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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정도에 도달해야 다른 모습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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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정도에 도달해야 다른 모습 보인다
  • 의약뉴스 이병구 기자
  • 승인 2018.10.29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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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에도 생명이 있고 바위에도 생명이 있다. 이런 생각을 가지면 주변의 모든 것들이 하나도 허투루 보이지 않는다.

공경심이 마음 한 가득 이는 순간이다. 이럴 때는 한 없이 너그러워 지기 십상이다. 그래서 화의 대상이 되는 원수에게 조차 너그러운 마음을 품게 되는 것이다.

용서는 하늘이 하고 칭찬은 인간의 몫이라는 평소에는 말도 안 되는 논리가 지금은 통용된다면 이 순간은 고요한 상태다. 사람은 누구나 한 번쯤 너그러워 지기 마련이다.

그런 마음을 한 번이 아니고 여러 번 갖거나 심지어 하루에도 몇 번씩 찾아오게 만들기 위해서는 몸을 고되게 해야 한다.

몸이 편하고 하고 싶은 대로 하고 늘어져도 아무런 거리낌이 없는 삶은 살아 있다기보다는 죽어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태에서는 결코 용서라는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노동만큼 몸을 혹사시키기 좋은 것은 없다. 그러나 아무 곳이나 땅을 팔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달리기를 하거나 산을 오르면서 쉬지 않는 다면 어느 순간 몸이 고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고된 몸을 더 고되게 하기 위해서는 그런 순간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멈추고 싶어도 멈추지 않고 계속 그런 상태를 유지하면 고된 순간은 배가 도고 배가 된 고됨은 곧 평온한 상태로 이어진다.

영어로 '하이'의 순간이 찾아오는 것이다. 약물이 아니라 순전히 고된 육체만이 얻을 수 있는 그런 경지에 도달하게 되는 것이다.

이 것은 그 어떤 것과도 비교될 수 없는 것이고 오로지 노동의 극대화만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순간이면 다른 사람도 안중에 들어온다.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내 몸이 고되면 나 이외의 다른 사물에 애정이 생기게 된다. 이런 감정이 없다면 고됨의 정도가 약하거나 아직 그런 단계에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참을 수 없는 고됨의 정도에 도달해야 만이 세상의 다른 모습이 보이게 된다. 인간과 인간의 몸이라는 것은 바로 그런 점에서 신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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