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심은 코스모스에서 막 몽우리가 올라오고 있다.
지나쳤다가 다시 돌아와서 그것을 살짝 눌러 보았다.
그랬더니 물이 터지면서 손에 묻어 나왔다.
그래서는 안 되는 줄 알면서도 그랬던 것은 어린 시절의 추억 때문이었다.
그때는 막 올라오기 시작한 그것을 엄지와 검지 사이에 넣고 누르는 재미가 있었다.
아무 생각이 없었던 그 시절을 되풀이하는 것은 여전히 터지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아직 피지 못한 꽃봉오리를 만지는 것은 자연에 역행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터트렸던 이 몽우리들도 다른 꽃들처럼 예쁘게 피어날까.
며칠 후 가봐야겠다.
그리고 다음부터는 그러지 말아야지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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