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경과다나 월경통 등 월경 관련 질환의 유병률이 점차 높아지는 가운데 피임약 등 약물 치료로 이를 쉽게 치료할 수 있는 경우가 많아 적극적인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월경과다증은 주기당 80ml 이상의 혈액손실이 있는 경우로 정의되지만, 일상 생활에서 이를 정확하게 측정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에 따라 영국에서는 1차 진료 가이드라인에서 삶의 질에 훼방을 놓을 수 있는 정도의 월경량을 과다라고 보고 있다.
월경과다인 경우 월경으로 인해 수면에 방해를 받거나 외출에 지장이 생기는 등 다양한 불편함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러한 월경 상황이 삶의 질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에 따라 판단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이동윤 교수는 “국내에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15~49세 여성 중 자궁절제를 하지 않은 사람 3명 중 1명 정도가 월경과다가 있는 것 같다고 조사됐다”면서 “환자에게 가장 중요한 질문은 월경과다 증상이 있을 때 월경주기가 아닐 때 하던 일들을 방해받느냐는 것으로, 월경 상황이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월경과다는 치료 시에도 삶의 질을 개선하는 관점에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월경량이 80ml 이상인 경우 월경과다로 정의되는데 이것을 일정 수준 아래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할 것이 아니라 환자의 주관적 불편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의미다.
월경과다를 치료할 때에는 치료 이후 임신을 원하는지에 따라 치료 방향이 달라지며, 호르몬치료와 비호르몬치료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비호르몬치료는 NSAID(비스테로이드 항염증제) 계열 약물을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NSAID를 이용한 치료는 호르몬치료 대비 효과가 떨어지지만, 호르몬치료를 원하지 않거나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 매력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이에 반해 호르몬치료는 훨씬 효과적으로, 자궁 내 삽입하는 피임장치인 미레나(성분명 레보노게스트렐)는 월경량을 90% 가량 감소시킬 수 있다.
경구피임제 역시 월경량을 줄이는데 효과적으로, 월경량을 90% 가까이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윤 교수는 “여러 가지 무기가 있고, 환자의 상황에 맞게 적절하게 잘 배합하면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면서 “비정상 자궁출혈이 발생했을 때 내과적 약물치료에 90% 이상이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아울러 “일부는 반응을 안하고 증상이 악화되거나 계속 문제가 돼 삶의 질이 떨어질 수도 있다”며 “호르몬치료의 장점이 있지만, 기저질환 등으로 인해 사용할 수 없는 환자에서는 수술이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