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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용 살균제 '소아 비만' 유발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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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용 살균제 '소아 비만' 유발할 수 있어
  • 의약뉴스 이한기 기자
  • 승인 2018.09.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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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사용되는 가정용 청소용품이 장내미생물을 변형시켜 소아 과체중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연구진은 가정 내에서 살균제(disinfectant), 세정제(detergent), 친환경 제품에 대한 노출과 소아 과체중의 연관성을 알아보기 위해 생후 3~4개월 영아 757명의 장관 내 세균을 분석하고 1세와 3세 때 체중을 조사했다. 이 연구에서는 캐나다 CHILD(Canadian Healthy Infant Longitudinal Development) 자료와 세계보건기구의 체질량지수(BMI) 성장차트 점수가 활용됐다.

연구 결과 가정용 살균제의 잦은 사용이 생후 3~4개월 아이의 장관 내 세균 변화와 가장 큰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용 살균제를 자주 사용하는 가정의 아이는 헤모필루스(Haemophilus) 세균과 클로스트리디움(Clostridium) 세균 수치가 낮았지만 라크노스피라세애(Lachnospiraceae) 세균 수치는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살균제로 더 자주 청소를 할 경우 라크노스피라세애 세균 수치가 증가하는 것으로 관찰됐다. 돼지에 대한 실험에서도 분무용 살균제에 노출된 돼지에서 비슷한 변화가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세정제 또는 친환경 제품의 경우 이 같은 연관성이 발견되지 않았다.

캐나다 앨버타대학교의 아니타 코지르스키 소아과 교수는 “주 1회 이상 살균제를 사용하는 기정의 아이는 3~4개월 때 라크노스피라세애 수치가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아이들의 3살 때 체질량지수는 영아 때 과도한 살균제에 노출되지 않은 아이보다 더 높았다”고 설명했다.

친환경 제품을 사용하는 가정의 아이는 다른 미생물총(microbiota)을 갖고 있었으며 유아 때 과체중일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았다고 한다. 코지르스키는 “친환경 제품을 많이 사용하는 가정에서 자란 영아는 엔테로박터과 세균 수치가 훨씬 낮았다. 다만 이러한 장내 미생물 변화와 비만 위험 감소가 연관이 있다는 증거는 찾을 수 없었다”고 부연했다.

연구진은 친환경 제품이 전반적으로 더 건강한 부모의 생활습관, 식습관과 연관이 있을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영유아의 장내 미생물과 체중이 더 건강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연구저자들은 “항균 청소용품은 환경 미생물군집을 변화시킬 수 있으며 소아 과체중 위험을 바꿀 수 있다. 이 연구는 이러한 제품이 영아의 장내 세균 구성 및 체중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블룸버그공중보건대학의 노엘 뮐러 박사와 모이라 디퍼딩은 “어린 시절에 살균제에 노출될 경우 라크노스피라세애 세균 변화로 인해 소아 비만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는 발견은 생물학적으로 타당하다. 가정용 살균제 사용이 비만의 복잡한 원인 중 하나인지 확인하기 위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코지르스키는 실제 성분을 기반으로 이러한 청소용품들을 분류하기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면서 이를 할 수 없었던 것이 이 연구의 한계점이라고 덧붙였다.

이 연구 자료는 17일 캐나다 의사협회지(Canadian Medical Association Journal)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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