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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색 육류, 장내 세균 통해 심장질환 위험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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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색 육류, 장내 세균 통해 심장질환 위험 높여
  • 의약뉴스 이한기 기자
  • 승인 2018.12.14 15: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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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색 육류가 장내 세균을 통해 심장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2일(현지시간) 영국 의학전문매체 메디컬뉴스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Cleveland Clinic)의 연구자들은 붉은색 육류가 풍부한 식단이 어떻게 장내 세균에 영향을 미쳐 심장질환 위험을 증가시키는지에 대한 추가적인 증거를 밝혀냈다.

연구팀은 1개월 동안 주요 단백질 공급원으로 붉은색 육류를 섭취한 사람은 백색 육류 또는 비육류 식품을 통해 단백질을 섭취한 사람보다 트리메틸아민 N-옥사이드(TMAO, trimethylamine N-oxide) 수치가 2~3배 높다는 점을 발견했다.

장내 세균은 소화 도중 특정 영양분을 분해할 때 부산물인 TMAO를 생산한다.

이전에 시행된 연구들에 따르면 TMAO 수치 증가는 동맥을 막는 플라크 형성을 유발하고 심장 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이번에 클리블랜드 클리닉 연구팀은 붉은색 육류가 TMAO 수치를 증가시키는 2가지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연구팀에 의하면 붉은색 육류를 자주 섭취할 경우 장내 세균의 TMAO 생산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신장을 통한 TMAO 제거가 감소할 수 있다고 한다.

연구 책임저자인 스탠리 헤이즌 박사는 소금과 물 섭취량이 아닌 식단이 신장의 배출 능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온 것은 이 연구가 처음이라고 밝혔다.

이어 “생활습관 요인이 심혈관 건강에 매우 중요하다는 것은 이미 알려져 있으며, 이 연구 결과는 TMAO와 심장질환 간의 연관성에 대한 이전 연구를 기반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헤이즌 박사를 비롯한 연구팀은 이전 연구에서 TMAO가 혈소판에 영향을 미쳐 혈전증 위험을 높인다는 점을 알아냈다. TMAO는 혈소판의 칼슘 신호전달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혈소판은 혈액 내 TMAO 수치가 높을 때 혈액 응고 촉발인자에 다르게 반응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콜레스테롤 및 혈압 수치가 건강한 수준이더라도 TMAO가 심장발작, 뇌졸중, 사망 위험에 대한 강력한 예측인자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TMAO를 심장질환 위험에 대한 예측 지표로 시험하기 위한 임상시험들이 진행되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113명의 참가자들이 식단을 엄격하게 통제받는 3개 그룹으로 무작위배정됐다. 붉은색 육류 식단 그룹은 하루 칼로리 중 12%를 돼지고기 또는 소고기 등 붉은 육류 살코기로 섭취했으며 백색 육류 식단 그룹은 이러한 칼로리를 가금류 살코기를 통해 섭취했다.

비-육류 그룹은 하루 칼로리 중 12%를 콩류, 견과류, 곡류, 이소플라본이 없는 콩제품을 통해 섭취했다. 모든 3개 식단에서 단백질은 하루 칼로리 중 25%를 차지했으며, 나머지 13%의 단백질은 달걀, 유제품, 채소를 통해 섭취됐다.

붉은색 육류 식단 그룹에 속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4주 이후 혈액 및 소변 내 TMAO 수치가 증가한 것으로 관찰됐다. 평균적으로 볼 때 붉은 육류 식단 그룹의 혈중 TMAO 수치는 백색 육류 식단 및 비육류 식단 그룹에 비해 최대 3배 높았다.

일부 참가자들은 TMAO 수치가 10배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소변 샘플에서도 비슷한 패턴이 확인됐다.

또한 연구팀은 붉은색 육류 식단 그룹에 속한 사람들의 신장이 TMAO를 배출하는데 있어 덜 효과적이라는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가 나왔다고 전했다. 다만 붉은 색 육류 식단을 중단할 경우 4주 내에 혈액과 소변 내 TMAO 수치가 감소했다.

헤이즌 박사는 이 연구 자료가 식습관 변화를 통해 심장 관련 질환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백색 육류 또는 비-육류 식단을 준수한 사람들은 장내 TMAO 생산량이 더 낮고 신장의 TMAO 제거량은 더 높았다. 헤이즌 박사는 이러한 유형의 식단이 심장과 몸에 좀 더 건강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부연했다.

이 연구 자료는 지난 10일자로 유럽 심장 저널(European Heart Journal) 온라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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