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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의사가 만든 의료법 제8조는 성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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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의사가 만든 의료법 제8조는 성역"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18.11.10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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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60분, '불멸의 의사면허' 힐난..."재발급도 쉬워"

의협이 법적 대응을 예고한 ‘추적 60분’이 예정대로 방송됐다. 추적 60분은 방송에서 의사면허의 결격사유를 명시한 ‘의료법 제8조’가 의사에 의해 만들어졌고, 의사에 의해 지켜지고 있는 ‘성역화’가 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의사면허 취소 후, 재교부 절차의 미흡함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 추적60분 방송화면 중 일부.

9일 KBS ‘추적60분’에서는 ‘범죄자가 당신을 진료하고 있다. 불멸의 의사면허’ 편이 방송됐다. 

이 방송에서는 강력범죄를 저지른 몇몇 의사들의 사례를 소개했고, 의사 면허가 취소된 이후 재교부 받는 절차, 그리고 의사 면허 결격사유를 명시한 의료법 제8조와 의사 면허를 규제하는 여러 개정안들이 통과되지 못한 점 등을 지적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자신의 병원에서 일하는 19살의 간호조무사를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의사에 대한 내용이 나왔다. 해당 의사는 12년간 강간과 협박을 일삼았지만,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이후 다시 병원으로 돌아왔다는 것.

제작진은 해당 의사를 만나려고 했지만 인터뷰를 거절했고, 이후 의사의 법률대리인과 연락이 됐는데, 법률대리인은 당시 사건에 대해 부끄러워하고 후회한다는 심경을 전했고, 사건 이후로 언제 병원을 다시 연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정확히는 모르지만 그리 긴 시간은 아니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대리수술을 한 의사가 계속해서 의료행위를 하고 있는 사실도 추적했는데, 이는 관할 보건소가 해당 의료기관에 영업정지 처분을, 복지부가 의사면허 정지 처분을 내리지 않아서 벌어진 일이었다.

보건소 관계자는 “사전통지만 한 상태로, 나중에 판결이 뒤집어지면 우리가 소송에 휘말린다”며 “최종 판결이 나와야 처분할 수 있지만 사안이 워낙 중대해서 먼저 사전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서면 답변으로 ‘법원의 판단에 따라 행정처분의 종류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아직 처분을 내리지 않았으며, 보건소에서 영업정지를 했기 때문에 해당 의원은 운영되고 있지 않았다’고 전했다.

방송은 의사의 면허 취소 사유와 면허를 다시 교부받을 수 있는 절차에 대해 살펴봤다.

의료인의 결격사유를 규정한 의료법 제8조는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호에 따른 정신질환자. 다만, 전문의가 의료인으로서 적합하다고 인정하는 사람은 그러하지 아니하다 ▲마약·대마·향정신성의약품 중독자 ▲피성년후견인·피한정후견인 등을 명기돼 있다.

특히 제8조의 결격사유에는 ‘이 법 또는 형법 제233조(허위진단서등의 작성), 제234조(위조사문서등의 행사), 제269조(낙태), 제270조(의사 등의 낙태, 부동의낙태), 제317조제1항(업무상비밀누설) 및 제347조(사기, 허위로 진료비를 청구하여 환자나 진료비를 지급하는 기관이나 단체를 속인 경우만을 말한다),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지역보건법, 후천성면역결핍증 예방법,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농어촌 등 보건의료를 위한 특별 조치법, 시체해부 및 보존에 관한 법률, 혈액관리법,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약사법, 모자보건법,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의료 관련 법령을 위반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형의 집행이 종료되지 아니하였거나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되지 아니한 자로 규정하고 있다.

즉, 성폭행이나 폭행 등 강력 범죄로는 의사 면허가 취소되지 않고, 의료법 위반으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았을 때만 면허가 취소된다는 것이다.

또한 추적 60분은 의사 면허가 취소됐다고 해도 면허 재발급이 쉽게 이뤄지고 있는 점도 지적했다.

해당 방송에 출연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은 “의사의 면허를 취소하더라도 문제가 남는데, 대리수술, 사무장병원 공모, 진료비 거짓청구 등을 모두 저지른 의사에게 내려진 처분이 면허 취소 3년”이라며 “3년이 지나면 다시 병원에서 진료를 볼 수 있게 된다”고 꼬집었다.

지난 2012년 수면 장애를 앓고 있는 환자에게 13종의 약물이 혼합된 수면유도제를 투여해 사망에 이르게 하고, 시신을 유기한 의사가 취소된 면허에 대해 재교부 신청한 상태라는 소식을 전했다.

해당 의사는 모 요양병원에서 근무했다고 하는데, 요양병원 관계자는 “행정 부원장이었고, 퇴사한지 2달 가까이 됐다”며 “진료는 하지 않았고, 할 수 없다. 그건 의료법, 약사법 위반으로 면허가 없는 상태에서 진료를 하는 건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는 일”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해당 의사의 지인은 “약제사로도 일하고 응급실에도 일한 것으로 알고 있다. 마스크 끼고 하면 환자들은 잘 모르기 때문에 면허는 안 나왔는데 그냥 한다고 들었다”고 전했고, 해당 의사에게 면허 재교부 신청 이유를 직접 전화해 물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

의사 면허 재교부 절차와 기준에 대해 복지부는 ‘취소의 원인이 된 사유가 없어지거나 개전의 정을 확인하기 위해 서약서, 개전의 정 확인서 및 면허 재발급 관련 서류를 제출받고, 이를 심사한 뒤 면허를 재교부하고 있다’고 서면 답변했다.

이에 대해 성용배 의료전문 변호사는 “진술과 같이 의료인 스스로 밝히는 자신의 개선 의지를 확인하는 정도”라며 “그것을 넘어서 실제 진실성 있는지를 판단하고 조사하는 과정까지 거치지 않기 때문에 재교부는 사실 대부분의 경우 그대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상희 희원도 “이 부분은 사각지대로, 복지부에서 추적이라던가, 모니터링 등을 전혀 하고 있지 않다”며 “자격정지나 면허가 취소된 상황에서 은밀하게 의료행위를 할 가능성도 상당히 있다”고 지적했다.

해외 사례도 간단히 소개했는데, 미국에선 형사범죄를 저지른 사람에게 의사면허 발급이 안 되고, 범죄 사실을 반드시 이력에 포함하도록 해놓았다. 독일은 강력 범죄를 저지른 의사는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의사 업무를 볼 수 없고, 만약 진료를 보면 해당하는 처벌을 따로 내리도록 했다.

추적 60분은 과거 우리나라도 어떤 종류의 범죄라도 금고형 이상 선고를 받으면 면허가 취소됐지만 이것이 ‘의사’에 의해 개정되면서 강력범죄를 저지른 의사들의 면허가 유지될 수 있게 됐다고 지적했다.

당시 의료법 제8조를 개정한 주체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였는데, 개정안을 발의한 당시 김찬우 보건복지위원장은 의사였으며, 개정안을 심사한 황성균 법안심사소위원장도 역시 의사였다. 또한 당시 보건복지위원 16인 중 의사가 5인, 약사가 4인이었다.

이후 2000년부터 2018년 11월 현재까지 의사 면허를 규제해야한다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이 총 19건이 발의됐지만 단 한 건도 통과되지 못했다.

진료 중 성범죄를 저질러 금고 이상을 받아 면허가 취소된 경우, 면허 재교부를 못하도록 하는 법을 발의한 강기정 전 의원은 “공대 나와서 공부를 안 해서 의사를 질투하는 거라는 저급한 소리를 듣기까지 했다”고 밝혔고, 역시 의사 면허를 규제하는 법을 발의한 최영희 전 의원도 “항의 전화를 많이 받았다. ‘너희는 아파도 병원에 올 생각하지 말아라. 병원 못가고 당신은 죽을 것이다’라는 말도 들었다”고 전했다.

방송은 최영희 전 의원이 발의한 의료법 개정안에 대해 논의한 제18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률심사소위원회 회의록을 공개했다.

당시 회의록을 살펴보면, 원희목 전 의원은 “면허를 제한한다데 대한 기간 설정이라든지 재교부 제한 기간 설정이라든지 이런 것을 줘야지, 완전히 영구 (제한) 이렇게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냈고, 손숙미 전 의원은 “과도한 금지라고 생각한다. 몇 년까지는 유예기간을 준다던가, 취업 제한 정도는 몰라도 취득 자체를 제한하는 건 지나친 기본권 제한이라고 본다”고 발언했다.

방송에선 당시 발언한 국회의원들이 의사, 약사, 한의사 아니면 의사를 가족으로 뒀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의사에 의해 만들어지고 의사에 의해 지켜지고 있다. 손댈 수 없는 성역으로 남아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박호균 의료전문 변호사는 “2000년 의료법을 개악했는데 결국 극소수의 의사를 지키기 위해 의료계 전체가 불신만을 얻었다고 본다”며 “의료계 스스로도 이제 생각해 볼 일”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말미에 추적 60분은 대한의사협회를 언급했다. 제작진은 “지금도 많은 의사들이 환자 건강과 생명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고, 범죄 의사는 극히 일부”라며 “그 일부 의사 때문에 환자가 두려움에 떨어야 하는지, 의협에 입장을 물었지만 끝내 인터뷰는 거절했다”고 밝혔다.

이어 의협이 지난 7일 기자브리핑을 통해 “9일 방송을 모니터링 해 불공정, 편파적인 보도로 판단될 경우 손해배상 소송 등 다각적인 대응에 나서겠다”고 경고한 것에 대해 “의협이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했으며, 의사가 자신의 의료행위와 관련없는 범죄를 밝힐 현행법상 근거가 없다고 했는데, 현행법상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개정안이 발의될 때마다 의사들이 강하게 반발했고, 2000년 이후 한 번도 개정안이 통과된 적이 없기 때문”이라며 “지금도 국회에는 의사 면허 관련 개정안 5건이 계류 중인데, 의사 면허 취소나 면허 정지의 사유를 늘리고 면허 취소 후 재교부 기간을 연장하자는 내용이다. 이번에는 개정이 이뤄질 수 있을지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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