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6975 2077203
최종편집 2024-04-26 00:17 (금)
아시아 3국 NOAC RWE의 결론은 ‘올바른 처방’
상태바
아시아 3국 NOAC RWE의 결론은 ‘올바른 처방’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19.01.19 06: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용량보다 고용량이 더 문제...처방률도 낮아

“저용량이냐 표준용량이냐, 그보다 중요한 것은 처방률이다.”

아시아인에 대한 비(非)비타민K 경구용 항응고제(NOAC, Non-Vitamin K Antagonist Oral Anticoagulant)의 적정용량을 두고 아직 명쾌한 해답을 얻지 못한 가운데 한국과 일본, 대만 등 아시아 3국의 리얼월드 데이터(Real-World Data)를 비교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BMS제약과 한국화이자제약은 18일, 서울 콘래드호텔에서 대만 창궁메모리얼병원 이쉰 찬 교수와 일본 게이오대학병원 슌 코호사카 교수,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유희태 교수를 초청,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정보영 교수를 좌장으로 3국의 NOAC 리얼월드 데이터를 조명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연자들에 따르면 3국 모두 리얼월드에서 대체로 적정 용량보다 저용량을 투약하는 사례들이 많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와파린보다 안전성은 물론 유효성에서도 우월한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이 결과가 아시아인에게 저용량으로 충분하다는 결론으로 이어져서는 안된다는 것이 연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어디까지나 가장 강력한 근거는 표준용량에 있다는 것.

오히려 지금은 용량에 대한 논란보다 항응고 요법이 필요한 환자들에 대한 항응고 처방률을 끌어올리는 것이 급선무라는 지적이다.

 

◇RCT와 서양 RWE에 아시아인 데이터 부족...아시아인 RWE 필요
정보영 교수는 아시아 3국의 NOAC 리얼월드 데이터를 비교하기에 앞서 이들을 한 자리에서 조명하는 것이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비록 무작위배정 임상연구(RCT)가 리얼월드 데이터보다 근거수준이 높고, 보다 정확한 비교가 가능한 것이 사실이지만, 주요 NOAC의 RCT는 서양인을 중심으로 진행돼 아시아인의 특성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서양을 중심으로 발표되고 있는 리얼월드 데이터들 역시 아시아인의 비중이 적어 아시아인만의 리얼월드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인구집단의 특성을 보면 아시아인의 체구가 작고, 초고령화 속도도 빨라 연구에서 배제된 80세 이상 초고령층의 비중도 많다는 것.

특히 아시아 고령환자들의 체중은 더욱 적어서 이른바 RCT를 통해 확인된 ‘표준용량’이 적절한지 알 수 없다는 설명이다.

◇3국 모두 절반은 저용량 사용...그럼에도 와파린보다 안전하고 효과적
같은 이유로 아시아 국가에서는 표준용량보다 저용량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했다. 체중이 적은 아시아인에서 서양인과 같은 용량을 사용할 경우 출혈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수치로 드러났다. 3국의 주요 RWE 모두 4가지 노악의 저용량 처방률이 50%를 상회한 것.

흥미로운 부분은 이처럼 저용량 처방률이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와파린 투약 환자들에 비해 뇌졸중이나 전신색전증 등 유효성 평가 변수와 두개 내 출혈을 비롯한 주요 출혈과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등 안전성 평가 변수 모두 NOAC이 우월한 경향을 보였다는 점이다.

◇대만, 표준용량 사용 군에서 뇌졸중ㆍ색전증ㆍ출혈ㆍ사망 모두 줄인 것은 ‘아픽사반’ 뿐
이 가운데 이쉰 찬 교수는 조금 더 흥미로운 결과를 소개했다. 

약제별로 표준용량 투약 군을 집계한 결과 CHADS2-VASc 스코어 0. 1점인 경우보다 2점 이상인 경우에서 약제별 차이가 조금 더 두드러졌다는 것.

특히 뇌졸중 전신색전증, 두개 내 출혈, 주요출혈,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등 모둔 지표에서 와파린보다 앞선 것은 아픽사반(제품명 엘리퀴스)이 유일했다는 것이

뿐만 아니라 저용량에 있어서는 NOAC들이 모두 와파린보다 출혈이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지만, 그 중에서도 아픽사반은 위장관 출혈에까지 장점을 보였다고 부연했다.

▲ 연세의대 유희태 교수.

◇한국, 저용량보다 고용량이 문제
우리나라의 리얼월드 데이터를 소개한 유희태 교수는 용량별 차이를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서양의 리얼월드 데이터는 저용량을 사용한 경우 뇌졸중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저용량에서도 표준용량과 마찬가지로 NOAC의 안전성과 유효성 데이터가 더 긍정적이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저용량을 사용해야 할 환자에게 표준용량을 처방하는 등 과다용량을 사용한 경우에는 뇌졸중과 출혈의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소개했다.

현재로서는 저용량보다 과다용량을 사용하는 것에 더욱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것.

◇초고령화 사회 진입한 일본, 노인에 대한 적정용량 고민
슌 코호사카 교수는 일본 역시 저용량의 처방 빈도가 높고 RCT에서 나타난 것처럼 와파린보다 NOAC가 안전하고 효과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가볍게 소개하면서, 조금 다른 측면에서 리얼월드 조명했다.

유럽과 달리 한국과 일본, 대만 등은 초고령화 사회로 85세 이상 초고령 환자들이 많을 뿐 아니라, 노인들의 체중이 왜소하고 동반질환도 많아 RCT에서 나타난 표준용량을 진정 ‘표준’이라 볼 수 있겠는가 하는 의문이다.

이에 리얼월드 연구를 통해 아시아인, 그 중에서도 초고령 환자들에게 ‘적정용량’을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리얼월드 데이터 의미 있지만 한계도 분명...전향적 코호트 연구 지켜봐야
좌장 정보영 교수는 3국 교수들의 발표 내용과 관련, 리얼월드 데이터에서 나타난 NOAC의 안전성과 유효성에 의미를 부여하면서도 과도한 해석에는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우선, 리얼월드에서 저용량과 표준용량 모두 와파린과 비교해 안전성과 유효성이 우월했다는 데이터를 잘못 이해해 저용량으로도 충분하다는 결론을 내려서는 곤란하다는 지적이다.

▲ 연세의대 정보영 교수.

리얼월드에는 통제 불가능한 변수들이 많아서 후향적 연구로는 아무리 대조군간 성향매칭을 통해 편차를 좁힌다 하더라도 RCT만큼 완벽할 수는 없다는 것.

따라서 현재로서는 RCT를 통해 입증된 표준용량을 처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으로, 3명의 연자들 모두 정 교수의 발언에 공감했다.

특히 유희태 교수는 “추적 관찰 기간도 중요하다”면서 “아직은 NOAC에 대한 급여가 풀린지 얼마 되지 않아 계속해서 부적절하게 저용량을 사용하더라도 표준용량과 비교해 차이가 없을지 확신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레지스트리 데이터를 전향적으로 살펴보고 있는데, 이를 통해 실제 처방패턴을 분석하면 적절한 용량과 약제별 차이 등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표준용량에서 아픽사반만이 와파린과 비교해 뇌졸중과 전신색전증, 두개 내 출혈,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을 모두 줄였다는 대만의 연구 결과 역시 같은 이유에서 NOAC간 우월성 차이로 이해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정 교수의 지적이다.

약제간 차이는 리얼월드 데이터가 아니라 직접 비교 임상(Head to Head)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는 것.

나아가 ‘표준용량’에 대해서도 약제별 특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선발주자인 다비가트란(제품명 프라닥사)과 리바록사반(제품명 자렐토)과 후발주자인 아픽사반, 에독사반(제품명 릭시아나)의 표준용량을 동일하게 볼 수 없다는 지적이다.

선발주자로 경험이 적었던 다비가트란과 리바록사반은 환자의 컨디션에 따른 용량 구분이 거의 없지만, 경험이 축적된 상태에서 출시된 아픽사반과 에독사반은 환자를 다양하게 분류, 그에 맞는 표준용량을 구분했던 만큼 약제별로 저용량과 표준용량, 그리고 그에 따른 결과를 해석하기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당부다.

◇용량 보다 중요한 것은 ‘항응고제 처방률 향상’
오히려 정 교수는 항응고제 처방률 향상에 보다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NOAC의 급여 확대 이후 항응고 요법이 필요한 환자들의 항응고제 처방률이 향상되고 있다고는 하나, 3개국 모두 아직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만과 일본의 사례에서 답을 얻고자 했으나, 심방세동과 그에 따른 뇌졸중 발생의 위험을 경고하는 것 외에 뚜렷한 해법은 제시되지 못했다.

한편, 대한부정맥학회에서는 심방세동과 그에 따른 돌연사 및 뇌졸중의 위험을 알리고자 두근두근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개원가의 항응고제 처방률을 향상시키고자 다양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급성기 치료를 마친 심방세동 환자를 1, 2차 의료기관으로 전원시켜 항응고 요법을 시행하고, 증상이 악화되면 다시 3차 의료기관으로 전원하는 협업 체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나아가 돌연사 및 뇌졸중의 주요 원인인 심방세동에 대한 대중적 인지도를 높이고, 조기진단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심방세동 스크리닝에 주력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정보영 교수는 “과거에는 심방세동을 진단하더라도 적절하게 치료할 방법이 없었지만, 최근에는 확실한 툴이 있어 조금이라도 빨리 진단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학회의 힘만으로는 역량이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모두가 ‘심방세동은 치료할 수 있는 병’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다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