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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약사회, 주사제무균조제 지침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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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약사회, 주사제무균조제 지침 개발
  • 의약뉴스 정흥준 기자
  • 승인 2018.12.06 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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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ㆍ설비 등 개선기준 제시...환자안전 향상 기대
▲ (왼쪽부터) 병원약사회 강진숙 홍보이사, 서울대병원 김성환 약사, 조윤희 약사, 삼성서울병원 정선영 약사, 나양숙 질향상이사, 조윤숙 표준화이사, 삼육대 김혜린 교수, 서울성모병원 안혜림 약사,  세브란스병원 고종희 약사.

“가이드라인이 있으면 업무가 표준화되고, 불필요한 업무가 줄어든다. 이는 환자와의 대면 시간을 늘릴 수 있도록 하고, 결국 국민에게 개선된 서비스가 돌아가는 선순환이다.”

병원약사들의 주사제 무균조제 환경 개선을 위한 기틀이 마련됐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주사제 무균조제 지침이 마땅치않아, 해외 가이드라인을 참고했던만큼 한국형 가이드라인의 개발은 병원조제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 조윤숙 표준화 위원장.

한국병원약사회(회장 이은숙, 이하 병약)는 최근 표준화위원회를 주축으로 ‘주사제 무균조제 가이드라인’을 제정했다.

이와 관련 병약은 어제(5일) 서울대병원 약제부에서 기자간담회를 마련하고, 제정 과정과 향후 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이날 병약 조윤숙 표준화위원장(서울대병원)은 정부도 무균조제 가이드라인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복지부 주관의 의료관련감염TF 회의에서 관심을 내비쳤고, 이에 본격적인 기준 마련에 나섰다는 것.

그간 병약은 일본과 미국, 싱가폴, 핀란드, EU 등을 방문하며 해외 가이드라인 검토했다. 각 나라별로 여건과 사정에 따라 병원약사들의 업무 형태를 반영하고 있었고, 이에 국내 사정도 반영할 필요성을 체감했다.

다만 USP797(미국약전) 등 해외 가이드라인의 세세한 기준들을 전부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따라서 최소한 담아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를 따져 살폈다. 추후 정부 정책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시설이나 인력을 갖추는데 도움이 될 것이고, 가이드라인도 해외 선진국 수준으로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 나양숙 질향상위원장.

이번 가이드라인 제정으로 소프트웨어적 측면뿐만 아니라 시설 등 하드웨어적인 측면에서도 개선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병약 나양숙 질향상위원장(서울아산병원)은 “무균조제가 감염 측면에서는 중요하지만 병원 입장에선 계속적으로 투자해야 하는 사안”이라며 “현재 주사제를 안전하게 조제하기 위해서 들어가는 비용 대비 수가는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16년 원가계산을 했을 때에도 무균장갑 등 보호구만 한 사람당 1만 5000원 이상이 들어갔고, 수가는 4000원대로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무균조제실 시설 조성은 병원의 더 큰 투자가 있어야 가능하다.

나양숙 위원장은 “때문에 이를 분석해볼 필요가 있었지만, 가이드 삼을 내용이 없었다”며 “해외 기준이 아니라 국내 기준이 있어야 병원과의 소통에서도 근거자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의 경우 과거 무균조제실을 리모델링할 당시 국내 가이드라인이 없어 USP797 등 해외 가이드라인을 참조했었다.

▲ 삼성서울병원 정선영 팀장.

삼성서울병원 약제부 정선영 팀장은 “2008년 암병원 개원하며 무균조제실을 확장할 때에 계기가 돼 주사제 무균조제에 대해 실무를 접했고, USP797 등 가이드라인을 많이 참조했었다”며 “해외 선진병원과 비교했을 때 환자안전뿐만 아니라 직원의 안전을 위해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를 고민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정선영 팀장은 “가이드라인이 해외에서는 점차 강화되고 안전을 위한 새로운 컨셉을 통해 만들어지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공부해나가면서 가이드라인이 발전적으로 업그레이드 되는 과정이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병약은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졌지만 병원 약제부들의 환경 및 업무개선을 지침만큼 끌어올리는 것은 남은 숙제로 보고 있다.

간혹 가이드라인이 규제의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는 점에 대해선, 방향을 제시한 것뿐 규제가 되진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조윤숙 표준화위원장은 “일부 작은 병원들은 염려하는 곳이 있을 것이지만 인증원, 복지부 등과 소통을 많이 했고 국내기준을 마련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가야할 방향을 제시한 것이지 반드시 해야한다고 규제하는 것은 어렵다”고 일축했다.

다만 병원을 새로 짓거나 리모델링할 때에 병원과 약제부 측에서는 가이드라인을 기준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벌써부터 지역 병원들에서는 문의를 하고 있고, 가이드라인을 요청하거나 보완해야 할 부분들에 대한 의견을 주고 있다.

조윤숙 위원장은 “주사제 가이드라인을 만들었으니, 다른 가이드라인도 하나씩 만들어가면서 업무가 표준화된다고 생각한다”며 “가이드라인이 없으면 불필요한 업무를 해야하는데, 만들어지면 이를 줄일 수 있고 환자와의 대면시간을 늘리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또 조 위원장은 “이로써 환자와의 임상약제서비스, 대면서비스 등에 대한 수가가 생길 것이라 생각하고, 이는 병원에서 약사를 고용하는 데 이유가 생기는 것”이라며 “또다시 이것들은 환자에게 서비스로 돌려줄 수 있게 되는데, (가이드라인은)이를 위한 기틀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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