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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 그러지 말자는 다짐까지 하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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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 그러지 말자는 다짐까지 하게됐다
  • 의약뉴스 이병구 기자
  • 승인 2018.10.15 09: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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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사람의 마음은 간사한 것이라서 화장실 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른 것이다. 코가 멈추고 귀가 뚫리자 이번에는 다리의 통증이 왔던 것이다.

앞선 것만 해결되면 모든 것이 끝날 것처럼 보였는데 사실은 그게 아니었던 것이다. 또 다른 난관이 찾아왔고 또다시 그 것만 해결되면 다른 모든 것은 문제가 되지 않을 거라는 새로운 다짐으로 이어졌다.

다리 통증은 쉽게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오른쪽 다리를 들면 왼쪽 다리를 내려놓아야 하고 그 반대라면 그 반대로 다리는 교차해서 땅을 디뎌야 했다. 잠시도 쉴 틈이 없는 상황이 달리기 인 것이다.

그러니 그 통증이라는 녀석도 1초 후에는 어김없이 찾아 왔다. 잠깐 허공으로 들어 올려 졌을 때는 아무렇지도 않다가 땅에 닿으면 뼈가 엇갈리는 것 같은 감각이 지리 릿, 하고 허벅지를 타고 올라왔다.

이것은 마취가 풀릴 때 느끼는 아주 기분 나쁜 것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깨어나야 하는데 깰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는 것이다. 그럴 때는 일어나기만 하면 다시는 잠 같은 것은 자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선까지 이르게 된다.

이를 악물고 몸을 떨면서 깨기만 하면 내 생애 두 번 다시 잠은 없다는 각오를 다지는 것이다.

그러나 마취는 쉽게 풀리지 않고 깨다가 자다가를 반복하는 의식과 무의식의 세계를 반복하는 것이다. 이제는 더는 앞으로 나아 갈 수 없을 것만 같았다. 고집을 부리다가는 영원히 왼쪽 다리를 쓰지 못할까봐 걱정이 앞섰다.

몸은 쓰면 쓸수록 단련된다는 우직한 믿음 하나만으로 버텨온 이념이 무너지는 순간 그 자리에서 무너져 내리라는 것을 우리는 경험으로 안다. 몸이 힘든 것보다는 자신을 지탱해온 정신이 감당하지 못할 때 인간은 더 쉽게 포기하는 경향이 있다.

지금 나의 순간이 그와 비슷한 상태다.

평생 이론으로 간직한 인간의 몸은 기계와 달리 쓰면 쓸수롤 닳기 보다는 단련된다는 나의 신념이 잘 못 됐을 수도 있다는데 생각이 미치자 포기하는 마음은 급속하게 다가왔다.

그래도 조금만 조금만 더 해보자, 갈 때 까지는 조금만 더 가보자 하는 마음으로 속도를 더 늦추었다. 그랬더니 거의 걷는 수준이 됐다. 그제서야 전기로 지지는 듯한 통증이 조금 줄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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