 받아 병원으로 내원하는데, 대략적으로 전체 환자의 40% 정도가 이식군”이라며 “새롭게 내원한 60여명의 40%에 해당하는 약 25명 환자가 인정 비급여에 해당하는 레날리도마이드 유지요법 대상자로, 이 가운데  한 달에 약 240만 원의 비용을 지불하며 계속 사용하고 있는 환자는 딱 한 명뿐”이라고 토로했다.

그나마 “그 환자는 본인이 비용을 부담해서 레날리도마이드 유지요법을 사용하고 있고 치료 결과도 좋게 나타나고 있지만, 그 환자분 역시 비용적인 측면에서 많은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올해 초에는 급여가 통과될 수도 있으니 아주 조금만 유지요법을 진행하자 권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제 환자 중 그 분을 제외한 나머지 환자는 비용적인 부담으로 인해 사실상 레날리도마이드 유지요법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그저 단기간으로 500~1000만원 정도라면 모를까, 비급여로 평생 레날리도마이드 유지요법을 해야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연구자 주도 임상연구 활성화 및 요법 기준 급여 정책 개선 필요
레날리도마이도 유지요법에 대한 급여를 다발골수종 치료환경 개선을 위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은 이 교수는 이외에도 다양한 부분에서 개선되어야할 것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전에 다발골수종연구회 위원장을 맡으면서 다발골수종 치료에 있어 크게 두 가지 애로점을 느꼈다”며 “하나는 급여에 대한 어려움, 또 다른 하나는 우리나라 임상연구에 대한 제한점”이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임상연구의 제한점과 관련해서는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국제 임상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고 임상연구 질도 아주 높은 국가로, 다발골수종 분야에서 아주 중요한 핵심 포인트 연구를 하게 되면 우리나라가 반드시 포함될 정도로 임상연구 수준이 높다”면서 “특히 연구자 주도 임상연구는 스폰서 주도 임상연구에서 실시하지 못한 사각지대를 발견해 그 차이를 메우고, 우리나라에 적합한 연구를 새롭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아주 중요하다”고 전제했다.

그러나 “국내에서 연구자 주도 임상연구는 큰 제한점이 존재하고 있다”며 “급여 항목에 해당하는 치료제뿐만 검사비 등 소요 비용 지원이 원활하지 않으니, 연구자가 모든 비용을 책임져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연구자들이 임상연구에 대해 많이 위축되어 있는데, 이는 다발골수종뿐만 아니라 모든 의학회가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숙제라는 지적이다.

또한 다발골수종 급여 측면에서 대해서는 요법을 중심으로 적용되는 급여 기준과 레날리도마이드의 유지요법 및 RVd 1차 요법의 급여 적용을 꼽았다.

우선 그는 “우리나라는 특정 요법으로 급여가 인정되는데, 예를 들어 먼저 레날리도마이드를 2차 요법으로 사용한다고 할 때 레날리도마이드 자체를 2차 요법으로 급여로 인정하면 좋을 텐데, Rd 병용요법으로 급여가 인정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일부 환자에 따라서는 저렴한 ‘싸이크로포스파마이드’라는 약제를 사용해 효과가 올라가기도 하는 등 환자마다 그 특색에 맞게 병용 요법을 선택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일률적으로 정해진 요법만 사용하게 되어 있다”며 “우리나라는 요법(Regimen)으로만 급여 적용을 한정시켜, 의사의 처방 자율권을 박탈시키고 정해진 대로만 치료해야 되는 문제점이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두 번째 개선사항은 하루빨리 레날리도마이드 유지요법과 RVd 1차 요법이 급여 통과가 되어야 하는 것”이라며 “제일 시급한 것은 레날리도마이드 유지요법”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PVd 병용요법(포말리도마이드+보르테조밉+덱사메타손)으로 포말리도마이드가 2차 요법으로 급여가 되면 좋겠다”며 “또한 우리나라에 익사조밉(제품명: 닌라로), 엘로투주맙(제품명: 엠플리시티) 등이 승인은 됐지만 약가 협상이 되지 않아 당장 사용할 수 없는 치료제들이 있는데, 현재 다잘렉스가 4차 치료제로 승인이 됐고 무상공급 프로그램으로 운영되고 있긴 하지만 빨리 급여가 됐으면 좋겠다”며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의사가 단독요법과 병용요법 등에 있어 자유롭게 처방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외에도 그는 “추가적으로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것 중 하나는 진단 측면”이라며 PET-CT의 급여 적용을 주문했다.

그는 “다발골수종은 진단 시 골병변이나 형질세포종을 발견하기 위해 PET-CT를 실시해야 한다”면서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형질세포종이 발견된 환자에서만 PET-CT가 급여가 인정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형질세포종을 육안으로 구분이 가능한 경우도 있지만 신체 내부에 형질세포종이 있는 경우나 골병변을 정확히 평가하기 위해서는 PET/CT를 촬영해야 한다”며 “때문에 다른 고형암처럼 다발골수종 진단 시 PET-CT가 반드시 보험 적용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