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sight
전체뉴스 의약정책 제약산업 의사·병원 약사·유통 간호 의료기 한방 해외의약뉴스
최종편집 : 2018.9.19 수 14:21
연재
291. 육체의 문(1965)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발행 2018.09.11  16:19:45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구글 msn

서울에서 살아남기는 예나 지금이나 지난한 일이다.

더군다나 시골에서 막 상경한 처녀라면 더 그렇다. 술주정뱅이 아버지는 첩을 들이고 엄마는 다른 남자 찾아 일찍 도망갔으니 은숙(김혜정)의 선택지는 뻔하다.

보따리 하나를 가슴에 안고 서울역에 도착 했을 때 그녀를 노려보는 할머니(전옥)의 눈은 반짝인다.

할머니의 소개로 성매매 전선에 뛰어든 은숙은 그러나 악착같은 수완을 발휘해 그 곳을 빠져 나와 터키탕의 마사지 걸로 일한다.( 터키탕은 과거 한국에 즐비했으나 애초 이름과는 달리 변질 된 이미지를 가졌다는 이유로 터키 정부의 강력한 항의를 받았다. 이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아파트도 사고 미장원을 인수할 만큼 돈도 벌었다. 그러나 마음 한 곳은 늘 허전하다. 남자 보다 돈이 자신을 사람답게 한다고 동료들에게 말하지만 가정을 꾸려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하다.

증권사 직원 만석(남궁원)이 그녀의 돈 관리를 하면서 친분이 두터워 지기 시작하고 급기야 남녀 관계로 발전한다. 그 때 은숙의 배다른 동생 성숙(방성자)이 무작정 상경한다. 성숙은 은숙과는 다르다. 19살이지만 말과 행동이 파격적이고 성격도 거칠다.

성숙 역시 할머니의 꾐에 빠져 몸 팔기에 나선다. 이미 중학교 3학년 때 개통식을 했지만 물어보면 막무가내로 숫처녀 행사를 하라는 노파와 짜고 만석의 증권사 영업부장과 첫 돈벌이에 나선다.

얘기 중에 5,000원을 받기로 했으나 2,000원이 뚜쟁이 몫으로 넘어간 것을 안 성숙은 중간 단계 없이 둘이 만나면 서로 좋은 일이라고 부장에게 제의하는 사업 수완을 발휘한다.

그러던 어느 날 일이 터진다. 은숙이 주식을 산 회사가 부도가 난다. 관리하던 만석은 사전에 알았으면서도 주식을 처분하지 않고 개인용도로 사용한다. 회사는 그를 해고하고 그는 노름으로 재산을 탕진하면서도 은숙의 동생 성숙과 그 짓에 열을 올린다.

은숙은 매달리는 만석을 용서하고 둘은 식은 올리지는 않았지만 혼인신고를 하고 같이 산다. 그러나 제 버릇 개주기 어렵다.

만석의 귀가는 늦고 어느 날 부산 출장을 핑계 댄다. 그리고 성숙을 찾아가 은숙에게 꾼 10만원으로 성숙과 놀아난다. 언니의 돈을 받으면서 몸을 파는 성숙은 그러나 아무런 죄의식이나 부끄러움이 없다.

둘 사이를 안 은숙이 노발대발 해 보지만 만석은 겉으로는 잘못을 인정하고 안 그러겠다는 식으로 둘러 대지만 속마음은 은숙에게 전혀 관심이 없다. 그렇다고 성숙을 사랑하는 것도 아니다.

비록 배 다른 자매지만 둘 사이에서 배회하는 만석의 파렴치함은 그가 잘 생긴 배우이면서 연기가 능숙해도 보는 내내 저것은 아니지 않느냐 하는 '관객 의문'을 가져오게 만든다. 영화는 이미 파국으로 치닫았으나 극한의 상황은 오지 않았다.

만석은 성숙과 같이 있던 남자와 칼부림을 하다가 남자 대신 성숙을 찌르고 성숙은 쓰러진다. 피투성이의 만석은 은숙의 아파트에서 문을 두드리지만 육체의 문과는 달리 끝내 대문은 열리지 않는다.

이번에는 은숙이 속지 않는다. 돈 잃고 남자의 사랑에 배신을 당한 은숙은 다른 터키탕에서 일하고 있다. 한 때 기둥서방이었던 남자( 이예춘)를 마사지 하는 그녀의 손은 경쾌하지만 표정은 밝지 않다. 오늘 그녀는 전 남자에게 특별서비스를 할 것이다.

국가: 한국

감독: 이봉래

출연: 방성자, 남궁원,김혜정

: 모든 것이 좋다. 앞부분에서 목소리가 사라진 것이 흠이지만 전체를 파악하는 데는 무리가 없다. 이중생활을 하면서도 도덕적 책임이 없는 만석의 행태는 그 당시 사회상을 조금 앞질러 갔다.

은숙은 자기 관리가 철저한 여자였으나 대학을 나온 엘리트 만석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미장원을 차려 떳떳한 사회인이 되려던 그녀의 꿈은 여지없이 무너져 내렸다.

성숙은 엔조이가 삶의 전부인 것처럼 행동한다. 남자에 대한 애정이 없고 오직 돈벌이와 즐거움밖에 없다. 그러니 만석이 비록 마음에 없는 말이지만 최선을 다해 사랑을 구걸할 때도 미친 사람처럼 대할 수 있다. 성숙역시 시대를 조금 앞서 나갔다.

노파 역의 전옥 연기도 볼만하다. 삐딱한 시선으로 능청맞게 포주 역할을 제대로 해 냈다. 이런 영화는 지금도 만들기 어렵다. 그래서 보고 나서 이봉래 감독을 찾아봤다. 함북 청진 출신으로 부산에서 전문학교를 나와 일본 유학을 했다.

1959년 <행복의 조건>으로 첫 작품 활동을 한 이래 걸작 <삼등과장> (1961) 등을 거치면서 1970년 <유정무정>까지 40여 편의 영화를 남겼다.

연기가 돋보였던 성숙역의 방성자는 50여 편의 영화에 출연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대학을 나오고 전직 교사 였던 신분도 관심을 모았지만 세간의 눈은 1972년 터진 권총 발사 사건이다.

당시 방씨는 재벌 2세 아들인 현역 공군 사병과 동거하고 있었는데 그 집에 도둑이 들었고 도둑은 누군가가 발사한 총에 맞아 죽었다.

그녀는 자신이 쏘았다고 했으나 진실은 아니었다. 이 사건 후 방씨는 부산에서 술집을 하다가 불치병으로 일찍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확하지는 않다.

< 저작권자 © 의약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의약뉴스 이병구 기자  |  bgusp@newsmp.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 까지 쓸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너무 심한 욕설이나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운영원칙이죠.

회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기자윤리강령이메일무단수집거부
RSS HOME BACK TOP
발행소 : 서울 구로구 경인로 661 104동 1106호  |  전화 : 02-2682-9468   |  팩스 : 02-2682-9472  |  등록번호 : 서울아 00145
발행인 : 이 병 구  |  편집인 : 송 재 훈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창원  |  등록일자 : 2005년 12월 06일  |  발행일 : 2002년 6월 23일
의약뉴스의 콘텐츠를 쓰는 것은 저작권법에 저촉 됩니다. Copyright ©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mp@newsmp.com