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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는 수긍의 의미로 받아 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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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는 수긍의 의미로 받아 들였다
  • 의약뉴스 이병구 기자
  • 승인 2018.11.26 10: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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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자는 말하지 않아도 다 안다는 듯이 거기에 대해 어떠한 논평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것이 부정보다는 긍정의 의미라는 것을 나는 알았다. 절대자가 보여주는 작은 제스처 하나도 나는 놓치지 않고 있었으므로 언뜻 스쳐 지나가는 옆얼굴에서 번졌던 미소를 절대 수긍의 의미로 받아들였던 것이다.

해는 지지 않고 그 자리에 머물고 있었으므로 흔들의자에 앉아서 계속 흔들어 대도 주변은 어두워지지 않고 여전히 그 상태 그대로 있었다.

지는 해를 가게 하지 않고 동작 그만 상태로 두게 하는 절대자에게 나는 한 번 더 경외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붉은 노을은 핀에 박힌 그림처럼 수평선 바로 위에 붙어 있었는데 오메가 형상이 사진작가들이 선호하는 그 모습이었다.

사실 나는 없어 져야 할 목록을 여러개 가지고 왔었고 혹시 왜 그것이냐고 물을 것에 대비해 몇 가지 대답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여러개의 사라져야 할 것에 대해서 말하는 대신 나는 무심결에 저런 철조망을 없애 주세요. 라고 말했던 것이다.

이 순간 나는 절대자와 마음이 동일시되는 일체감을 느꼈다. 절대자는 철조망을 사라지게 한다는 생각은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바로 앞에 거대한 구조물과 그것을 보호하는 철조망을 보고 단지 눈앞에 보이는 것이 싫었기 때문에 그렇게 한 것이었다.

그런데 내가 철조망이라고 꼭 집어서 이야기하자 절대자의 안면은 미소에서 너털웃음으로 바뀌어 버렸다.

절대자는 크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옆사람이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은 소리도 아닌 중간 크기로 하하 웃고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절대자는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관심을 가지면 충분히 알 수 있었기 때문에 내가 말 하기 전에 이미 어떤 말을 할지 예상하고 있었고 그것이 맞아 떨어지자 그냥 무표정 대신 그런 표정을 지었던 것이다.

절대자는 말하는 대신 웃음으로 내 부탁을 들어줄 것에 동의했다. 나는 계획이 바뀐 것을 후회하지 않았다.

우선 순위 목록을 심사숙고해 결정했지만 지금 눈 앞에 보이는 것으로 그것을 대체 했어도 잘했다는 생각이 들고 탁월한 선택이었다는데 만족감이 크게 일었다.

세상만사는 계획한 대로 가는 것이 아니고 때로는 순간의 선택이 오래된 것보다 나은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장고 끝에 악수를 둔다는 말은 바둑에만 적용되는 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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