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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2024-04-19 11:48 (금)
119. 시간이 지나자 안심하는 마음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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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시간이 지나자 안심하는 마음이 생겼다
  • 의약뉴스 이병구 기자
  • 승인 2018.10.10 1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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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카 뚫리고 귀가 열리자 한결 살 것 같다. 그런데 이번에는 잘 달리던 다리가 말썽이다.

왼쪽 무릎 부근에서 통증이 발이 땅에 닿을 때 동시에 올라오기 시작했다. 여간 기분 나쁜 것이 아니었다. 고장 난 이 왼쪽 무릎 부근은 오래전에 교통사고를 당한 곳이었다.

적지 않았다면 이 사실을 간략하게 언급하고 넘어가는 것이 좋다. 그래야 통증이 왜 오른쪽이 아니고 왼쪽에서 간헐적으로 일어나고 있는지 이해가 되기 때문이다.

어느 겨울 날이었다. 눈이 왔다는 말이다. 평소에는 비엠더블유 족(버스를 타고 걷고 지하철을 이용한다는 속어) 이었는데 오늘은 왠지 차를 타고 싶었다. 그래서 끌고 나왔다. 보니 도로에는 흰 눈이 가득했고 몇 대 지나간 자국만이 도로라는 것을 알게 해 주었다.

다행히 눈은 얼지 않은 것 같았고 자동차 바퀴에 일부 녹은 데도 있었다. 속도를 높이지 않고 조심해서 가면 큰 탈이 없겠다 싶어 그대로 운전대에 눌러 앉았다. 30분 정도 그렇게 가니 안심이 됐다.

사륜 구동을 이륜으로 바꾸어도 될 듯싶어 운전석 아래에 있는 스위치를 이용해 2 륜으로 고정시켰다.

주변을 둘러보니 차는 거의 없고 앞서가던 흰색 소나타가 휙하고 속도를 높였다. 그래서 나도 조금 엑셀레이터를 밟았고 아마도 시속 60킬로 미터 부근이었던 같다.

그런데 차가 확 돌기 시작했다. 순간적으로 브레이크를 밟아야 할 지 말아야 할지 짧은 선택의 순간이 왔다. 그 때 브레이크를 밟으면 이미 돌기 시작한 핸들은 아무런 제동장치의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탄력을 받아 더 돌 염려가 있다는 누군가의 말이 번뜩 들었다.

그래서 어딘가에 차가 벽과 충돌해 멈춰 서기만을 기다렸다. 아마도 2~3초 정도의 시간이 지난 듯싶었다. 굉장히 큰 울림이 있었고 이어 차가 나무와 박치기를 하고 멈춰 섰다.

가로수 였는데 한 아름의 반 정도로 제법 굵은 나무였고 당연히 나무는 인도에 있었으므로 차도 인도로 올라온 상태였다.

그 인도는 평소에도 사람의 왕래가 거의 없는 곳이었고 그 날도 사람은 없어 인명피해는 없었다. 운전수만이 다쳤을 뿐이다. 왼 손을 차의 유리창 아래쪽에 기대고 오른쪽 손으로 만 운전하던 습관을 그 때도 버리지 못하고 있었다.

나무에 부딪친 차의 앞문 왼쪽이 푹 들어왔고 그 충격으로 기댄 팔이 부러졌다. 순간적으로 팔을 크게  다쳤다는 것을 실감했고 앞을 보니 그 순간 범퍼 쪽에서 연기가 피어올랐다.

무릎도 조금 이상했다. 그러나 부러지거나 크게 다치지 않았다. 쓸 수 없을 지경이 된 왼손을 겨우 움직여 호주머니 속의 핸드폰을 꺼냈다. 그래도 조심스럽게 구조요청을 했다. 위치를 알리고 팔이 부러졌다는 사실도 구조대원에게 말했다.

팔의 통증이 온 몬의 감각을 압도하기 시작했다. 이 것은 부러지거나 최소한 뼈의 어느 부분이 조각난 것임에 틀림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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