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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 이른 신약 개발, 전자약이 대안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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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 이른 신약 개발, 전자약이 대안되나
  • 의약뉴스 김창원 기자
  • 승인 2018.09.18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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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술·패러다임 등장...‘협력적 경쟁’ 능력 관건

최근 제약 산업을 둘러싼 급격한 내·외부 환경의 변화로 새로운 사업 모델의 구축이나 기존과 다른 기술영역으로의 진출이 요구되는 가운데 ‘전자 의약품’에 대한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는 최근 ‘최신 ICT 이슈’를 통해 약물 치료를 대체할 전자 의약과 제약-의료IT의 경쟁적 협력 요구에 대해 소개했다.

제약사들의 적극적인 연구 결과 개발된 항체의약품은 효과와 안전성에 있어 획기적 치료법이 됐지만, 높은 가격으로 인해 환자와 정부의 재정 부담이라는 문제를 낳았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Beyond the Pills(의약품을 넘어)’라는 기치 아래 생체전자공학 기술에 기반한 전자의약품 개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 2016 질환별/모달리티별 의약품 시장.

의료보험 재정 악화에 따른 수가 인하와 신약 개발 대상의 고갈, 수익성 악화 등의 문제가 잇따르고 있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혁신적인 기술들이 출현하고 있다는 것.

일례로 신경계의 이상 신호를 모니터링하고 조정함으로써 자가면역질환과 정신 건강을 치료하는 신경 조절(Neuro Modulation) 장치, 소위 ‘전자 약’은 타 산업의 첨단기술을 응용해 기존 약물 치료를 대체할 수 있는 사례로 꼽힌다.

이 같은 추세는 제약사들에게 위기인 동시에 기회가 될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되고 있으며, 제약업계 내에서도 적극적으로 대응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의약품 이외의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차세대 의료의 패러다임을 앞서 파악할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도 있으며, 신규 사업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얻게 되는 자산은 본업인 의약품의 기술 및 사업 기반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제약산업과 전혀 다른 접근방식을 택한 연구 중 하나가 전자 약인데, 대표적으로 미국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의 ‘일렉트릭스(ElectRX)’ 프로젝트를 들 수 있다.

또한 민간에서도 전자 약을 개발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데, GSK는 2016년 구글의 자회사 베릴리와 합작으로 생체전자공학 의약품 개발을 목표로 한 ‘갈바니’를 설립했다.

GSK와 베릴리는 7년간 최대 5억4000만 파운드(약 7600억 원)를 공동 출자하기로 했는데, 이는 거대 제약사의 투자규모에 상응하는 금액이다.

갈바니는 한 차례 시술로 효과가 수십 년간 지속되는 내장 형식의 전자약학 기기를 2023년경 승인을 목표로 연구개발 중이다. 체내의 신경 신호와 활동 전위의 부조화를 제어하는 것으로, 염증성 질환 및 대사계 내분비 계통의 질환 치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제품의 정확성 정도를 정밀기기 수준으로 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으며, 만약 실현된다면 맥박 조정기나 매립식 전기자극장치 등 기존 바이오 일렉트로닉스와 뉴로 모듈레이션 장치보다 훨씬 소형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같은 전자 약의 안전성과 효과성이 입증돼 상용화가 이뤄진다면 치료의 편리성이나 비용 측면에서 제약산업에 상당한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자 약은 약물 부작용 및 거부 반응을 일으키는 환자들에게 효과적인 면도 있고, 기존 약제의 효과 증강·보강 효과도 있기 때문에 임상 도입이 빠르게 진전될 수도 있다. 개념 검증 결과가 축적되고 안전성 검증이 진행된다면 현재 약물 치료에 비해 부작용이 감소하고, 통원 빈도 감소나 반영구적 치료 효과 등의 강점도 함께 기대되고 있다.

특히 치료비용에 있어서도 상당한 절감이 기대되는 상황으로, 전 세계 의약품 시장 규모를 유형별·질환별로 보면 매출 상위를 차지하고 잇는 바이오로직스의 대상 질환은 전자의약품이 대상으로 하는 질환과 거의 겹쳐 있다. 

자가면역질환의 항체 의약품이나 대사·내분비계 질환의 단백질 제제의 대체제로 전자 약을 선택한다고 가정하면 수백억 달러의 시장 잠재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 같은 전자 약 개발에 있어 제약산업에 ‘협력적 경쟁’ 능력이 요구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자 약의 접근방식은 제약사들에게는 완전히 새로운 혁신적 방식이 될 수 있고, 위기인 동시에 기회가 될 수 있어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지만, 문제는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기술 기반과 제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DARPA의 경우 프로젝트의 선결 과제로 질병 및 생리적 상태를 생물 체내(in vivo)에서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신경조절시스템 디자인과 혁신적 탐지 기술 및 신경 인터페이스 기술을 내포하는 최소 침습(비침습) 컴포넌트를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 기반은 기존 기기제조 업체들이 보유하지 못한 공학적 지식, 센싱 기술, 시스템 및 UI 구축 능력 등을 전제로 하는 것으로, 제조업체들에게는 기존의 바이오로직스 지식과 신기술 기반을 융합시키는 것이 요구되고 있다.

따라서 지금까지는 다른 학문 분야, 스타트업, 파트너 기업의 선정, 이들 이해관계자와의 협력이 필요하게 되며, 여기에는 전통적인 제약산업의 플레이어들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도 포함된다.

그러나 대형 의료기기 기업들은 전통적으로 외부 스타트업과의 제휴에 소극적이며, 제약사들은 자신들이 가진 유모형 자산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경향이 있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신규 사업을 개척하는 데 있어 어느 한 회사가 단독으로 기술 창출과 사업 개발을 하며 가치사슬 전체를 커버하기가 어려운 시대로 접어든 만큼, 앞으로 제약 및 의료기기 산업에는 적자생존의 경쟁이 아닌 협력적 경쟁 능력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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