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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이 떠올라 그 부분을 밝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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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이 떠올라 그 부분을 밝히고 있었다
  • 의약뉴스 이병구 기자
  • 승인 2018.11.07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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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심하는 듯 한 몸짓을 내가 한 것은 그 순간이었다. 의도적인 것이기는 했지만 절대자가 내 쪽으로 몸을 돌린 이상 정중히 예를 표해야 했기 때문이다.

나는 쪼그리고 앉아 있어서 어떤 다른 방식의 예를 표할 수 있는 상태는 아니었다. 그러나 나는 최대한 고개를 숙이면서 절대자에게 내가 왔음을 알렸다.

손을 바위에서 약간 들어 올려 두 손을 가지런히 앞쪽으로 모으려고 했으나 그 때 조금 중심을 잃었기 때문에 바위에 다시 손을 얹고 중심을 잡았다.

절대자는 눈을 떴다. 가늘고 긴 눈이 마치 절에서 봐왔던 부처님의 그 것과 비슷했다. 긴 머리는 땋아서 위로 말아 올렸는데 그래서인지 귓불이 아래 턱 부분까지 길게 늘어져 있는 것이 확연히 눈에 들어왔다.

얼굴 쪽은 아래로 갈수록 턱이 발달돼 있어 관상에서 말하는 하관이 매우 좋았다. 나는 인사를 마쳤으므로 더 말하는 대신 절대자가 어떤 말을 할지 기다렸다.

그는 손을 뻗어 내 어깨위에 놓았다. 약간 움찔 했으나 그런 행동은 전에 만났을 때도 경험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전혀 생소한 것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손이 어깨에 닿자 절대자와 내가 끈으로 연결됐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이미 모자를 벗은 상태였기 때문에 어깨에 닿은 손의 온기는 온전히 위쪽이 아닌 그 부분에 집중됐다.

절대자는 은근한 표정을 지었는데 그렇기 때문에 두툼한 아랫입술이 조금 옆으로 벌어졌다. 가지런히 모아진 새하얀 치아가 드러난 것은 그 순간이었다.

절대자의 치아는 흠잡을 데가 없었다. 최근에 나는 오른쪽 아래 맨 바깥쪽 어금니가 충치로 인해 깨져서 때운 적이 있었으므로 건강한 치아를 보면 일단 부러움이 앞섰다.

이를 때울 때 젊은 여의사는 금으로 한다고 하더니 나와 아무런 사전 상의도 없이 이빨색이 나는 아말감으로 깨진 부분을 때웠다. 거의 한 시간 정도 잎 안쪽을 벌리고 있었기 때문에 치료가 끝나 입을 다물려고 했을 때 억지로 힘을 줬던 불쾌한 기억이 있었다.

아픈 것도 그렇고 마취를 할 때 날카로운 주사바늘이 예민한 피부를 뚫고 지나갈 때의 통증에 대한 기억도 있어 반짝이는 치아는 일종의 경외의 대상이었다.

이처럼 절대자는 외관은 물로 내부 까지도 흠잡을 데가 없었다. 일단 나는 외모에서 절대자에게 주눅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절대자가 어깨에 댄 손을 떼고 이마로 손을 옮겨 갔다.

바람에 날려 이마에 걸쳐 있던 몇 가닥 머리카락을 가지런히 위로 올리기 위해서였다. 이마는 넓고 앞으로 조금 뛰어 나왔는데 그 곳에서 서광이 빛나고 있었다. 태양이 떠올라 그 부분을 밝히고 있는 듯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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